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전서 ‘14구 커트신공’ 이정후, 감독은 “시즌 때 해줘” 반색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김성범 기자
정규시즌에서도 흔히 보기 힘든 ‘14구 승부’가 청백전에서 나왔다. 이정후(22·키움 히어로즈)는 남다른 타격감을 선보이며 손혁(47) 감독을 흡족게 했다.
이정후는 3월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원정팀 3번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1회와 4회 연속 안타를 때린 이정후는 6회 볼넷을 골랐고, 8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했다. 마지막 타석도 잘맞은 유격수 직선타였다. 앞서 개막 연기 소식이 나와 맥이 빠질만한 상황이었음에도 타격감에 지장은 없었다.
이 날의 백미는 이정후의 네 번째 타석이었다. 8회 1사 2,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양현(28)을 상대로 14구 승부를 펼쳤다. 2-3 풀카운트에서 연속 커트로 ‘정후놀이’가 계속됐다. 자체 중계 해설을 맡고 있던 손혁 감독은 “이정후가 시리즈 1차전 때 상대 불펜을 상대로 이렇게 해주면 좋겠다”라며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끝났지만 타격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정후는 경기 후 “초구부터 치고 싶었는데 타구가 안 걸렸다. (양)현 형의 공이 좋아서 계속 빗맞기도 했다”라며 “청백전은 처음에 할 때 집중이 잘 안됐던 경향이 있는데 계속 하다 보니 경기 같은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그런 승부가 나온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연습경기와 개막이 미뤄진 소식에도 이정후는 무던한 반응을 보였다. “사실 일정이 나오지 않아서 아직 7일 연습경기는 와닿지 않았다”라고 운을 뗀 이정후는 “다시 하던 대로 준비하면 된다. 똑같이 하면 될 것이다. 아쉽거나 이런 건 없다”라고 밝혔다.
일정이 나올 때까지 자신만의 루틴을 꾸준히 밟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정후는 이왕이면 관중이 있는 곳에서 야구를 하고 싶어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없지만”이라고 운을 뗀 이정후는 “관중이 없으면 청백전이든 연습경기든 비슷하다. 관중석이 차서 시끄럽고, 앰프도 틀어져 있으면 아드레날린이 오른다. 관중이 있는 곳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 사태가 빨리 종식됐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mungbean2@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