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고위직에 여성 2명을 잇따라 발탁하며 통합행보를 가속화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3일(현지시간) 교육 활동가 벳시 디보스를 교육장관에,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주 유엔 미국 대사로 각각 내정했다. 이는 트럼프 인선이 ‘백인 남성’ 위주라는 세간의 비판이 나온 직후에 이뤄진 것으로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단행됐다.
두 인사 모두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트럼프를 반대했던 인사다.
디보스 교육장관 내정자는 기업인 출신으로 학교 선택권 확대를 위해 활동한 억만장자다. ‘미국 어린이 연맹’ 회장으로 교육 민영화에 앞장섰으며 자율형 공립학교 확대를 추구했다.
헤일리 주 유엔 대사 내정자는 40대 인도계 이민자 출신으로 백인 우월주의를 상징하는 남부연합군기를 공공장소에 게양하는 것을 금지한 인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당선인이 다양성과 통합을 추구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추수감사절 연휴 이전에 장관급 여성 인선을 서둘렀다고 평가했다. 앞서 발표된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 등 백악관 참모와 안보 각료 5명이 모두 백인 남성이라는 사실을 의식한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디보스 교육장관 내정자의 편향된 교육 철학, 헤일리 내정자의 외교적 무경험으로 인해 앞으로 예상치 못했던 문제점들이 불거질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통합을 촉구하는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그는 “이번 추수감사절에는 우리가 분열을 치유하고 공동의 목표, 공동의 결의를 가지고 더 튼튼해진 하나의 나라로서 전진해 나가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이제 막 길고 치열한 대선을 끝냈다. 감정은 그대로이고 긴장은 하룻밤 사이에 치유되지 않는다”며 “이제 신뢰의 유대를 회복할 때다. 우리가 단합하면 미국이 못 이룰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본인 소유의 호화 리조트 마르 아 라고에서 가족들과 함께 추수감사절을 보내고 있으며 내주 뉴욕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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