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투기 폭격기 등 군용기 6대가 오키나와현 미야코해협에 진입하고, 이에 맞서 일본이 항공자위대를 긴급 출동시키는 등 중일간 ‘일촉즉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NHK에 따르면 중국의 SU(수호기)-30 전투기와 H(훙)-6K 폭격기, 정보수집기 등의 군용기들이 전날 오키나와 미야코해협 상공을 지났다. 지난달 25일 중국의 전투기 편대가 미야코해협을 통과한 데 이어 보름만에 또다시 편대 비행에 나서면서 일본을 자극한 것이다.
이번에 편대 비행에 나선 군용기 가운데 전투기 2대는 동중국해 방면으로 돌아갔지만, 나머지 4대는 태평양 남서 방향으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군용기가 미야코해협을 통과한 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전투기들이 최근처럼 편대 비행에 나선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이 영토분쟁중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방어를 위한 미사일 개발 등 강도높은 방어조치에 나서면서 중국을 자극하자 이에 대한 견제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내년 방위비로 사상 최대인 5조1000억엔 이상을 배정해 신형 잠수함 건조, 지대함 미사일 개발 등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일본 방위성이 개발을 추진중인 신형 무기 가운데 가운데 지대함 미사일 등은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 등 센카쿠 열도를 사정권에 둔 인근 섬들에 배치하려는 것으로 중국 견제 목적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비행에서 중국의 군용기 편대는 일본 영공을 침해하지는 않았으나, 일본은 항공자위대 소속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키는 등 민감하게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측은 이번 편대 비행에 대해 “국제법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된 것”이라며 “정례훈련인 데도 일본 자위대의 전투기 2대가 접근해 방해탄을 발사하는 위험한 행동을 했다”고 비난했다. 중국측은 아울러 일본 자위대의 이번 대응이 비행의 자유를 파괴하는 행동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일본 방위성은 “중국기에 대한 방해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정면으로 부인하면서 설전이 오가고 있다.
이처럼 남중국해와 센카쿠열도를 둘러싸고 중일간 무력시위를 통한 긴장이 높아지면서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 들어 중국 어선 뿐 아니라 중국 당국의 선박들이 대거 일본이 점유중인 센카쿠 열도 접속수역(영토에서 22~44km)에 진입하는 이례적인 일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고, 이에 맞서 일본은 대형순시선을 추가 배치하는 등 가뜩이나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행여 돌발적인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 정부는 혹시나 모를 충돌을 사전에 막기 위해 ‘해상연락 매커니즘’ 운용 등을 위한 협의를 오랜 동안 진행해왔지만 평행선을 달리고 있을 뿐 여전히 실효성있는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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