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상승세가 뚜렷해지면서 잠잠하던 ‘트럼프의 사람들’과 관련한 하마평이 돌기 시작했다. 5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3일(현지시간) 미국 정치권에서는 트럼프의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로 코리 루언다우스키가 거론된다.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으로 활동하다 러시아와의 연계설 등이 제기되면서 지난 6월 경질된 인물이다. 경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루언다우스키는 트럼프의 ‘문고리 권력’으로 불렸다.
‘트럼프의 남자’로 불리는 그는 지금도 CNN의 정치해설가로 활동하면서도 여전히 트럼프 선거운동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달 뉴햄프셔와 메인, 뉴저지 등에서 트럼프 유세 때 그의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백악관 대변인에는 켈리엔 콘웨이 현 선대본부장이 유력하다. 여론조사 전문가로 트럼프와는 10년 이상 인연을 이어왔다.
마이클 플린 국가정보국(DIA) 국장은 국가안보보좌관 1순위로 거론된다. 그는 “힐러리 이메일 스캔들은 경선 사퇴감”이라고 주장한 인물이다. 트럼프 캠프 좌장인 제프 세션스 앨라배마 상원의원과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도 외곽 자문그룹에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가 애지중지하는 장녀 이방카는 특별보좌관으로서 막후에서 전방위 참모역할을 할 것으로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망했다. 행정부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여성비하, 음담패설, 성추문 등의 논란을 빚은 트럼프의 여성 관련 정책을 총괄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트럼프와 힐러리 진영은 막판까지 ‘피말리는’ 유세 총력전을 진행 중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는 3일 플로리다 잭슨빌에서 2시간 시차를 두고 불과 40분 거리에서 유세를 벌였다. 선거인단 29명이 걸려 있는 대형 경합주 플로리다를 잡는 것이 양 진영 모두 승리를 위해 절박한 탓이다.
전날 마이애미와 올랜도 펜서콜라에서 유세를 한 트럼프는 이날 잭슨빌에서 “수백년 미국 정치권을 장악해 온 부패한 기성 정치권을 바꿀 역사적인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승리 가능성을 감지한 탓인지 4000명이 넘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유세장 이퀘스트리언 센터에 모여 트럼프를 연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를 쫓아 플로리다 마이애미와 잭슨빌을 돌며 “트럼프가 훌륭한 비즈니스맨인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대통령 자격을 갖추지는 못했다”고 역설했다. 국정지지도 55%의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를 증명하듯 오바마 대통령 연설이 진행된 북플로리다 대학은 인파가 넘쳐나 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힐러리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그린빌과 랠리에서 유세했다. 랠리 유세에서는 힐러리의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합류해 젊은 층 지지를 호소했다. 샌더스는 또 오하이오로 이동해 영스타운과 신시내티에서 힐러리 지원유세를 했다. 팀 케인 부통령 후보는 애리조나 피닉스와 투산에서, 힐러리의 딸 첼시 클린턴은 위스콘신 밀워키에서 유세를 했다.
트럼프도 잭슨빌을 마지막으로 플로리다 유세를 마친 후 곧바로 펜실베니아 버윈과 노스캐롤라이나 콩코드, 셀마 등을 돌며 지지를 유세에 총력을 기울였다.
현재 전국 여론조사는 힐러리가 트럼프에 2~8%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락의 열쇠를 쥔 주요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는 펜실베니아 노스캐롤라이나에 이어 뉴햄프셔까지 일부 조사에서 트럼프가 앞서는 것으로 나오면서 승부는 ‘오리무중’에 빠졌다.
또 힐러리 이메일 재수사 방침을 밝힌 연방수사국(FBI)의 자체 트위터 계정에서 트럼프의 부친을 ‘박애주의자’라고 극찬한 문건이 발견되면서 노골적인 정치개입 논란에 휘말렸다. FBI는 선거를 불과 열흘 앞두고 힐러리 이메일 재수사 방침을 발표한 데 이어 클린턴재단 수사를 둘러싼 내분 양상을 보였으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면 스캔들 수사기록 공개 등 선거 개입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잭슨빌(플로리다)·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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