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경정 토토 등 수익으로 공공재정 활용
18~19일 올림픽레거시포럼에서 성과 평가
바흐IOC위원장, 반기문 전 UN총장 등 참석
“모든 올림픽 개최국들에게 레거시(Legacy‧유산)가 미래 비전은 아닙니다. 퇴색된 그대로 과거에 머물러 있거나 관광상품으로만 활용되는 반면, 서울올림픽레거시는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인정한 미래지향적인 모범사례입니다. 서울올림픽의 대표적 레거시인 올림픽공원에 위치한 서울올림픽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KSPO)이 경륜, 경정, 스포츠 토토 등 수익사업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그 재원은 공공재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재원은 현재 생활체육 활성화 등 스포츠뿐만 아니라 관광, 문화, 예술 분야 등에도 지원돼 우리 사회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서울올림픽레거시는 박물관 내 박제되어있는 유물이 아닌 현재진행형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8일부터 이틀간 서울올림픽파크텔 등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서울올림픽레거시 포럼 행사의 오지철(73) 조직위원장이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림픽유산과 미래세대(Olympic legacy and the Next Generation)’를 주제로 한 이번 포럼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IOC 레거시팀 등 주요 인사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서울시장, 역대 올림픽을 개최한 19개국의 45명, 2018 평창재단, 1984 로스앤젤레스, 1994 릴레함메르 올림픽 파크 등 13개 국내외 올림픽레거시 관리주체 등 2백여 명이 참석한다.
바흐 위원장은 행사 첫날 개막식에서 조현재 KSPO 이사장의 개회사에 이은 20분간의 기조연설을 통해 서울올림픽레거시 포럼의 의미를 강조하게 되며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오세훈 서울시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IOC위원 등이 축사할 예정이다.
이어 동, 하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치른 뒤 레거시를 관리해오고 있는 서울시장, 부산시장, 인천시장, 강원 부지사 등 국내 레거시 관리주체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타니아 브라가 IOC 레거시팀장이 ‘올림픽이후 경기장 활용’에 대한 IOC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포럼에서는 또 2024 파리올림픽과 2024 강원 유스동계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들이 향후 올림픽의 레거시 관리 방안을 놓고 토론을 벌일 예정이며 1988년 서울올림픽,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의 관리주체들이 ‘올림픽이 환경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토론할 계획이다.
이번 포럼의 이벤트로는 브레이크댄스 등 2024 파리올림픽에 처음 채택된 종목의 소개와 김민재 사진작가의 서울올림픽레거시 사진전, 88명의 MZ세대가 올림픽공원 환경 정화 운동의 하나로 쓰레기를 주워가며 달리는 플로깅(Plogging) 행사를 벌이며, 바흐 위원장이 참여하는 서울올림픽레거시 투어가 조각품이 즐비한 올림픽공원에서 열린다.
서울올림픽레거시, 세계 5대 우수사례
포럼 개최 배경에는 역대 올림픽 가운데 가장 성공적으로 개최된 서울올림픽의 유형, 무형 레거시를 지구촌 전역에 알리고 그 성과와 의미를 재조명하기 위한 배려가 깔려있다. 지난 5월 IOC는 송파구 올림픽공원 등 서울올림픽레거시가 역대 51개 동 하계 올림픽레거시 가운데 선정한 5대 우수레거시중 하나라고 발표했었다.
행사조직위는 이번 포럼이 “올림픽레거시를 통해 탁월함(Excellence), 우정(Friendship), 존중(Respect) 등 올림픽 가치를 넘어 스포츠를 통한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각국 올림픽레거시 관리주체간 협력을 기반으로 올림픽운동(Olympic Movement) 활성화와 인류 평화에 이바지하겠다는 목표도 설정하고 있다.
