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성범 기자
2019년 한국 스포츠는 다사다난했다. 영광과 좌절, 환희와 아쉬움, 비상과 추락이 극명하게 갈린 한 해이기도 했다.
2019년 스포츠계에 닥친 여러 사건·사고에는 중심에 섰던 인물들이 있다. 이제 저물어 가는 2019년에 사건·사건의 중심에 섰던 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2020년에도 영광을 이어가기 위해, 또는 좌절을 딛기 위해, 비상을 위해,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각자 살고 있을 것이다. 화제의 인물들을 되돌아보고, 그 후를 조명해봤다. <편집자 주>
2019년 7월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 드림 올스타 선발투수 김광현(31·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1피안타 1볼넷을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1회를 마쳤다. 두 번째 투수 조쉬 린드블럼(32·밀워키 브루어스)도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이닝을 마쳤다.
그들이 커리어를 밟은 과정은 투구 내용처럼 달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과는 같았다. 1이닝 무실점. 그리고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MLB) 진출.
2017년까지는 시련을 겪은 그들이었다. 김광현은 2014년 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을 거쳤다. 최고 입찰액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200만달러(약 23억원). 금액도 만족스럽지 않았고, 샌디에이고 역시 김광현의 팔꿈치에 의구심을 보내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2017년 11월 29일, SK 와이번스와 4년 85억원에 FA 계약을 맺었으나 37일 후 팔꿈치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으며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이는 MLB 도전에 큰 변수로 보였다.
린드블럼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2시즌을 보낸 후 2017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3시즌 만에 메이저리그 문턱을 밟았으나 벽은 여전히 높았다. 4경기 10⅓이닝 평균자책점 7.84로 경쟁력이 없었다. 결국, 시즌 도중 다시 롯데로 돌아왔다.
2018년은 전환점이었다. 김광현은 136이닝 11승 8패 평균자책점(ERA) 2.98을 기록했다. 구단의 관리로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건재함을 보인 시즌이었다. 1년을 쉬며 예전 구위도 회복했다.
린드블럼은 두산 이적이 커리어의 변곡점이었다. 168⅔이닝 15승 8패 ERA 2.88로 KBO리그 데뷔 이후 첫 2점대 ERA를 올렸다. 리그 규정이닝 투수 중 유일한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였다.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그의 몫이었다.
정상급으로 올라섰으나 안주하지 않았다. 발전을 갈구했다. 김광현은 2019년 스플리터를 실전용으로 완성해 레퍼토리를 늘렸다. 슬라이더 외에 나머지 구종이 밋밋하다는 약점을 상쇄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린드블럼은 2019년 투구 데이터 분석 기계인 랩소도를 자비로 들여왔다. 랩소도를 통해 스스로 투구를 분석하고 공부하며 더 나은 투구를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회전수를 크게 늘릴 수 있었다.
이는 성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김광현은 190⅓이닝 17승 6패 ERA 2.51로 2010년 이후 최고 시즌을 보냈다. 200이닝에 가까운 이닝을 소화하며 토미존 우려도 떨쳐냈다. 린드블럼은 194⅔이닝 20승 3패 ERA 2.50으로 골든글러브, MVP를 휩쓸었다.
이들의 발전을 지켜본 MLB 구단은 예전보다 뜨거운 러브콜을 보냈다. 린드블럼은 12일 밀워키와 3년 912만5000달러(약 107억원) 계약에 성공했고, 김광현은 18일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달러(약 8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밀워키와 세인트루이스 단장은 기자회견에서 나란히 새 얼굴의 MLB 성공을 자신했다.
이들의 해외 진출은 곧 KBO 선수들의 희망이다. 양현종(31·KIA 타이거즈), 김하성(24·키움 히어로즈), 나성범(30·NC 다이노스)을 비롯해 국내 선수들은 김광현을 보며 MLB 꿈을 키운다. KBO리그 무대를 밟은 외국인 선수들은 경력을 쌓고 린드블럼처럼 다시 MLB를 노크하려 한다. 김광현·린드블럼이 MLB에서 얼마만큼 하느냐에 따라 이들에게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린드블럼은 17일 밀워키 입단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봤다 “지름길 대신 멀리 돌아왔다. 그러나 현재의 나는 다르다. 계속해서 다듬고 발전해왔다”라고 했다. 린드블럼과 김광현은 더 큰 무대를 위해 먼길을 돌아왔다. 그러나 느리게라도 직진했고, 결국 완주에 성공했다. mungbean2@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9년 한국 스포츠는 다사다난했다. 영광과 좌절, 환희와 아쉬움, 비상과 추락이 극명하게 갈린 한 해이기도 했다.
