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아동 성애자를 추적·검거하려고 아예 아동 포르노 사이트를 직접 운영해 ‘함정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일간 USA투데이는 FBI가 일명 ‘플레이펜(Playpen)’이라는 아동 포르노 사이트를 지난해 2월 20일부터 3월 4일까지 직접 운영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이트는 회원만 21만5000여명에 달했고, 음란 사진과 동영상 2만3000여건이 올려져 있었다. FBI가 운영하던 기간 중 접속한 사람수는 회원 중 10만여명으로 밝혀졌다.
악성 소프트웨어를 심어 방문자의 IP를 추적한 FBI는 이중 1300여명의 소재를 파악해 이중 137명을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플레이펜’을 추적하던 FBI는 2014년 8월 이 사이트가 일반 웹브라우저로는 접속할 수 없는 영역인 ‘다크 웹’으로 옮겨진 사실을 알아냈다. 이후 끈질긴 추적 끝에 캘리포니주 북부에 위치한 플레이펜 서버를 입수, 아동성애자 수사용으로 용도전환한 것이다. 아무 것도 모르던 이용자들은 평소처럼 플레이펜에 접속해 아동 포르노를 내려받다 덜미를 잡혔다.
USA투데이는 2012년 이래 FBI가 최소 세 차례 아동 포르노 사이트 운영에 관여했다며, 이전까지 아동 포르노 영상이나 사진을 직접 유포하지 않고 아동성애자를 체포해 오던 FBI가 전략을 공격적으로 바꾼 모양새라고 전했다.
FBI는 이같은 강력 수단을 동원하지 않고선 아동성애자들을 단죄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지만, ‘함정 수사’ 논란은 식지 않고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엘리자베스 조 데이비스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정부기관 수사와 범죄의 차이가 모호해졌다”며 “이런 함정 수사가 최고의 방법이라고 주장한 사람이 누구인지, 누가 이것으로 득을 보는지 알 필요가 있다”며 부정적 반응을 내놨다. 콜린 피먼 변호사도 “이번 FBI의 수사 방식은 단순 마약 복용자를 잡고자 모든 이웃을 헤로인의 홍수에 몰아넣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며 수사 무효를 주장했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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