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야구장 분위기 메이커. 무거운 탈을 쓰고 거동도 불편해 보이지만 항상 해맑게 뛰어다닌다. 팬에게도 서슴없이 다가가 장난치는 이 존재는 바로 ‘마스코트’다.
사람들이 야구장을 찾는 이유는 현장에서 생생하게 야구를 보기 위함도 있으나, 다른 사람과 함께 응원하고 즐기기 위해서 야구장에 간다. 구단 역시 이를 잘 이해하고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연구한다. 그 중 가장 기본적이고 팬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것이 마스코트다.
마스코트를 보면 항상 드는 의문점이 있다. 저 탈을 쓰고 있는 사람은 누굴까? 무엇 때문에 한여름에도 저런 힘든 일을 하는 걸까? 야구장의 또 다른 꽃인 마스코트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파헤쳐봤다.
◆ 마스코트, 너 누구니?
마스코트에 스토리텔링을 하기도 한다. 한화 이글스는 2016년 ‘수리’라는 새로운 마스코트를 내세웠다. 동갑내기 마스코트 위니와 비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 독수리라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kt 위즈 역시 수원 위즈파크에 사는 몬스터 두 마리가 우연히 마법의 심볼을 얻으면서 특수한 힘을 얻게 됐다는 배경으로 ‘빅’과 ‘또리’를 제작했다.
◆ 마스코트, 정체를 파헤치다
마스코트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10개 구단 중 막내인 kt의 ‘빅’과 ‘또리’를 찾았다. 막 출근한 빅과 또리를 붙잡으니 평소 장난 끼 많던 모습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수줍게 인터뷰에 응했다. 빅은 “마스코트를 하면 활발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내향적이다”고 고백했다.
마스코트는 힘든 일이 분명하다. 날씨와 상관없이 무거운 탈과 인형 옷을 입고 최소 5시간을 바쁘게 돌아다녀야 한다. “몇 년 하다보면 더운 건 적응이 된다. 노하우도 생긴다. 그러나 가끔 눈앞이 노랗게 변하기도 한다. 체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귀여운 표정으로 팬을 대하는 마스코트에게도 애환은 있다. 마스코트는 업무 중 말하거나 탈을 벗어선 안 된다. 따라서 가끔 행동이 과격한 팬을 만나면 곤란해진다. “지금은 덜 하지만 예전엔 일부 팬이 술 먹고 때리고 심하게 장난쳤다. 탈을 벗기려고 하는 게 가장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빅과 또리는 “마스코트 일은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직업이다”고 설명했다. 하루하고 그만 두는 사람도 종종 있다고 한다. 이렇게 힘든 일을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재밌다. 그리고 매력 있다. 빅과 또리 모두 입을 모아 외쳤다. “내가 사람이었으면 못했을 일이지만, 탈을 쓰면 어디선가 에너지가 생겨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
◆ 마스코트, 알고 보면 제일 바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그라운드와 응원석을 오가는 마스코트는 야구장에서 제일 바쁘다. 야구장을 찾는 관객을 맞이하고, 행사 진행을 도와야 한다. 홈경기는 특히 진행되는 이벤트가 많아 마스코트가 이리저리 불려 다니는 일이 많다. 경기 중엔 응원 유도도 열심히 해야 한다. 경기가 지고 있을 땐 쳐져 있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어야 하는 것도 마스코트의 특명이다. 빅과 또리를 통해 야구장 마스코트는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 알아봤다.
- 오후 4시: 출근 겸 회의
마스코트는 4시경 출근한다. 경기 시작 2시간 30분 전쯤이다. 출근하면 가장 먼저 복장을 갈아입는다. 복장은 전날 입었던 것을 다시 입는다. 땀을 한가득 흘려 냄새가 나지만 꾹 참고 입어야 한다. 탈과 유니폼은 주로 원정경기 때 빨래한다고 한다.
빅과 또리는 몸집이 크기 때문에 인형 옷을 입기 전, 뚱뚱한 몸매를 잡아 줄 고정 틀을 먼저 착용해야 한다. 때문에 화장실 가기도 벅차다. 유니폼이 시즌 별로 바뀌면 마스코트 역시 그에 맞는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이날 빅과 또리는 밀리터리 유니폼을 처음 받아 착용했다.
- 오후 6시: 본격적으로 그라운드로 출동
이 시간은 말 그대로 ‘마스코트 타임’이다. 마스코트들이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시간이다. 선수들의 준비 운동이 끝나는 오후 6시부터 마스코트들은 그라운드를 누빈다. 그간 친하게 지내던 선수와 장난치기도 하고, 재치 있는 행동으로 경기를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한다.
이날 빅과 또리는 일반 것보다 더 크고 화려하게 제작된 배드민턴 채와 셔틀콕을 가지고 관중 앞에서 배드민턴을 쳤다. 이후 경기 시작 약 10분 전, 경기에 앞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해 반응을 유도한다. 시상식이 있다면 시상 보조를 하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구단 홍보에 나선다.
