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사상 초유의 FA(프리에이전트) 백지 위임이 나왔다. 올 겨울 프로야구 FA 중 덩치가 큰 선수로 평가 받는 오지환(29)이 원소속구단 LG트윈스에 자신의 계약을 백지 위임했다. 백지 위임이지만, 백기 투항이다. 선수의 계약을 대리해 협상하는 에이전트의 역할도 소멸됐다.
LG는 5일 오지환 측과 4번째 협상을 가졌다. 오지환은 이 자리에서 FA 계약과 관련해 구단에 백지위임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제 협상의 전권은 LG에게 넘어갔다. 협상 초기 오지환 측이 6년 계약을 원한다고 공개한 게 독이 됐다는 평가다.
올해 시즌 종료 후 첫 FA 자격을 취득한 그는 ‘자유의 몸’이 됐다. 하지만 FA 시장은 어느 해보다 추웠고, 오지환의 겨울도 싸늘했다. LG 잔류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협상은 답보 상태였다. 6년 계약을 원한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오지환의 에이전트가 자신의 SNS에 LG선수로 남고 싶다는 의사와 함께 6년 계약을 제시했다는 사실을 밝혔지만, 이후 논란이 되자 비공개로 전환했다.
선수 측이 6년 계약을 원하는 걸로 잘못된 행위라고 비판할 수는 없다. 2009년 신인 1차지명 선수로 LG에 입단한 이후 오지환은 프랜차이즈 스타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부정적인 이미지도 강한 선수긴 하다. 프로 초년병 시절부터 유격수로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수비는 불안했고, 오지환이 저지른 실책이 패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오지배라는 오지환의 별명은 이렇게 탄생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하는 과정은 야구계를 넘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아마시절부터 장점으로 꼽힌 타격은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 유격수로 경험이 쌓이면서 수비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11시즌 동안 통산 1207경기 타율 0.261 1057안타 103홈런 530타점 648득점 188도루 장타율 0.407 출루율 0.349를 기록했다.
프로야구 FA가 생긴 지 20년이 지났지만, 6년 계약을 맺은 선수가 정수근(2003년·40억6000만)과 최정(2018년·106억원) 등 2명뿐이었다는 점도 오지환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을 늘리게 하는 이유였다. 리그를 대표하는 톱타자(정수근), 아니면 거포 3루수에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최정)였다. 오지환을 이들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했을 때, 여러모로 처지는 게 사실이다. 결국 6년 계약이라는 프레임에 오지환이 원하는 조건에 살이 더 붙은 소문이 퍼졌다. 오지환은 욕심 많은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해졌다.
결국 오지환이 먼저 고개를 숙였다. 원소속구단에 잔류를 우선한 FA 전략을 충분히 세울 수 있지만, 백지 위임은 경우가 다른 문제다. 오지환은 LG에 계약에 관해 모든 걸 넘겼다. 에이전트가 할 일은 이제 없어졌다. 6년이라는 조건을 공개해 파장이 백지위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프로스포츠 선수 계약 관련해 에이전트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차명석 LG단장은 “존중과 예우를 하겠다”면서도 “냉정히 보겠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급하게 계약을 진행할 이유도 없어졌다. 차 단장이 일주일 가량 미국 출장을 떠나게 돼, 빨라도 14일 이후에나 계약이 진행된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상 초유의 FA(프리에이전트) 백지 위임이 나왔다. 올 겨울 프로야구 FA 중 덩치가 큰 선수로 평가 받는 오지환(29)이 원소속구단 LG트윈스에 자신의 계약을 백지 위임했다. 백지 위임이지만, 백기 투항이다. 선수의 계약을 대리해 협상하는 에이전트의 역할도 소멸됐다.
LG는 5일 오지환 측과 4번째 협상을 가졌다. 오지환은 이 자리에서 FA 계약과 관련해 구단에 백지위임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제 협상의 전권은 LG에게 넘어갔다. 협상 초기 오지환 측이 6년 계약을 원한다고 공개한 게 독이 됐다는 평가다.
올해 시즌 종료 후 첫 FA 자격을 취득한 그는 ‘자유의 몸’이 됐다. 하지만 FA 시장은 어느 해보다 추웠고, 오지환의 겨울도 싸늘했다. LG 잔류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협상은 답보 상태였다. 6년 계약을 원한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오지환의 에이전트가 자신의 SNS에 LG선수로 남고 싶다는 의사와 함께 6년 계약을 제시했다는 사실을 밝혔지만, 이후 논란이 되자 비공개로 전환했다.
선수 측이 6년 계약을 원하는 걸로 잘못된 행위라고 비판할 수는 없다. 2009년 신인 1차지명 선수로 LG에 입단한 이후 오지환은 프랜차이즈 스타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부정적인 이미지도 강한 선수긴 하다. 프로 초년병 시절부터 유격수로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수비는 불안했고, 오지환이 저지른 실책이 패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오지배라는 오지환의 별명은 이렇게 탄생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하는 과정은 야구계를 넘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아마시절부터 장점으로 꼽힌 타격은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 유격수로 경험이 쌓이면서 수비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11시즌 동안 통산 1207경기 타율 0.261 1057안타 103홈런 530타점 648득점 188도루 장타율 0.407 출루율 0.349를 기록했다.
프로야구 FA가 생긴 지 20년이 지났지만, 6년 계약을 맺은 선수가 정수근(2003년·40억6000만)과 최정(2018년·106억원) 등 2명뿐이었다는 점도 오지환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을 늘리게 하는 이유였다. 리그를 대표하는 톱타자(정수근), 아니면 거포 3루수에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최정)였다. 오지환을 이들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했을 때, 여러모로 처지는 게 사실이다. 결국 6년 계약이라는 프레임에 오지환이 원하는 조건에 살이 더 붙은 소문이 퍼졌다. 오지환은 욕심 많은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해졌다.
결국 오지환이 먼저 고개를 숙였다. 원소속구단에 잔류를 우선한 FA 전략을 충분히 세울 수 있지만, 백지 위임은 경우가 다른 문제다. 오지환은 LG에 계약에 관해 모든 걸 넘겼다. 에이전트가 할 일은 이제 없어졌다. 6년이라는 조건을 공개해 파장이 백지위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프로스포츠 선수 계약 관련해 에이전트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차명석 LG단장은 “존중과 예우를 하겠다”면서도 “냉정히 보겠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급하게 계약을 진행할 이유도 없어졌다. 차 단장이 일주일 가량 미국 출장을 떠나게 돼, 빨라도 14일 이후에나 계약이 진행된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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