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장중 한때 달러당 110엔대를 기록한 엔화가치가 당분간 현재 수준에 정착할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일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8월 하순부터 한달 반 사이에 달러당 엔화 가치가 약 8엔 하락(환율상승)한 것은 금융완화의 출구를 모색 중인 미국과 추가 완화까지 시야에 넣고 있는 일본의 금융정책 차이, 사상 최대 수준의 적자를 기록 중인 일본의 무역수지 등이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경향을 부추기는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난달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환율을 둘러싼 논의가 별달리 이뤄지지 않은 점,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엔화 약세·달러 강세를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한 점 등 국제사회와 일본 당국의 반응도 엔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닛케이의 취재에 응한 노무라 증권의 이케다 유노스케 씨는 내년 말까지 달러당 120엔대까지 엔저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고, 미쓰비시 UFJ 모건 스탠리 증권의 우에노 다이사쿠 씨는 내년 엔화 가치가 달러당 115엔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닛케이가 히타치 등 주요 64개 기업 재무담당 임원을 상대로 긴급 조사한 결과 향후 엔화 환율 전망은 현재 수준을 예상하는 이들이 가장 많았고, 엔화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약 40%였다.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의 핵심인 대규모 금융완화가 작년 4월 단행된 이후 엔저=주가상승이 공식처럼 자리잡는 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엔저의 부작용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일본종합연구소 야마다 히사시 조사부장은 달러당 105엔 정도에서 엔화가치가 더 떨어지면 엔저에 따른 비용증가가 '플러스 효과'를 웃돌게 돼 무역수지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가 상승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달러당 110엔대보다 더 엔화약세가 진행되면 경기에 주는 긍정적 효과는 희미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닛케이는 이런 상황에서 엔화 약세가 실적 하락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기업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연료 수입 비용이 급증한 데 타격을 입은 항공업계는 물론 일부 수출기업 중에서도 원자재 수입 비용이 비싸짐에 따라 엔저에 따른 실익이 없어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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