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면담이 트럼프 측의 거부로 사실상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반 총장과 면담 약속을 철회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서 "트럼프가 미국의 핵심 동맹이자 한국의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반 총장을 무시했다"고 밝혔다.
반 총장과 트럼프 당선인은 미 대선 사흘 후인 지난달 11일 20분간 통화했다.
또 반 총장은 지난 20일 한국 특파원들과의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는 정중하게 잘됐다"며 "'한번 만나서 유엔의 문제를 협의하자'고 했더니 (트럼프도) '대단히 좋은 생각'이라고 했다"면서 면담 계획을 말했다.
그러나 유엔 고위 관계자는 FP에 "반 총장과 트럼프 당선인이 통화한 대로 면담을 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트럼프 측은 '취임 전에는 어떤 외국 외교관도 개인적으로 만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유엔에 가진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란 평가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유엔은 모여서 웃고 떠드는 자들의 모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반 총장이 주도했던 파리 기후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했다.
일각에서는 "임기를 마치는 반 총장이 자신의 대선 행보를 위해 무리하게 트럼프와 면담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디지털뉴스국 박상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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