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예상치 못한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에 국제사회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외신들은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주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도 실제 성공 여부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현명하지 못한 행동을 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미국 CNN은 6일 북한 조선중앙TV의 첫 수소폭탄 실험 성공 소식을 긴급 타전하면서 “(이번 돌발 행동은)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계속되는 북한의 도전”이라며 “경제제재 등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압박이 그동안 있었지만 평양의 야망을 꺾지는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CNN은 “핵보유 능력을 팽창 시키는 것은 김정은의 가장 큰 통치 방침 중 하나”라며 “그들은 세계를 향해서 자신들을 심각하게 바라봐줄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가디언지는 “김정은이 아무런 예고 없이 한국, 중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이 지진을 감지한후 당황한 상황에서 수소폭탄 시험 성공 발표를 하는 쇼를 했다”며 “한마디로 깜짝쇼”라고 보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수소폭탄 실험은 비핵화와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동북아 안정을 해치는 어떤 행위도 바람직하지도 현명하지도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즈는 “핵실험이 사실이라면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가장 위험스러운 국가 중 하나인 북한의 국제사회를 겨냥한 핵 도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북한 수소폭탄 실험은 미국 외교정책에 대한 도전이자 중국의 북한 통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소폭탄 실험이 김정은의 생일(1월 8일) 선물이라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김정은 생일 이틀을 남겨놓고 핵실험이 이뤄졌다”며 “지난달부터 북한이 이미 수소폭탄 개발을 마쳤다는 이야기가 나돌았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김정은 제1서기 독재체제를 유지하려는 의도”라며 “핵개발 자제를 요구하는 중국의 반발이 불가피하지만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악화를 각오하고 핵무장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대다수 외신들은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주장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의문을 제기했다.
랜드 코프의 수석 국방분석가 브루스 베넷은 CNN에 출연해 “북한은 가장 기본적인 원자탄에 적용되는 ‘핵분열’ 기술을 익히는데도 수년이 걸렸다”며 “원자력 기술의 가장 고차원적 완성체인 수소폭탄까지 기술을 발전시켰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베넷은 이어 “아마도 북한이 서울 정도 규모 도시에 터질 경우 약 25만명 까지 사상 가능한 50킬로톤급 핵무기까지는 완성한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이 수소폭탄급이나 메가톤급 핵폭탄 개발성공을 주장한다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도 “북한 핵실험이 사실이라면 과거 핵실험과 다른 것으로 훨씬 더 위협적”이라면서 “북한이 핵을 보유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것이지만, 수소폭탄 실험이 성공했다면 이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도 “북한이 수소폭탄을 개발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지 않지만 이번에 핵융합기술을 일부 사용해 폭발력을 비약적으로 높인 부스트형 핵분열 폭탄을 사용했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후 안전자산인 엔화가치가 급등하기 등 시장이 일시적으로 출렁거리기는 했지만 큰 혼란은 없었다.
6일 도쿄 외환시장에서엔화값은 상승세를 지속, 달러대비 118엔선까지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가 엔화 가치 급등으로 전일대비 0.99% 빠진 1만8191.32로 마감했지만 중국 증시는 당국의 시장개입으로 오히려 상승한채 장을 마감했다. 수소폭탄 시험 성공에 대해 의구심이 적지 않은데다 그동안 북한 핵폭발 시험이후 장이 일시적으로 빠진뒤 곧바로 회복된 사례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같은 학습효과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서울 = 이지용 기자 / 문수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