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화면 앞에 앉은 그의 모습이 뭔가 새로워보였다. 지난해와 다르게 머리를 길렀다. 올해 빅리그 2년차를 맞이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우완 선발 메릴 켈리(31)는 머리 모양만큼이나 달라진 자신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지난 29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 2/3이닝 3피안타 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7회 루그네드 오도어에게 홈런을 허용할 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으며 완벽한 투구를 했다.
지난 시즌 32경기에서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 5선발로서 무난한 성적을 기록한 그는 빅리그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시즌도 성공적으로 첫 단추를 뀄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위해 카메라 앞에 앉은 그는 "생각해보면 지난 시즌은 공격적으로 승부하지 못해 곤경에 처한 경우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긴 승부로 끌고가거나 이닝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공격적으로 풀어가기로 했다"며 달라진 자세에 대해 말했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100% 멘탈리티"라고 답했다. "지난해에는 막 빅리그에 들어왔고, 많은 것들을 신경써야했다. 새로운 팀,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하며 팀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이제 경험을 해봤으니 보다 분명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됐다. 다른 것들이 아닌 야구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의 이러한 달라진 모습은 이날 경기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기록 도전이 이어졌지만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기록 도전은 알고 있었지만,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힌 그는 "계획대로 던지기 위해 노력했다. 홈런을 맞은 뒤에도 공을 받아서 다시 마운드로 돌아가 다음 타자를 상대하는 것만 생각했다. 공이 내 손을 떠난 뒤에는 나도 어쩔 수 없다. 잊어버리고 다음 승부에 집중했다"며 경기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인 그이지만, 여름 캠프 기간에는 선발 로테이션 자리를 위해 경쟁을 해야했다. 팀 동료 마이크 리크가 시즌을 포기하면서 생긴 자리를 놓고 알렉스 영과 경쟁하다가 선발 자리에 들어갔다.
그는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분들과 대화할 때는 선발 투수에 대한 논의만 가졌다. 그들은 지난해 활약을 기반으로 내가 어떻게 반등하는지 보고 싶어했다.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며 지난 캠프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설명했다. 토리 러벨로 감독도 "그에게 ’너를 위한 자리가 없다’고 말한 적은 없다. 경쟁을 유발하긴 했지만, 켈리는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우리 계획에 선발 투수로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이 메이저리그에 정착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그때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활약을 하는 단계로 접어든 모습이다. 평소에도 생각이 깊었던 그이지만, 한 해 경험이 쌓인 뒤 정신적으로 더 성숙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팀의 마무리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잘됐다’며 축하 문자를 보냈다"며 말문을 연 그는 "내 생각에 그에게 정말 딱 맞는 자리다. 그는 마무리를 위한 완벽한 멘탈리티를 갖췄다. 어떤 것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정말 좋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갖췄다. 마무리로서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며 옛 동료를 격려했다.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 경기에서 세이브를 기록하기전 실점한 뒤 약간 스스로에게 화난 것처럼 보였다. 아마 완벽한 모습을 원했을 것이다. 그에게 ’어떤 심정인지 이해한다’며 ’첫 세이브의 기쁨을 즐겨라. 그다음에는 다음 등판에서 얼마나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만 생각하라’고 전했다"며 김광현에게 전한 조언도 소개했다.
김광현이 자신의 옛 동료 켈리와 같이 빅리그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그가 전한 이 간단한 내용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말은 이미 수많은 지도자와 선수들이 강조한 내용이기도 하다. 간단하지만 수없이 얘기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말을 행동으로 옮기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페이오프피치(payoff pitch)는 투수가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공을 말한다. 번역하자면 ’결정구’ 정도 되겠다. 이 공은 묵직한 직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예리한 변화구가 될 수도 있다. 이 칼럼은 그런 글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화면 앞에 앉은 그의 모습이 뭔가 새로워보였다. 지난해와 다르게 머리를 길렀다. 올해 빅리그 2년차를 맞이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우완 선발 메릴 켈리(31)는 머리 모양만큼이나 달라진 자신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지난 29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 2/3이닝 3피안타 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7회 루그네드 오도어에게 홈런을 허용할 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으며 완벽한 투구를 했다.