2019년 스포츠계에 닥친 여러 사건·사고에는 중심에 섰던 인물들이 있다. 이제 저물어 가는 2019년에 사건·사건의 중심에 섰던 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2020년에도 영광을 이어가기 위해, 또는 좌절을 딛기 위해, 비상을 위해,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각자 살고 있을 것이다. 화제의 인물들을 되돌아보고, 그 후를 조명해봤다. <편집자 주>
2019년 7월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 드림 올스타 선발투수 김광현(31·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1피안타 1볼넷을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1회를 마쳤다. 두 번째 투수 조쉬 린드블럼(32·밀워키 브루어스)도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이닝을 마쳤다.
그들이 커리어를 밟은 과정은 투구 내용처럼 달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과는 같았다. 1이닝 무실점. 그리고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MLB) 진출.
2017년까지는 시련을 겪은 그들이었다. 김광현은 2014년 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을 거쳤다. 최고 입찰액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200만달러(약 23억원). 금액도 만족스럽지 않았고, 샌디에이고 역시 김광현의 팔꿈치에 의구심을 보내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2017년 11월 29일, SK 와이번스와 4년 85억원에 FA 계약을 맺었으나 37일 후 팔꿈치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으며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이는 MLB 도전에 큰 변수로 보였다.
린드블럼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2시즌을 보낸 후 2017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3시즌 만에 메이저리그 문턱을 밟았으나 벽은 여전히 높았다. 4경기 10⅓이닝 평균자책점 7.84로 경쟁력이 없었다. 결국, 시즌 도중 다시 롯데로 돌아왔다.
2018년은 전환점이었다. 김광현은 136이닝 11승 8패 평균자책점(ERA) 2.98을 기록했다. 구단의 관리로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건재함을 보인 시즌이었다. 1년을 쉬며 예전 구위도 회복했다.
린드블럼은 두산 이적이 커리어의 변곡점이었다. 168⅔이닝 15승 8패 ERA 2.88로 KBO리그 데뷔 이후 첫 2점대 ERA를 올렸다. 리그 규정이닝 투수 중 유일한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였다.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그의 몫이었다.
정상급으로 올라섰으나 안주하지 않았다. 발전을 갈구했다. 김광현은 2019년 스플리터를 실전용으로 완성해 레퍼토리를 늘렸다. 슬라이더 외에 나머지 구종이 밋밋하다는 약점을 상쇄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린드블럼은 2019년 투구 데이터 분석 기계인 랩소도를 자비로 들여왔다. 랩소도를 통해 스스로 투구를 분석하고 공부하며 더 나은 투구를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회전수를 크게 늘릴 수 있었다.
이는 성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김광현은 190⅓이닝 17승 6패 ERA 2.51로 2010년 이후 최고 시즌을 보냈다. 200이닝에 가까운 이닝을 소화하며 토미존 우려도 떨쳐냈다. 린드블럼은 194⅔이닝 20승 3패 ERA 2.50으로 골든글러브, MVP를 휩쓸었다.
이들의 발전을 지켜본 MLB 구단은 예전보다 뜨거운 러브콜을 보냈다. 린드블럼은 12일 밀워키와 3년 912만5000달러(약 107억원) 계약에 성공했고, 김광현은 18일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달러(약 8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밀워키와 세인트루이스 단장은 기자회견에서 나란히 새 얼굴의 MLB 성공을 자신했다.
이들의 해외 진출은 곧 KBO 선수들의 희망이다. 양현종(31·KIA 타이거즈), 김하성(24·키움 히어로즈), 나성범(30·NC 다이노스)을 비롯해 국내 선수들은 김광현을 보며 MLB 꿈을 키운다. KBO리그 무대를 밟은 외국인 선수들은 경력을 쌓고 린드블럼처럼 다시 MLB를 노크하려 한다. 김광현·린드블럼이 MLB에서 얼마만큼 하느냐에 따라 이들에게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린드블럼은 17일 밀워키 입단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봤다 “지름길 대신 멀리 돌아왔다. 그러나 현재의 나는 다르다. 계속해서 다듬고 발전해왔다”라고 했다. 린드블럼과 김광현은 더 큰 무대를 위해 먼길을 돌아왔다. 그러나 느리게라도 직진했고, 결국 완주에 성공했다. mungbean2@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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