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과 에어버스가 양분하고 있는 전세계 대형 여객기 시장에 중국이 출사표를 던지고 ‘항공굴기’를 향한 행보를 시작했다.
2일 여객기 개발업체인 중국상용항공기(COMAC)는 상하이에서 중국 최초 생산한 중대형 여객기 C919 출하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출하식 이름은 ‘꿈이 하늘을 날다(夢想起航)’다. 중국이 여객기 시장에서도 비상(飛上)하겠다는 염원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C919는 중국이 2008년부터 독자적으로 연구 개발해온 첫 중대형 여객기로, 168개와 158개 좌석이 기본형이다. 항속거리는 4075㎞다. C919는 내년 상반기 첫 비행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제일재경 등 중국 언론은 전했다.
C919 출하에 맞춰 구매 계약도 이어지고 있다. 2일 민항자원망에 따르면 1일까지 C919 예약 판매 대수는 총 517대에 이른다. 구매의사를 밝히거나 구매 계약을 맺은 업체는 ▲중국 항공사 7곳 ▲국내외 항공기 리스업체 12곳 ▲해외 항공사 2곳 등 크게 세 부류다. 먼저 중국 항공사(차이나에어, 동방항공, 남방항공, 사천항공 등 7곳)에서 총 135대 구매 계약을 맺었고, 리스업체 12곳에서 365대를 사기로 합의했다. 해외항공사로는 독일 푸런에어와 태국 시티에어웨이가 각각 7대, 10대를 구매하기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민항자원망은 “C919는 각 항공사에서 시험비행을 거쳐 내년 하반기께 본격 운행될 것”이라며 “보잉, 에어버스 등이 과점하고 있는 여객기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0대 이상은 판매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0대가 팔릴 경우 관련 매출액은 1조위안(18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영문 기체명을 ‘C’로 정한 것은 세계 3대 항공기 제작국에 올라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중국(China)과 제조사(COMAC)의 영문 앞글자를 따 에어버스(Airbus), 보잉(Boeing)에 이은 ABC 항공기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은 C919에 이어 300명 이상의 승객을 운송할 수 있는 대형 여객기 C929를 개발 중이다. 중국 항공업계는 향후 20년 간 세계적으로 3만7900대의 여객기가 필요하며 중국에서만 5363대의 여객기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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