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등에서 독립을 선포한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23일(현지시간)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교전 중단 선언에 동의했다.
이타르타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도네츠크주 분리주의자들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총리 알렉산드르 보로다이는이날 "정부군의 휴전에 대한 화답으로 우리도 27일까지 교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보로다이는 "동부 지역에서 휴전과 함께 군대 이동도 중단될 것"이라며 "'정적 체제'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간스크주의 분리주의자들도 휴전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분리주의 지도자들의 이같은 발표는 우크라이나 정부, 동부 분리주의 세력, 러시아, OSCE 대표들이 이날 저녁 동부 도시 도네츠크에서 개최한 교전 중단 협상에서 나왔다. 우크라이나 정부를 대표해 협상에 참여했던 레오니트 쿠치마 전(前) 대통령도 분리주의자들의 휴전 선언을 확인했다.
러시아 대표로 참여한 우크라이나 주재 러시아 대사 미하일 주라보프는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분리주의자) 대표들이 조만간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며 "그들이 휴전 상황 유지와 협상을 지속하도록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앞서 20일 동부 지역을 방문해 분리주의 세력 진압 작전을 7일간 중단하는 임시 휴전을 선언했다.
또 그는 도네츠크 협상에 앞두고 헤르만 반 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한 전화통화에서 러시아가 실제로 평화안을 지지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27일 이전에 전문가 수준의 우크라이나-EU-러시아3자 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휴전 선언과 함께 중앙권력 분권화, 이원집정부제 개헌, 동부 지역 주민들의 러시아어 사용권 보장, 조기 총선 시행 등의 제안을 담은 평화안을 내놨다.
EU는 이날 오전 룩셈부르크에서 외무장관 회의를 연 뒤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해 그들이 폭력 사태를 중단하고 무기를 내려놓게 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러시아에 추가 제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27일까지 러시아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우리는 광범위한 제재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정부군과 분리주의 무장세력은 지난 4월부터 두달여간 동부지역에서 교전을 벌여 35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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