리처드 브랜슨 버진 그룹 회장이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우주 여행의 단초가 될 시험 비행에 성공하면서 25만달러(2억 7055만원)짜리 상업용 우주 여행의 단초를 마련했다. 브랜슨 회장은 이로써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블루 오리진 CEO와 함께 글로벌 억만장자의 우주 개발 경쟁에 가세하게 됐다.
29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리처드 브랜슨 회장의 우주 여행 전문 회사 버진 갤럭틱은 이날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에어 스페이스 센터에서 우주 비행선(유니티)의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이날 공개한 버진 갤럭틱의 우주 비행선은 2단계 추진 방식으로 제작됐다. 기존 추진체 로켓처럼 지상에서 발사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모체 비행선이 하늘을 비행하면(1단계) 우주 비행선 유니티가 이 모체 비행선에서 떨어져 나와 우주로 솟구치듯 올라가는 방식(2단계)이다. 이날 시험 비행은 유니티가 모체 비행선에서 나와서 31초 만에 엔진을 발사, 마하 1.9의 속도로 지상 22마일 까지 비행을 마치고 성공리에 지상에 착륙했다.
현장에 있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오늘 큰 걸음을 내딛었다"며 감격해 했다. 이날 브랜슨 회장은 2~3차례 시험 비행을 추가로 시행한 후 본격적 상업 비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버진 갤럭틱의 우주 비행 가격은 1회에 25만달러다. 이미 700명의 사람들이 비행을 신청했으며 브랜슨 회장은 본인이 처음으로 비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슨 회장은 올해 비행을 준비하기 위해 아침저녁으로 테니스를 치고 자전거를 타고 있으며 원심 분리기 훈련을 해서 자신의 몸이 중력에 버틸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버진 갤럭틱은 상업용 우주 여행을 목적으로 10년전에 설립됐다. '세계 최초' 민간 우주 여행을 두고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과 경쟁하다가 지난 2014년 10월 비행중 추락 사고로 비행사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큰 부상을 입은 사고 후에 '안전'에 중점을 두고 개발 속도를 조절해왔다.
이날 시험 비행 성공 후에 브랜슨 회장은 블루 오리진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더 많은 우주선이 개발되면 가격은 저렴해지고 시장은 커지며 흥미 진진한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제프 베이조스 회장과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자원도 늘어나게 된다"고 긍정적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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