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투자 촉진이 중국경제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기업들이 적극 투자하는 지역은 고성장을 유지한 반면 기업들이 돈을 쌓아두기만 하고 투자를 미루는 지역은 성장둔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2일 봉황망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 32개 성(省)·시(市) 가운데 경제성장률 1위는 10.7% 고성장을 기록한 충칭으로 나타났다. 꼴찌는 마이너스 성장을 한 랴오닝성이다. 두 지역 경기를 가른 것은 민간투자다. 충칭은 기업들의 투자가 상반기 9.5% 증가했지만 랴오닝성은 50%넘게 감소했다. 정부가 아무리 예산을 쏟아붓고 개인 소비가 확대되도 기업 투자가 쪼그라들면 경제도 활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는 방증이다. 때문에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방정부 당국자들과 가진 회의에서 “투자 규제를 완화해 민간투자를 촉진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민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10.1%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 2.8%에 그쳤다. 인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6월현재 총통화(M2)는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시중에 통화량이 늘었는데도 기업들이 여유자금을 은행에 예치하고 투자를 꺼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본 상황도 마찬가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일본 상장기업의 현금성 자산 보유량이 109조엔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번 돈을 투자 등에 사용하지 않고 움켜쥐고 있으면서 자기자본비율도 39.6%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아베 정권이 들어선후 아베노믹스 엔저 정책으로 상장기업들이 큰 돈을 벌어들였지만 투자·임금·배당을 늘리는 대신 기업 내부 유보로 남겨두고 있다는 진단이다.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 올해 2월에는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했지만 오히려 예금만 늘리고 있다. BOJ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법인예금이 225조엔으로 전년 동기대비 11% 급증했다. IMF 아시아 외환위기때인 지난 99년을 제외하곤 연간 기준으로 최대 증가폭이다. 기업들이 지금까지 내부유보금으로 국채에 투자했지만 마이너스 금리가 확산되자 만기가 찬 국채를 예금으로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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