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전문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 이 한국 정부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영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모범적인 현명한 대응”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WSJ는 26일(현지시간) ‘한국의 브렉시트 모범’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한국은 브렉시트 결정 이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한·영 FTA를 검토하겠다고 하면서 현명하게 대처했다”며 “이는 아시아 내에서 한국의 교역 리더십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특히 WSJ은 “버락 오바마 정부가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을 벌주기 보다는 한국처럼 신속히 무역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브렉시트 영향과 관련해 자유무역협정(FTA)뿐만 아니라 EU와 체결한 것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브렉시트가 한-EU, 한-영간 통상에 미치는 영향’ 라는 제목의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하면서 “향후 EU와 영국 간의 통상관계가 재정립되는 방향을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기업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양자 간 FTA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경기침체와 국내 기업가정신 결핍 등으로 경제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미국, EU, 중국 등과 체결한 FTA가 아니었으면 성장률은 더 낮았을 것으로 WSJ는 분석했다. FTA가 국내 수출업체에 시장을 넓혀주고 투자 장벽을 낮춰줬으며 한국 IT 기업 등이 일본, 대만 등 주변국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도록 했다는 평가한 것이다.
WSJ는 동아시아 국가 중에 유일하게 한국이 EU와 체결한 FTA로 5년 만에 한국과 EU 회원국간의 교역 규모가 14% 늘어나 지난해 1050억 달러(123조원)에 달했다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통계를 소개했다.
아울러 WSJ는 “한국은 영국에 있어 아시아 국가 가운데 세 번째, 전 세계에서는 13번째 수출시장이며, 2009년 이후 수출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한국이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의 FTA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영국이 유럽 밖 주요 교역 상대국과 하루 빨리 재협상을 할수록 다른 유럽 정상들도 그렇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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