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공무를 수행해 논란을 빚은 ‘이메일 게이트’와 관련해 사과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8일(현지시간) ABC방송 인터뷰에서 “그 일은 실수였다. 미안하고 내 책임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클린턴 전 장관이 이메일 논란에 대해 처음 사과한 것이며 ‘잘못이 없다’던 그간의 강경한 입장에서 태도를 바꾼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불과 하루 전인 7일 아이오와주 유세에서는 “성가신 일이기는 하지만 내 선거운동 계획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4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클린턴 전 장관은 “개인 이메일로 다루지 말아야 할 기밀의 기준을 놓고 기관마다 논쟁이 있다”며 이메일 논란과 애써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서둘러 전략을 변경한 것은 이메일 논란으로 인해 상승세를 타던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율이 꺾였고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역전을 허용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이메일 논란으로 인해 ‘진실성이 없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등의 부정적 이미지가 더해졌다. 이에 따라 클린턴 전 장관 선거캠프의 상당수 보좌진은 분명히 사과하고 넘어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턴 전 장관은 국무장관 재직 시절 뉴욕의 사저에 설치한 별도 이메일 서버로 국정과 관련된 주요문서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FBI가 수사를 진행중이며 클린턴 전 장관측은 사설 서버에 저장돼 있던 5만5000페이지 분량의 이메일을 국무부에 제출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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