- 경기 중: 응원석에서 팬들과 소통하다
마스코트가 가장 바쁜 때는 단연 경기 중이다. 이날 마스코트는 응원단장, 치어리더와 함께 응원 안무를 외워 함께 무대를 뛴다. 주말 경기 중엔 춤 공연을 하기도 한다. 원정 응원석에 놀러가 홈팀을 응원하기도 한다.
공수 교대하는 짧은 시간에도 쉬지 못 했다. 팬들이 계속 사진 촬영을 요청해오기 때문. 팬과 정신없이 뛰고 소통하며 시간을 보내다보면 경기는 끝을 향해 가고 있다.
- 경기 마무리, 그리고 퇴근
8회말쯤 되면 마스코트는 바쁘게 더그아웃으로 내려간다. 만약 경기에서 이길 경우, 수훈선수 인터뷰를 도와야하기 때문. 여기까지 끝나면 공식적인 업무는 끝이 난다. 4시부터 약 10시까지 빼곡히 짜여있던 모든 일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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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야구장을 찾는 이유는 현장에서 생생하게 야구를 보기 위함도 있으나, 다른 사람과 함께 응원하고 즐기기 위해서 야구장에 간다. 구단 역시 이를 잘 이해하고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연구한다. 그 중 가장 기본적이고 팬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것이 마스코트다.
마스코트를 보면 항상 드는 의문점이 있다. 저 탈을 쓰고 있는 사람은 누굴까? 무엇 때문에 한여름에도 저런 힘든 일을 하는 걸까? 야구장의 또 다른 꽃인 마스코트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파헤쳐봤다.
◆ 마스코트, 너 누구니?
마스코트는 각 구단을 상징한다. (왼쪽부터) 두산 철웅이, 넥센 돔돔이, 한화 수리, kt 빅. 사진=MK스포츠 DB
프로야구에서 마스코트는 원년인 1982년에 등장해, 각 구단과 스폰서를 상징해왔다. 두산 베어스는 기존 마스코트인 반달가슴곰에 중공업 등 두산기업의 특징을 접목시켜 로봇 곰 ‘철웅이’를 탄생시켰다. 넥센 히어로즈는 고척 스카이돔을 상징하는 수호 로봇 ‘돔돔이’를 만들었다.마스코트에 스토리텔링을 하기도 한다. 한화 이글스는 2016년 ‘수리’라는 새로운 마스코트를 내세웠다. 동갑내기 마스코트 위니와 비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 독수리라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kt 위즈 역시 수원 위즈파크에 사는 몬스터 두 마리가 우연히 마법의 심볼을 얻으면서 특수한 힘을 얻게 됐다는 배경으로 ‘빅’과 ‘또리’를 제작했다.
◆ 마스코트, 정체를 파헤치다
마스코트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10개 구단 중 막내인 kt의 ‘빅’과 ‘또리’를 찾았다. 막 출근한 빅과 또리를 붙잡으니 평소 장난 끼 많던 모습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수줍게 인터뷰에 응했다. 빅은 “마스코트를 하면 활발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내향적이다”고 고백했다.
"마스코트 탈을 쓰면 어디선가 에너지가 나와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한이정 기자
마스코트는 시즌 별로 계약을 맺는다. 그렇다고 탈을 쓰는 사람이 쉽게 바뀌진 않는다. 빅은 벌써 3년째 kt 마스코트로 활약하고 있다. 또리는 2년차다. 마스코트 일을 하게 된 계기는 각기 달랐다. 빅은 “20살 때 우연히 아르바이트로 시작하게 됐다. 일을 하다 보니 재미를 느꼈고, 당시 사장님이 계속 일해보자고 권유했다. 마스코트 일만 벌써 10년차다”고 밝혔다. 또리는 “어릴 때 비보잉을 했는데, 같이 춤을 추던 지인이 마스코트 일을 하고 있었다. 공연도 하고 사람도 만나는 일이라고 해서 시작했다가 지금까지 하게 됐다”고 전했다.마스코트는 힘든 일이 분명하다. 날씨와 상관없이 무거운 탈과 인형 옷을 입고 최소 5시간을 바쁘게 돌아다녀야 한다. “몇 년 하다보면 더운 건 적응이 된다. 노하우도 생긴다. 그러나 가끔 눈앞이 노랗게 변하기도 한다. 체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귀여운 표정으로 팬을 대하는 마스코트에게도 애환은 있다. 마스코트는 업무 중 말하거나 탈을 벗어선 안 된다. 따라서 가끔 행동이 과격한 팬을 만나면 곤란해진다. “지금은 덜 하지만 예전엔 일부 팬이 술 먹고 때리고 심하게 장난쳤다. 탈을 벗기려고 하는 게 가장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경기 중 마스코트는 쉬지 않는다. 사진=한이정 기자
마스코트는 경기 도중 서로 장난치는 퍼포먼스가 잦다. 그러나 그 중 연습한 건 별로 없다고 한다. 빅과 또리는 “오랜 시간 함께 일한 동료기 때문에 손 올리는 동작만 봐도 '어떤 행동을 취하겠구나' 하는 느낌이 온다. 맞춰줄 뿐이다”고 전했다.빅과 또리는 “마스코트 일은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직업이다”고 설명했다. 하루하고 그만 두는 사람도 종종 있다고 한다. 이렇게 힘든 일을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재밌다. 그리고 매력 있다. 빅과 또리 모두 입을 모아 외쳤다. “내가 사람이었으면 못했을 일이지만, 탈을 쓰면 어디선가 에너지가 생겨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
◆ 마스코트, 알고 보면 제일 바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그라운드와 응원석을 오가는 마스코트는 야구장에서 제일 바쁘다. 야구장을 찾는 관객을 맞이하고, 행사 진행을 도와야 한다. 홈경기는 특히 진행되는 이벤트가 많아 마스코트가 이리저리 불려 다니는 일이 많다. 경기 중엔 응원 유도도 열심히 해야 한다. 경기가 지고 있을 땐 쳐져 있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어야 하는 것도 마스코트의 특명이다. 빅과 또리를 통해 야구장 마스코트는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 알아봤다.