지난 시즌 32경기에서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 5선발로서 무난한 성적을 기록한 그는 빅리그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시즌도 성공적으로 첫 단추를 뀄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위해 카메라 앞에 앉은 그는 "생각해보면 지난 시즌은 공격적으로 승부하지 못해 곤경에 처한 경우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긴 승부로 끌고가거나 이닝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공격적으로 풀어가기로 했다"며 달라진 자세에 대해 말했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100% 멘탈리티"라고 답했다. "지난해에는 막 빅리그에 들어왔고, 많은 것들을 신경써야했다. 새로운 팀,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하며 팀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이제 경험을 해봤으니 보다 분명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됐다. 다른 것들이 아닌 야구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의 이러한 달라진 모습은 이날 경기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기록 도전이 이어졌지만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기록 도전은 알고 있었지만,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힌 그는 "계획대로 던지기 위해 노력했다. 홈런을 맞은 뒤에도 공을 받아서 다시 마운드로 돌아가 다음 타자를 상대하는 것만 생각했다. 공이 내 손을 떠난 뒤에는 나도 어쩔 수 없다. 잊어버리고 다음 승부에 집중했다"며 경기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인 그이지만, 여름 캠프 기간에는 선발 로테이션 자리를 위해 경쟁을 해야했다. 팀 동료 마이크 리크가 시즌을 포기하면서 생긴 자리를 놓고 알렉스 영과 경쟁하다가 선발 자리에 들어갔다.
그는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분들과 대화할 때는 선발 투수에 대한 논의만 가졌다. 그들은 지난해 활약을 기반으로 내가 어떻게 반등하는지 보고 싶어했다.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며 지난 캠프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설명했다. 토리 러벨로 감독도 "그에게 ’너를 위한 자리가 없다’고 말한 적은 없다. 경쟁을 유발하긴 했지만, 켈리는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우리 계획에 선발 투수로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이 메이저리그에 정착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그때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활약을 하는 단계로 접어든 모습이다. 평소에도 생각이 깊었던 그이지만, 한 해 경험이 쌓인 뒤 정신적으로 더 성숙한 모습을 드러냈다.
켈리는 지난해와 다른 멘탈리티로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그런 그에게 자신의 옛 팀동료이자 지금은 메이저리그 후배가 된 김광현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광현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그의 입가에는 엷은 미소가 번졌다."그가 팀의 마무리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잘됐다’며 축하 문자를 보냈다"며 말문을 연 그는 "내 생각에 그에게 정말 딱 맞는 자리다. 그는 마무리를 위한 완벽한 멘탈리티를 갖췄다. 어떤 것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정말 좋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갖췄다. 마무리로서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며 옛 동료를 격려했다.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 경기에서 세이브를 기록하기전 실점한 뒤 약간 스스로에게 화난 것처럼 보였다. 아마 완벽한 모습을 원했을 것이다. 그에게 ’어떤 심정인지 이해한다’며 ’첫 세이브의 기쁨을 즐겨라. 그다음에는 다음 등판에서 얼마나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만 생각하라’고 전했다"며 김광현에게 전한 조언도 소개했다.
김광현이 자신의 옛 동료 켈리와 같이 빅리그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그가 전한 이 간단한 내용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말은 이미 수많은 지도자와 선수들이 강조한 내용이기도 하다. 간단하지만 수없이 얘기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말을 행동으로 옮기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페이오프피치(payoff pitch)는 투수가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공을 말한다. 번역하자면 ’결정구’ 정도 되겠다. 이 공은 묵직한 직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예리한 변화구가 될 수도 있다. 이 칼럼은 그런 글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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