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현장은 피곤하다고 아우성, 팬들은 흥미가 떨어진다고 쓴 소리였다. 거의 모두가 싫어하는 2연전. 그러나 내년에도 KBO는 8월 초순부터 ‘2연전 시리즈’에 돌입한다.
팀들이 일주일에 최대 세 차례나 여행 짐을 싸야하는데다, 위닝-루징시리즈가 갈리는 3연전보다 뚜렷하게 긴장감이 떨어지는 등 2연전은 심각한 폐단이 지적돼왔다. 특히 이동거리 부담이 큰 지방 팀들은 상대적 불이익을 호소하기도 했다. KBO는 지난 8월부터 각 구단의 의견을 모으고 단장들의 실행위원회를 중심으로 개선안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결국 2017시즌에도 올해와 똑같이 8월 둘째 주 이후의 매치업을 모두 2연전으로 채운 정규시즌 일정을 확정했다. 이번주중 발표를 앞두고 있다.
▶ 홈 경기수 격년제 어드밴티지, 합의할 수 없나
이 문제는 10개 구단이 팀간 16경기를 치르는 현행 체제에서 두 차례씩 홈 3연전을 나누고 나면 애매하게 남아버리는 4경기 때문에 발생한다. 각 팀의 홈경기수가 똑같은 3연전 시리즈를 치르려면 팀간 18차전, 혹은 12차전이 필요한데 전자는 팀당 시즌 게임수가 무려 162경기가 되고, 후자는 고작 108경기가 되어버리니 양쪽 모두 논의하기 곤란한 숫자다.
결국 현실적인 팀간 16차전 체제에서 ‘2연전 없애기’ 과제를 풀어내려면 각 팀이 홈경기 수 어드밴티지를 격년제로 주고받는 ‘대의’에 합의할 수 있어야 한다. 한 팀은 홈 3연전을 세 차례 갖고 상대 팀은 두 차례 3연전과 잔여 1경기를 유치하는 방식의 팀 간 9-7 홈경기 배분을 해마다 번갈아 나눠 갖는 것이 변동폭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이 경우 팀간 다섯차례 3연전씩만(팀간 15경기) 미리 편성하고 나머지 한경기는 잔여경기 일정 논의에 포함시키는 탄력 편성법이 수월하다. KBO의 시즌 총 720 경기 중 675경기(22.5주분)만 먼저 편성하는 방식이다.
▶ ‘9-7’에 합의해도 남는 문제들
의외로 홈 경기수 어드밴티지의 격년제 교환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하는 감독들이 적지 않다. 순위싸움의 클라이막스 구간인 정규시즌 막판의 4분의1을 ‘2연전 시리즈’로 치르는 현행 체제보다는 오히려 정상적인 운영을 펼칠 수 있다는 생각들이 많다.
그러나 막상 운영팀장회의 등에서 프런트들의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금조 KBO 운영부장은 “인기팀과의 매치업인 경우, 다섯 달 동안 홈에서 두 번 밖에 만나지 못한다면 각팀 마케팅 입장에서 크게 아쉬울 수 있다”며 9-7 조정에 회의적인 팀들의 고민을 설명했다.
언뜻 현실적으로 보이는 ‘탄력 편성법’도 KBO로서는 영 시도하기 껄끄러운 방법이다. KBO가 미리 짤 수 있는 정규일정에 팀간 홈경기 수가 9-6으로 극심하게 불균형한 것이 난제다. 정 부장은 “KBO는 일정을 짤 때 팀 간 형평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8-8 경기를 최선으로 배분하는 현행 방식에서도 각 시즌마다 예민하게 유불리를 논하는 현장의 불만이 나오는데 애초에 불균형한 9-6 경기를 배분했을 때 잡음이 최소화될 수 있을지 확신하기 힘들다”며 과감한 조정에 나서기 힘든 어려움을 호소했다.
▶ 해법 부재보다 의지 부족?