- 오후 4시: 출근 겸 회의
마스코트는 4시경 출근한다. 경기 시작 2시간 30분 전쯤이다. 출근하면 가장 먼저 복장을 갈아입는다. 복장은 전날 입었던 것을 다시 입는다. 땀을 한가득 흘려 냄새가 나지만 꾹 참고 입어야 한다. 탈과 유니폼은 주로 원정경기 때 빨래한다고 한다.
빅과 또리는 몸집이 크기 때문에 인형 옷을 입기 전, 뚱뚱한 몸매를 잡아 줄 고정 틀을 먼저 착용해야 한다. 때문에 화장실 가기도 벅차다. 유니폼이 시즌 별로 바뀌면 마스코트 역시 그에 맞는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이날 빅과 또리는 밀리터리 유니폼을 처음 받아 착용했다.
오후 4시 출근하자마자 응원단과 함께 회의에 나선다. 사진=한이정 기자
유니폼을 입은 뒤, 함께 단상에 올라가는 응원단장과 어떤 식으로 응원을 유도할 건지, 전날은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등 짧게 회의를 갖는다. 이후 5시부터 현관 앞으로 나가 관람 온 팬들을 맞이한다.- 오후 6시: 본격적으로 그라운드로 출동
이 시간은 말 그대로 ‘마스코트 타임’이다. 마스코트들이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시간이다. 선수들의 준비 운동이 끝나는 오후 6시부터 마스코트들은 그라운드를 누빈다. 그간 친하게 지내던 선수와 장난치기도 하고, 재치 있는 행동으로 경기를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한다.
이날 빅과 또리는 일반 것보다 더 크고 화려하게 제작된 배드민턴 채와 셔틀콕을 가지고 관중 앞에서 배드민턴을 쳤다. 이후 경기 시작 약 10분 전, 경기에 앞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해 반응을 유도한다. 시상식이 있다면 시상 보조를 하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구단 홍보에 나선다.
- 경기 중: 응원석에서 팬들과 소통하다
마스코트가 가장 바쁜 때는 단연 경기 중이다. 이날 마스코트는 응원단장, 치어리더와 함께 응원 안무를 외워 함께 무대를 뛴다. 주말 경기 중엔 춤 공연을 하기도 한다. 원정 응원석에 놀러가 홈팀을 응원하기도 한다.
응원단과 함께 관객 반응을 유도하는 마스코트. 사진=한이정 기자
빅과 또리는 구석구석 팬들을 찾아다니며 응원을 유도했다. 응원 안 하는 팬들을 찾아가 장난치기도 하고, 쳐져있는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응원단장의 엉덩이를 때리는 등 장난 치며 관객들에게 깨알재미를 선사했다. 또 선수를 응원할 때 엉뚱한 행동으로 팬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공수 교대하는 짧은 시간에도 쉬지 못 했다. 팬들이 계속 사진 촬영을 요청해오기 때문. 팬과 정신없이 뛰고 소통하며 시간을 보내다보면 경기는 끝을 향해 가고 있다.
- 경기 마무리, 그리고 퇴근
8회말쯤 되면 마스코트는 바쁘게 더그아웃으로 내려간다. 만약 경기에서 이길 경우, 수훈선수 인터뷰를 도와야하기 때문. 여기까지 끝나면 공식적인 업무는 끝이 난다. 4시부터 약 10시까지 빼곡히 짜여있던 모든 일이 끝났다.
마스코트는 출근 오후 4시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야구장을 누빈다. 사진=한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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