올림픽공원은 1981년 9월, 88올림픽을 유치한 서울시가 1984년 4월부터 1986년 4월까지 만 2년간 송파구 몽촌토성 일대 144만7933.88㎡(43만8000평)에 1823억 원의 공사비를 들여 수영, 펜싱, 체조, 역도, 테니스, 자전거경기장(벨로드롬) 등 각종 체육시설과 올림픽회관, 올림픽파크텔 등 부대시설을 완공했었다. 올림픽공원은 원래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치르기 위해서 조성했으나 지금은 체육·문화예술·역사·교육·휴식 등 다양한 용도를 갖춘 종합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서울올림픽레거시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공원이 오늘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주관한 고(故) 박세직(1933~2009) 올림픽조직위원장의 숨은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86아시안게임을 앞두고 1986년 1월 총무처 장관에서 체육부장관 겸 올림픽조직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 위원장은 당시 전두환 대통령(육사 11기)의 육사 1년 후배로 청와대의 신임이 두터운 실세였다. 국가관이 투철한데다 청렴한 성품이었지만 업무만큼은 꼼꼼하면서도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여 부하직원들이 힘들어하기도 했다. 당시 올림픽조직위 출입 기자였던 필자도 기사 보도와 관련해 박 위원장과 몇 차례 의견충돌이 있었다. 하지만 서로 악의는 없었기에 무난히 넘어갔다. 박 위원장은 올림픽 준비과정에 문제가 있을성싶으면 수시로 간담회를 열어 기자들의 의견을 묻고 처방을 내리기도 했다. 삭막한 올림픽공원에 세계적인 조각가들의 작품을 기증받아 설치했는데 참여한 조각가는 110개국 200여 명. 대표적인 작가는 프랑스의 세자르 발다치니(1921~1998)다. 현재 올림픽공원 동 1문 부근에 있는‘엄지손가락’이 그의 작품이다. 박 위원장은 ‘평화의 문’ 설치 장소도 출입 기자들을 올림픽회관 14층 회의실에 불러 모아 현장을 내려다보며 위치에 대한 자문을 구했고 당대 국내 최고의 건축가였던 김중업(1922~1988)에게 설계를 맡겨 올림픽공원 상징조형물을 탄생시켰다. ‘평화의 문’ 아래에는 불씨를 옮겨온 서울올림픽 성화가 1988년 이래 34년째 타오르고 있다. 박 위원장은 강원도와도 섭외해 태백산의 울창한 수목을 올림픽공원으로 이식해 오늘의 올림픽공원 조성을 마무리했다. 박 위원장은 1987년 육사 1년 선배인 노태우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실세로서 정부 각 부처에 영향력을 발휘, 올림픽 준비를 원만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위원장은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뒤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88년 12월 안전기획부장으로 영전했다.
이종세(용인대 객원교수‧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8~19일 올림픽레거시포럼에서 성과 평가
바흐IOC위원장, 반기문 전 UN총장 등 참석
“모든 올림픽 개최국들에게 레거시(Legacy‧유산)가 미래 비전은 아닙니다. 퇴색된 그대로 과거에 머물러 있거나 관광상품으로만 활용되는 반면, 서울올림픽레거시는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인정한 미래지향적인 모범사례입니다. 서울올림픽의 대표적 레거시인 올림픽공원에 위치한 서울올림픽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KSPO)이 경륜, 경정, 스포츠 토토 등 수익사업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그 재원은 공공재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재원은 현재 생활체육 활성화 등 스포츠뿐만 아니라 관광, 문화, 예술 분야 등에도 지원돼 우리 사회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서울올림픽레거시는 박물관 내 박제되어있는 유물이 아닌 현재진행형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8일부터 이틀간 서울올림픽파크텔 등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서울올림픽레거시 포럼 행사의 오지철(73) 조직위원장이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림픽유산과 미래세대(Olympic legacy and the Next Generation)’를 주제로 한 이번 포럼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IOC 레거시팀 등 주요 인사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서울시장, 역대 올림픽을 개최한 19개국의 45명, 2018 평창재단, 1984 로스앤젤레스, 1994 릴레함메르 올림픽 파크 등 13개 국내외 올림픽레거시 관리주체 등 2백여 명이 참석한다.
바흐 위원장은 행사 첫날 개막식에서 조현재 KSPO 이사장의 개회사에 이은 20분간의 기조연설을 통해 서울올림픽레거시 포럼의 의미를 강조하게 되며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오세훈 서울시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IOC위원 등이 축사할 예정이다.
이어 동, 하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치른 뒤 레거시를 관리해오고 있는 서울시장, 부산시장, 인천시장, 강원 부지사 등 국내 레거시 관리주체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타니아 브라가 IOC 레거시팀장이 ‘올림픽이후 경기장 활용’에 대한 IOC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포럼에서는 또 2024 파리올림픽과 2024 강원 유스동계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들이 향후 올림픽의 레거시 관리 방안을 놓고 토론을 벌일 예정이며 1988년 서울올림픽,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의 관리주체들이 ‘올림픽이 환경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토론할 계획이다.
이번 포럼의 이벤트로는 브레이크댄스 등 2024 파리올림픽에 처음 채택된 종목의 소개와 김민재 사진작가의 서울올림픽레거시 사진전, 88명의 MZ세대가 올림픽공원 환경 정화 운동의 하나로 쓰레기를 주워가며 달리는 플로깅(Plogging) 행사를 벌이며, 바흐 위원장이 참여하는 서울올림픽레거시 투어가 조각품이 즐비한 올림픽공원에서 열린다.
