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가 폭탄 테러의 희생양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CNN은 “미국 정보·군당국 고위 관리가 러시아 여객기 폭탄 테러 가능성을 99.9%라고 말했다“고 8일 전했다. CNN은 이같은 주장이 지난 5일 “폭탄이 여객기에 실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발언보다 훨씬 수위가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관리들이 이처럼 확신을 가지고 발언한 것은 이집트 시나이 반도내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와 연계세력이 시리아내 IS 요원과 교신한 내용을 분석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이집트 정부 조사위원회의 한 요원도 “사고기 블랙박스에 담긴 조종실내 소음이 폭탄이 터질 때 나는 소리라는 것을 90% 확신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동안 이집트 조사팀은 여객기 추락원인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것은 시기상조란 입장을 강조해왔다.
영국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들은 IS가 러시아 여객기 추락을 자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IS 알레포 지부 선전부는 지난 6일 저녁 웹 자료 수집·저장 사이트인 인터넷 아카이브(Archive.org)에 올린 7분짜리 동영상을 통해 러시아 여객기를 이집트 시나이반도에 추락시킨 ‘철의 전사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폭탄테러를 부정해 온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화력 재배치 등을 통해 작전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국제 군사· 정보 전문 컨설팅 업체 IHS 제인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북쪽에 있는 하마와 홈스 지역에 122mm로 추정되는 야포 등을 재배치했다. 중무장 공격용 헬기의 재배치도 눈에 띤다. 여객기 테러 배후로 자처하는 IS에 대한 보복공격을 확대하기 위한 수순 아니냐는 군사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장원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