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겔 카브레라, 3000안타 하나 남기고 고의사구에 "출루율 올라가서 좋아"

3000안타 대기록에 안타 하나만을 남겨놓고 있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미겔 카브레라(39), 이날은 고의사구로 기회를 놓쳤지만 이를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다.
카브레라는 22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홈경기 4번 지명타자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 기록했다.
현재까지 통산 2999안타를 기록중인 그는 안타 하나만 더하면 3000안타 기록을 세울 수 있지만, 그 기회를 다음으로 넘겼다.
8회 마지막 타석은 특히 아쉬웠다. 2사 2, 3루 찬스에서 좌완 루카스 루엣지를 상대할 예정이었지만 양키스 벤치가 고의사구를 지시, 1루로 걸어나갔다.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둔 선수와 승부를 피하자 경기장을 찾은 2만 1529명의 관중들은 일제히 야유를 퍼부었다. 'MLB.com' 타이거즈 담당 기자인 제이슨 벡은 자신의 트위터에 "116패 시절에도 이 팀을 취재했지만, 지금같은 야유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팬들의 분노가 컸던 것.
선수는 이를 '쿨하게' 받아들였다. 카브레라는 "출루율도 올라가고 좋다"며 상대의 고의사구를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세 번의 기회가 있었다. 이것이 야구"라며 앞선 기회를 살리지 못한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A.J. 힌치 디트로이트 감독도 "상대는 자신들의 승리만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미기(미겔 카브레라의 애칭) 뒤에 나오는 매치업을 원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팬들의 반응은 이해하지만 나는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며 상대의 결정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양키스는 카브레라와 승부를 피했지만, 다음 타자 오스틴 메도우스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했다. 경기도 디트로이트가 3-0으로 이겼다.

힌치는 이 장면을 '업보'라 여기는 시선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타자가 치기 좋은 공을 잘 쳤고 타구가 수비의 빈틈에 떨어진 것뿐이다. 우리는 그 상황에서 격차를 벌릴 필요가 있었다. 결과는 선수들이 정한다"며 생각을 전했다.
분 감독은 카브레라를 거른 것이 "힘든 결정이었지만 해야하는 것"이었다며 경기 진행 상황상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관중들의 야유는 충분히 이해한다. 이런 상황에 처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것도 일부"라며 말을 이었다.
[알링턴(미국)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