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 의원들이 최근 홍콩 시위 사태와 관련해 홍콩에서 직접 실태 조사를 벌이려고 한 것에 대해 중국 정부가 발끈하고 나섰다.
27일 환구시보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류샤오밍 주 영국 중국대사는 "'센트럴을 점령하라'의 행위는 사회 질서를 엄중하게 교란하고, 홍콩의 법치 기초를 침식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 여건을 파괴하고, 홍콩의 국제적 위상에 손해를 끼쳤다"며 "어떤 형식으로든 홍콩의 내부 사무와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영국 의회에 경고했다.
앞서 홍콩 하원 외교위원회는 1997년 중국으로의 홍콩 반환을 결정한 '1984년 중.영 공동선언'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기위해 홍콩 정부 측에 만남을 요청했었다.
한편 홍콩 시위가 한 달째로 접어든 가운데 시위대 지도부가 실시하려던 '시위 찬반투표'가 무산된 반면 친중단체 '센트럴 점령 반대'가 실시하고 있는 '시위 중단 요구' 서명 운동에는 전날까지 이틀간 65만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시위를 '색깔 혁명'(정권교체 혁명)이라고 비난해 온 중국 관영 매체들도 시위 문제점 보도를 늘리는 등 시위 중단 압박이 커지고 있다.
홍콩 부호들도 연이어 시위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헨리 청 뉴월드개발 회장은 "센트럴 시위 주동자들은 홍콩인의 이익을 희생시켜 민주를 쟁취하려 하지만 그 본질은 전혀 민주가 아니다"며 "일부 시위학생들의 마음과 열정이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리쇼키 헨더슨부동산그룹 회장도 "시위는 스스로 만리장성을 망치는 행위로 홍콩의 경제, 금융, 사회 번영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 최대 부자인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도 얼마전 "현재의 열정이 미래의 후회가 되지 않도록 모두 가족에게 돌아가라"고 호소했다.
[베이징 = 정혁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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