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은퇴 얘기 안 해"…7월 윔블던·올림픽 등 출전 가능성
은퇴설이 거론되고 있는 라파엘 나달(275위·스페인)이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탈락했습니다.
나달은 오늘(28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4위·독일)에게 0-3(3-6 6-7<5-7> 3-6)으로 졌습니다.
이 대회에서 통산 14번이나 우승하며 강세를 보였던 나달은 어쩌면 자신의 마지막 프랑스오픈이 될 수도 있는 올해 대회를 1회전 탈락으로 마무리했습니다. 그의 프랑스오픈 통산 전적은 112승 4패가 됐습니다.
나달이 프랑스오픈에서 패한 것은 2021년 준결승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와 대결 이후 이번이 3년 만이고, 1회전 탈락은 처음입니다.
1986년생 나달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대회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올해가 마지막 프랑스오픈이 될 것 같지만 '100% 그렇다'고는 얘기하기 어렵다"고 여지를 남긴 나달이지만 그의 몸 상태가 내년 프랑스오픈을 기약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1회전 탈락 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나달/사진=AFP
그는 허리 부상 등으로 2023년 1월 호주오픈 이후 1년 정도 공백기를 가졌습니다.
2022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 통산 22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으나 지난해에는 프랑스오픈에도 뛰지 못했습니다.
올해 4월에 코트에 복귀한 이후 자신이 강세를 보이는 클레이코트 대회에 이번 프랑스오픈을 포함해 4차례 출전했으나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나달이 클레이코트 경기에서 2연패를 당한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1회전 상대가 너무 강했습니다.
2023시즌을 거의 통째로 날리면서 세계 랭킹이 200 위대에 머무는 나달은 시드를 배정받지 못했고 첫판부터 톱 랭커인 츠베레프를 만났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나달은 1세트 출발이 불안했습니다.
자신의 첫 서브 게임에서 더블폴트가 나오며 한 점도 내지 못하고 브레이크를 허용했습니다. 미처 몸이 풀리기도 전에 끌려가기 시작한 나달은 결국 게임 스코어 3-5에서 네 차례 듀스 끝에 또 서브 게임을 뺏기며 1세트를 3-6으로 내줬습니다.
나달로서는 2세트가 아쉬웠습니다. 게임 스코어 2-2에서 이날 처음으로 츠베레프의 서브 게임을 따내 4-2, 5-3까지 앞서 나갔습니다.
그러나 5-4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또 한 포인트도 얻지 못하고 허무하게 내줬고, 결국 타이브레이크에서 5-7로 패하면서 경기 흐름이 완전히 츠베레프로 넘어갔습니다.
3세트에서도 나달이 초반 2-0으로 앞섰지만 곧바로 브레이크를 당해 2-2가 되는 등 전반적인 힘의 우위가 츠베레프 쪽에 있었습니다.
서브 최고 시속이 츠베레프 223㎞, 나달 199㎞로 차이가 났고, 서브 에이스 수에서도 츠베레프가 8-2로 앞섰습니다.
츠베레프는 메이저 우승은 없지만 프랑스오픈에서 최근 3년 연속 4강에 올랐고,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입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아쉬워하는 나달/사진=AFP
나달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난 2년간 다시 프랑스오픈에 뛰기 위해 선수 생활 중 가장 힘든 재활 과정을 거쳤다"며 "나의 몸 상태는 어떤 날은 뱀에게 물린 것 같고, 또 어떤 날은 호랑이에게 공격받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글이나 다름없다"고 털어놨습니다.
나달은 "이런 (5세트) 경기에 맞는 집중력과 에너지를 가지려면 실전 경험이 더 있어야 한다"고 아쉬워하며 "오늘 졌지만 경기에서 승패는 늘 갈리기 마련"이라고 말했습니다.
팬들이 궁금해하는 은퇴 여부에 대해서는 "오늘이 은퇴를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면서도 "많은 응원을 보내준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여러분과 다시 만나기를 바라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여운을 남겼습니다.
나달이 오는 7월 1일 개막하는 윔블던에 출전할지는 불투명합니다.
7월 말 프랑스오픈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랭킹이 낮아 올림픽에 자력으로는 나올 수 없지만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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