서울올림픽레거시, 세계 5대 우수사례
포럼 개최 배경에는 역대 올림픽 가운데 가장 성공적으로 개최된 서울올림픽의 유형, 무형 레거시를 지구촌 전역에 알리고 그 성과와 의미를 재조명하기 위한 배려가 깔려있다. 지난 5월 IOC는 송파구 올림픽공원 등 서울올림픽레거시가 역대 51개 동 하계 올림픽레거시 가운데 선정한 5대 우수레거시중 하나라고 발표했었다.
행사조직위는 이번 포럼이 “올림픽레거시를 통해 탁월함(Excellence), 우정(Friendship), 존중(Respect) 등 올림픽 가치를 넘어 스포츠를 통한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각국 올림픽레거시 관리주체간 협력을 기반으로 올림픽운동(Olympic Movement) 활성화와 인류 평화에 이바지하겠다는 목표도 설정하고 있다.
올림픽공원은 1981년 9월, 88올림픽을 유치한 서울시가 1984년 4월부터 1986년 4월까지 만 2년간 송파구 몽촌토성 일대 144만7933.88㎡(43만8000평)에 1823억 원의 공사비를 들여 수영, 펜싱, 체조, 역도, 테니스, 자전거경기장(벨로드롬) 등 각종 체육시설과 올림픽회관, 올림픽파크텔 등 부대시설을 완공했었다. 올림픽공원은 원래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치르기 위해서 조성했으나 지금은 체육·문화예술·역사·교육·휴식 등 다양한 용도를 갖춘 종합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건축가 김중업(1922~1988)이 설계한 올림픽공원 초입의 ‘평화의 문’. 가운데 오륜 표지 아래에는 34년 전 88서울올림픽을 밝혔던 성화가 지금도 타오르고 있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올림픽공원 조성 숨은 주역 故 박세직 위원장서울올림픽레거시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공원이 오늘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주관한 고(故) 박세직(1933~2009) 올림픽조직위원장의 숨은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86아시안게임을 앞두고 1986년 1월 총무처 장관에서 체육부장관 겸 올림픽조직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 위원장은 당시 전두환 대통령(육사 11기)의 육사 1년 후배로 청와대의 신임이 두터운 실세였다. 국가관이 투철한데다 청렴한 성품이었지만 업무만큼은 꼼꼼하면서도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여 부하직원들이 힘들어하기도 했다. 당시 올림픽조직위 출입 기자였던 필자도 기사 보도와 관련해 박 위원장과 몇 차례 의견충돌이 있었다. 하지만 서로 악의는 없었기에 무난히 넘어갔다. 박 위원장은 올림픽 준비과정에 문제가 있을성싶으면 수시로 간담회를 열어 기자들의 의견을 묻고 처방을 내리기도 했다. 삭막한 올림픽공원에 세계적인 조각가들의 작품을 기증받아 설치했는데 참여한 조각가는 110개국 200여 명. 대표적인 작가는 프랑스의 세자르 발다치니(1921~1998)다. 현재 올림픽공원 동 1문 부근에 있는‘엄지손가락’이 그의 작품이다. 박 위원장은 ‘평화의 문’ 설치 장소도 출입 기자들을 올림픽회관 14층 회의실에 불러 모아 현장을 내려다보며 위치에 대한 자문을 구했고 당대 국내 최고의 건축가였던 김중업(1922~1988)에게 설계를 맡겨 올림픽공원 상징조형물을 탄생시켰다. ‘평화의 문’ 아래에는 불씨를 옮겨온 서울올림픽 성화가 1988년 이래 34년째 타오르고 있다. 박 위원장은 강원도와도 섭외해 태백산의 울창한 수목을 올림픽공원으로 이식해 오늘의 올림픽공원 조성을 마무리했다. 박 위원장은 1987년 육사 1년 선배인 노태우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실세로서 정부 각 부처에 영향력을 발휘, 올림픽 준비를 원만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위원장은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뒤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88년 12월 안전기획부장으로 영전했다.
올림픽공원 동 1문 부근에 자리한 세자르 발다치니(1921~1998·프랑스)의 역작 ‘엄지손가락’.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한국의 대표적 조각가인 문신(1923~1995)이 제작한 아파트 8층 높이의 스테인리스 금속작품 ‘올림픽 1988’.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이종세(용인대 객원교수‧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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