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감독 "우리에겐 '최악의 경기'될 것"
모로코는 아프리카, 아랍권 국가로는 사상 최초로 4강에 오르며 2022 카타르 월드컵 돌풍의 주역으로 주목받았지만 결승전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크로아티아와의 3·4위전 경기를 앞두고 모로코 축구 대표팀 감독은 3·4위전 승리를 '위로상'에 비유했는데, 해당 발언으로 월드컵 3·4위전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다시 한 번 제기됐습니다.
모로코 축구 대표팀의 왈리드 라크라키 감독은 현지 시간 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크로아티아와의 3·4위전을 '부비상(booby prize)'에 비유했습니다.
'부비상'은 직역하면 '멍청이 상'이라는 뜻인데, 주로 영미권에서 꼴찌나 하위권 팀에 분발하라는 당부와 위로의 뜻을 담아 수여하는 상입니다. 한마디로 라크라키 감독은 월드컵 3·4위전을 '위로상'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경기로 표현한 겁니다.
라크라키 감독은 "이렇게 말해서 미안하다. 3·4위전 승리가 중요하고, 4위보다는 3위가 낫다는 사실은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내게는 우리가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 경기는 우리가 맞이하는 '최악의 경기'일 것"이라고 결승전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가감없이 표출했습니다.
모로코 선수들이 4강 진출을 확정지은 후 감독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사진 = 로이터
실제로 월드컵 3·4위전을 두고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습니다.
16일 미국 신문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는 이 경기를 두고 "어떤 선수도 뛰고 싶지 않고, 끝나면 일부 팬들만 기억하는 무의미안 국제 경기 중 하나"라고 혹평했습니다.
특히 3·4위전에서 동메달의 주인공이 결정되는 올림픽과 달리 월드컵에서는 순위만을 결정한다는데 있어서 당위성이 약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이 더 많은 후원금과 중계료를 챙기기 위해 3·4위전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는 비판입니다.
크로아티아와의 3.4위전을 앞두고 훈련 중인 모로코 서수들 / 사진 = 로이터
한편, 모코로와 크로아티아 사이 3·4위 결정전은 한국 시간으로 18일 0시에 열립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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