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31)이 메이저리그를 향한 도전에 나선다. 나성범은 포스팅 시스템을 신청하며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나성범이 KBO리그 최고의 타자라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나성범은 KBO리그서 뛴 8시즌 동안 타율 0.317 179홈런 729타점 OPS 0.942를 기록했다.
그러나 나성범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것인지에 대해선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KBO리그서의 성공이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과를 장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미루어 짐작해 볼 방법은 있다. KBO리그 내에서 기록한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어느 정도 성공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몇 가지 흥미로운 데이터들을 통해 나성범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지를 알아보기로 하자.
체인지업을 상대로도 타율은 0.274에 그쳤지만 빼어난 장타 능력을 보여주며 체인지업 상대 OPS는 0.972를 기록했다. 약점이 있는 공이었다고 하기 어려운 수치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많이 활용하는 변형 패스트볼인 커터나 투심 패스트볼에 대한 대처 능력도 좋았다. 투심이나 커터에 대한 상대 타율이 0.375로 대단히 높았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변형 패스트볼에도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대목이다.
다만 나성범은 헛스윙이 많은 유형의 타자다. 통상적으로 KBO리그 타자들이 패스트볼 상대로 8~9%의 SwStr%를 기록하는 데 비해 3% 이상 높은 헛스윙률을 기록했다. 변화구를 상대로도 헛스윙률이 매우 높은데, 이는 올 시즌 위력을 발휘했던 롯데 스트레일리의 주무기 슬라이더의 SwStr%가 16%인 점을 감안하면 놀랄만큼 높은 수치다. 통상적으로 아무리 강한 위력의 변화구라도 SwStr%가 20%를 넘기가 쉽지 않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 패스트볼에 대한 대처 능력이 그것이다. 나성범은 KBO리그서 평균 143km대의 패스트볼과 승부를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선 그보다 빠른 공에 적응해야 한다. 메이저리그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약 150.8km나 된다. KBO리그의 광속구 기준인 150km를 넘는 공이 평균적으로 꽂힌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여기엔 허수가 있다. 일단 숫자가 너무 작았다. 150km가 넘는 공은 9번 공략한 것이 전부였다. 성적은 9타수 4안타였다. 표본이 너무 적기 때문에 이 숫자만으로 나성범이 메이저리그의 빠른 공에 잘 적응할 수 있다고 예상하기 어렵다.
타구의 질도 좋지 못했다. 150km가 넘는 공에 0.944의 OPS를 기록했지만 4개의 안타 중 3개가 땅볼 타구였고 타구 속도가 140km를 넘는 공은 단 1개도 나오지 않았다.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은 “만일 이와 같은 현상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재현된다면 KBO리그에서 준수한 파워를 보여줬던 김현수가 MLB에서 많은 땅볼을 기록하면서 질 좋은 타구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처럼 나성범 또한 김현수와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나성범은 이 외국인 투수들을 상대로 성적이 좋지 못했다.
일단 타율이 낮았다. 외국인 투수 상대 타율은 0.252에 불과했다. 전체 타율 0.324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치였다. OPS도 0.736으로 평범한 수준에 머물렀다. 땅볼 비율도 높아졌고 헛스윙하는 비율 또한 외국인 투수를 상대로 높아졌다.
특히 브레이킹볼에 대한 성적이 대단히 좋지 못했다. 슬라이더나 커브처럼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주무기로 쓰는 공에 대한 타율이 0.154에 불과했다. 커브에 약점이 있는 나성범이지만 슬라이더엔 강점을 보였었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들이 던지는 슬라이더엔 약점이 나타났다. 특급 좌완 외국인 투수가 많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슬라이더에 대한 공략 비율이 떨어졌다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브레이킹볼에 대한 제구력과 스피드, 각도 등이 KBO리그서 뛰는 선수들 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땐 걱정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나성범의 장점을 볼 수 있는 데이터 중에는 스프레이차트가 있다. 나성범이 타구를 보낸 방향을 종합해 보면 나성범이 왜 좋은 타자인지를 알 수 있다.
특히 34개의 홈런 중 30% 정도에 해당하는 10개의 홈런을 밀어서 쳤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 보편화 된 수비 시프트 탓에 고전할 걱정은 덜어도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바깥쪽 높은 존에서의 타율도 좋지 못했는데 메이저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이 바깥쪽에 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성범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나성범이 메이저리그서 성공하기 위해선 지나치게 높은 헛스윙률을 줄이고 브레이킹볼에 대과 패스트볼에 대한 대처 능력을 끌어올려야 하며 바깥쪽 높은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돼야 함을 알 수 있다. 결코 만만한 숙제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에도 최대한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함을 알 수 있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위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나성범이 KBO리그 최고의 타자라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나성범은 KBO리그서 뛴 8시즌 동안 타율 0.317 179홈런 729타점 OPS 0.942를 기록했다.
그러나 나성범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것인지에 대해선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KBO리그서의 성공이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과를 장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미루어 짐작해 볼 방법은 있다. KBO리그 내에서 기록한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어느 정도 성공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몇 가지 흥미로운 데이터들을 통해 나성범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지를 알아보기로 하자.
