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간 이주 노동자를 추모하며" 유니폼으로 항의하는 덴마크

2022 FIFA 월드컵에 출전하는 덴마크가 유니폼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조용한 저항의 의미가 담겨 있다.
'ESPN' 등 현지 언론은 29일(한국시간) 덴마크 대표팀 용품 공급 업체 험멜의 설명을 인용, 이들이 개최 국가 카타르에서 경기장 건설에 동원됐다가 목숨을 잃은 이주 노동자들을 추모하고 카타르의 인권 문제에 항의하기 위한 유니폼을 제작했다고 전했다.
이번 유니폼은 붉은색과 흰색, 검은색으로 구성됐다. 얼핏 보기에는 아무 무늬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단조로워보인다.
험멜이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들이 공개한 유니폼은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하나는 덴마크 축구 역사상 가장 큰 성공으로 평가받는 유로92를 기념하기 위함이며, 또 하나는 카타르의 인권 문제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유니폼의 가장 큰 특징은 가슴 양 쪽에 새겨진 덴마크 축구협회와 험멜의 로고가 같은 색으로 처리돼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덴마크 대표팀 용품 후원사 험멜은 자신들의 로고가 대회 기간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 험멜 공식 인스타 캡처

험멜은 "우리는 수 천 명의 목숨을 대가로 치르는 이 대회에서 이 마크들이 보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검은색 유니폼은 "추모의 색"으로 규정하고 "이번 월드컵을 위한 완벽한 색"이라고 표현했다.
이들은 "덴마크 국가대표팀은 지지하지만, 이것은 수 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회에 대한 지지와는 혼동돼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덴마크는 이번 월드컵 프랑스 호주 튀니지와 함께 D조에 편성돼 있다.
[알링턴 (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