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 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 등 보호무역 공약에 이어 세계무역기구(WTO) 철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24일(현지시간) NBC방송에 출연해 “WTO는 재앙이다. 협상해서 안되면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해외로 일자리를 가져가는 미국 기업이 생산한 제품에 15~35% 세금을 매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프로그램 진행자가 “그렇게 과도하게 세금을 물리면 WTO를 통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하자 이같이 답한 것이다.
트럼프가 지금까지 각종 FTA 재검토를 주장해왔지만 WTO 탈퇴까지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TO는 국가간 무역규범을 다루는 유일한 국제기구로 미국을 비롯해 163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해있다.
트럼프는 지난 21일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도 한·미 FTA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비롯한 모든 무역협정을 재협상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 등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겠다고 역설했다.
반면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서 미국의 가치를 배반하고 있고 군 통수권자를 맡을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며 외교정책에 있어서도 준비가 부족하다고 맹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CBS 방송에 나와 “무슬림 이민자에 대한 특별검증을 주장하는 것은 미국을 독보적으로 만드는 핵심가치들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또 ‘러시아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발트해 국가들을 공격한다 해도 방어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발언은 외교정책에 대한 무지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필라델피아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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