자료=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우선 나성범은 구종별로 고른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각 크게 떨어지는 커브에 약점을 보이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구종에 대해선 대부분 좋은 성적을 남겼다.체인지업을 상대로도 타율은 0.274에 그쳤지만 빼어난 장타 능력을 보여주며 체인지업 상대 OPS는 0.972를 기록했다. 약점이 있는 공이었다고 하기 어려운 수치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많이 활용하는 변형 패스트볼인 커터나 투심 패스트볼에 대한 대처 능력도 좋았다. 투심이나 커터에 대한 상대 타율이 0.375로 대단히 높았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변형 패스트볼에도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대목이다.
다만 나성범은 헛스윙이 많은 유형의 타자다. 통상적으로 KBO리그 타자들이 패스트볼 상대로 8~9%의 SwStr%를 기록하는 데 비해 3% 이상 높은 헛스윙률을 기록했다. 변화구를 상대로도 헛스윙률이 매우 높은데, 이는 올 시즌 위력을 발휘했던 롯데 스트레일리의 주무기 슬라이더의 SwStr%가 16%인 점을 감안하면 놀랄만큼 높은 수치다. 통상적으로 아무리 강한 위력의 변화구라도 SwStr%가 20%를 넘기가 쉽지 않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 패스트볼에 대한 대처 능력이 그것이다. 나성범은 KBO리그서 평균 143km대의 패스트볼과 승부를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선 그보다 빠른 공에 적응해야 한다. 메이저리그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약 150.8km나 된다. KBO리그의 광속구 기준인 150km를 넘는 공이 평균적으로 꽂힌다고 봐야 한다.
자료=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일단 성적상 나성범의 패스트볼 공략 능력은 매우 빼어나다고 할 수 있다. 149km까지 형성된 패스트볼에 0.346의 타율을 기록했고 150km가 넘는 공에도 0.444를 기록했다. 대단히 좋은 성적을 광속구로 분류되는 공들을 상대로 만들어냈다.그러나 여기엔 허수가 있다. 일단 숫자가 너무 작았다. 150km가 넘는 공은 9번 공략한 것이 전부였다. 성적은 9타수 4안타였다. 표본이 너무 적기 때문에 이 숫자만으로 나성범이 메이저리그의 빠른 공에 잘 적응할 수 있다고 예상하기 어렵다.
타구의 질도 좋지 못했다. 150km가 넘는 공에 0.944의 OPS를 기록했지만 4개의 안타 중 3개가 땅볼 타구였고 타구 속도가 140km를 넘는 공은 단 1개도 나오지 않았다.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은 “만일 이와 같은 현상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재현된다면 KBO리그에서 준수한 파워를 보여줬던 김현수가 MLB에서 많은 땅볼을 기록하면서 질 좋은 타구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처럼 나성범 또한 김현수와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KBO리그서 뛴 외국인 투수들을 상대로한 성적도 좋지 못했다. 올 시즌 수준급 외국인 투수들이 늘어나며 이 투수들에 대한 상대 성적은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과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됐다.그러나 나성범은 이 외국인 투수들을 상대로 성적이 좋지 못했다.
일단 타율이 낮았다. 외국인 투수 상대 타율은 0.252에 불과했다. 전체 타율 0.324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치였다. OPS도 0.736으로 평범한 수준에 머물렀다. 땅볼 비율도 높아졌고 헛스윙하는 비율 또한 외국인 투수를 상대로 높아졌다.
특히 브레이킹볼에 대한 성적이 대단히 좋지 못했다. 슬라이더나 커브처럼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주무기로 쓰는 공에 대한 타율이 0.154에 불과했다. 커브에 약점이 있는 나성범이지만 슬라이더엔 강점을 보였었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들이 던지는 슬라이더엔 약점이 나타났다. 특급 좌완 외국인 투수가 많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슬라이더에 대한 공략 비율이 떨어졌다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브레이킹볼에 대한 제구력과 스피드, 각도 등이 KBO리그서 뛰는 선수들 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땐 걱정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나성범의 장점을 볼 수 있는 데이터 중에는 스프레이차트가 있다. 나성범이 타구를 보낸 방향을 종합해 보면 나성범이 왜 좋은 타자인지를 알 수 있다.
자료=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나성범은 전체적으로 타구를 그라운드 곳곳으로 날리는 스프레이 히터의 면모를 보여줬다. 특별히 당겨치거나 밀어치는 것에 한정해 장점을 보이지 않았다.특히 34개의 홈런 중 30% 정도에 해당하는 10개의 홈런을 밀어서 쳤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 보편화 된 수비 시프트 탓에 고전할 걱정은 덜어도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타격 핫&콜드 존에서도 나성범은 특별한 약점을 보이지 않았다. 의외로 한 가운데 몰린 공에 대한 타율이 좋지 않았던 점은 다소 걸리는 대목이다. 헛스윙이 많은 타자이다보니 한 가운데 실투를 헛스윙으로 놓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또한 바깥쪽 높은 존에서의 타율도 좋지 못했는데 메이저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이 바깥쪽에 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성범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나성범이 메이저리그서 성공하기 위해선 지나치게 높은 헛스윙률을 줄이고 브레이킹볼에 대과 패스트볼에 대한 대처 능력을 끌어올려야 하며 바깥쪽 높은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돼야 함을 알 수 있다. 결코 만만한 숙제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에도 최대한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함을 알 수 있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위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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