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 전역이 또 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특히 하루새 뉴저지와 뉴욕에서 연달아 폭발 사건이 터지면서 미 경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현지 경찰은 두 사건 간 연관성이 없으며 이슬람 무장세력의 테러라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주변 치안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17일(현지시간) 저녁 8시30분경 미 뉴욕 맨해튼 첼시지역의 한 장애인 지원사무소 인근(23가와 6번애비뉴 사이) 쓰레기통에서 사제폭탄(IED) 폭발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화산이 폭발하는 것 같았다”고 표현할 정도로 굉음과 연기를 동반한 강력한 폭발이었다. 현지 경찰은 29명이 부상당했으며 한명은 관통상을 당했으나 생명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폭발은) 고의적 행위”라면서도 “현 시점까지 테러와 연관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수사 당국 관계자는 AP통신에 “건물 앞에 있던 건설용 공구상자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 같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사건 직후 대테러 전담반을 가동했으며 인근 도로와 지하철까지 폐쇄해 수색작업을 벌였다. 뉴욕 경찰과 소방당국 외에도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부, 주류ㆍ담배ㆍ화기단속국(ATF) 관계자들이 현장으로 출동해 추가 폭발물 수색을 진행했다. 뉴욕타임스는 “경찰이 27번가 근처에서 압력밥솥으로 만든 추가 폭발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9시30분경에는 뉴저지주의 씨사이드파크에서 ‘해병대 자선 마라톤’이 개최되기 직전 마라톤 코스 인근 쓰레기통에 설치된 파이프 폭탄이 폭발했다. 당초 폭발시점 이전에 마라톤이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참가자 등록시간이 늦어지며 개막이 미뤄줘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마라톤 행사는 취소됐으며 경찰은 추가피해 방지를 위해 인근 거주자를 대피시키고 사고장소 주변에 대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뉴욕 한복판에서 벌어진 폭발 사고로 눈앞에 다가온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테러 대응 문제가 민감한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미네소타 지역에서 괴한이 흉기를 훌둘러 최소 8명이 부상, 병원으로 이송되는 테러도 발생했다. 경찰 당국자에 따르면 경찰의 총격으로 사살된 용의자는 “사망 전 ‘알라’를 언급했다”고 밝혀 이슬람 극단주의 추종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서울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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