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의 대표적 상징물인 밀라노대성당에 한국인들이 원격조정하던 카메라 장착 무인 비행기(드론)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이탈리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22일 오전 한국인 남성 관광객 3명이 원격 조종하던 드론이 밀라노대성당 꼭대기 첨탑 주변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사고는 성당 관리업체 측이 드론을 발견하고 이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비롯됐다. 갑자기 경찰이 접근하자 한국인들은 순간적으로 드론 제어에 실패했고 마침 드론은 성당의 가장 높은 첨탑에 장식된 황금마돈나상을 지탱하는 케이블에 부딪혔다. 케이블에 부딪힌 드론이 낙하하면서 테라스에 있던 조명 등이 일부 파손됐으나 전체적인 피해는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인 관광객들은 밀라노 엑스포에 참여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고, 성당을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가 탑재된 드론을 띄웠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들이 성당을 촬영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탈리아 경찰은 두오모 성당의 역사적 가치 등을 고려해 드론을 조종한 이들을 재산손괴 등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전했다.
장재복 밀라노 총영사는 “밀라노 두오모 성당 주변은 비행금지 구역이고 드론을 띄우려면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조사를 받고 경찰서에 남아 있던 3명 중 2명이 이날 밤 늦게나마 풀려날 수 있도록 현지 당국과 적극적으로 대화했다”고 말했다.
밀라노대성당은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큰 성당으로 완공하는 데에만 600여 년이 소요됐다. 17세기 양식의 복도와 18세기에 유행하던 첨탑 장식이 혼재해있어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규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