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금융 규제 완화 정책에 월가 대형 은행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효과'로 주식과 채권 거래가 크게 증가하면서 매매차익과 수수료 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이 예상치를 웃도는 수익을 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4분기 골드만삭스의 순이익은 2015년 4분기보다 25% 늘어난 36억달러(약 4조2400억원)를 기록했다. 기관고객 서비스 부문에서 채권과 외환, 원자재 부문의 매출이 같은 기간 75% 증가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씨티그룹은 채권 수익이 같은 기간 36% 증가하면서 해당 기간동안 35억7000만달러(약 4조2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미 실적 발표를 마친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다른 대형 은행도 같은 기간 기록적인 실적을 자랑했다. JP모건은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96% 늘어난 67억3000만달러(약 7조91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BoA의 해당 기간 순이익도 47억달러(약 5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32억8000만달러)보다 크게 개선됐다.
월가 대형 은행들의 실적이 잇따라 개선된 것은 트럼프의 규제 완화 기조 덕분이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월가 대형 은행들의 실적 호조가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대형은행의 최고경영자들은 기준금리 인상, 세금 감면, 금융규제 철폐의 현실화에 희망적인 뜻을 내비쳤다.
존 걸스패치 씨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국 다국적 기업 입장에서는 세금 개혁이 현금을 미국으로 가지고올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더 나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비 슈워츠 골드만삭스 CFO는 "8년 동안 계속된 금리 인하의 늪에서 드디어 벗어났다"며 "월가 대형은행 중 누구도 금리가 떨어지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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