2연전의 폐단에 대해서는 모두가 입을 모으지만, 그 불편함을 느끼는 각 팀의 미묘한 온도차 때문에 이 문제의 적극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무려 한 달 반이나 편성되는 2연전 기간은 지방 팀들에게 특히 어마어마한 괴로움이다. 그러나 수도권 팀들이 체감하는 피로도는 덜한 것이 사실. 고통의 크기가 다르면 어떤 팀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이로운 변수로 느껴질 수 있는 여지마저 있다.
여기에 계산이 똑 떨어지는 대안이 불가능하고 이래저래 장단점을 연구하면서 어느 정도 각팀이 유불리를 감수해야 하는 셈법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 마디로 계산이 복잡해지면서 ‘수포자’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후반기 내내 2연전 체제를 성토하는 현장의 볼멘소리가 시끄러웠지만, 막상 시즌중 감독자 회의에서 이 건은 논의되지 않았다. KBO 역시 팀들의 합의가 어렵다는 이유로 심도 깊은 논의나 적극적인 조정 노력 없이 현행 체제 유지를 결정했다. 강력한 개선 의지가 부족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팬들을 먼저 생각하고 리그의 타이트한 긴장감과 흥미를 최우선으로 고려했을 때, 대뜸 8월초부터 돌입하는 한 달반의 2연전 시리즈는 분명히 치명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 해법이 단순하지 않고 구단들의 합의가 힘들다고 해도 리그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10구단, 팀당 144경기 체제가 유지되는 동안 내년, 내후년에도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관한한 리그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KBO 주도적인 정책, 해법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chicle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팀들이 일주일에 최대 세 차례나 여행 짐을 싸야하는데다, 위닝-루징시리즈가 갈리는 3연전보다 뚜렷하게 긴장감이 떨어지는 등 2연전은 심각한 폐단이 지적돼왔다. 특히 이동거리 부담이 큰 지방 팀들은 상대적 불이익을 호소하기도 했다. KBO는 지난 8월부터 각 구단의 의견을 모으고 단장들의 실행위원회를 중심으로 개선안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결국 2017시즌에도 올해와 똑같이 8월 둘째 주 이후의 매치업을 모두 2연전으로 채운 정규시즌 일정을 확정했다. 이번주중 발표를 앞두고 있다.
▶ 홈 경기수 격년제 어드밴티지, 합의할 수 없나
이 문제는 10개 구단이 팀간 16경기를 치르는 현행 체제에서 두 차례씩 홈 3연전을 나누고 나면 애매하게 남아버리는 4경기 때문에 발생한다. 각 팀의 홈경기수가 똑같은 3연전 시리즈를 치르려면 팀간 18차전, 혹은 12차전이 필요한데 전자는 팀당 시즌 게임수가 무려 162경기가 되고, 후자는 고작 108경기가 되어버리니 양쪽 모두 논의하기 곤란한 숫자다.
결국 현실적인 팀간 16차전 체제에서 ‘2연전 없애기’ 과제를 풀어내려면 각 팀이 홈경기 수 어드밴티지를 격년제로 주고받는 ‘대의’에 합의할 수 있어야 한다. 한 팀은 홈 3연전을 세 차례 갖고 상대 팀은 두 차례 3연전과 잔여 1경기를 유치하는 방식의 팀 간 9-7 홈경기 배분을 해마다 번갈아 나눠 갖는 것이 변동폭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이 경우 팀간 다섯차례 3연전씩만(팀간 15경기) 미리 편성하고 나머지 한경기는 잔여경기 일정 논의에 포함시키는 탄력 편성법이 수월하다. KBO의 시즌 총 720 경기 중 675경기(22.5주분)만 먼저 편성하는 방식이다.
▶ ‘9-7’에 합의해도 남는 문제들
의외로 홈 경기수 어드밴티지의 격년제 교환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하는 감독들이 적지 않다. 순위싸움의 클라이막스 구간인 정규시즌 막판의 4분의1을 ‘2연전 시리즈’로 치르는 현행 체제보다는 오히려 정상적인 운영을 펼칠 수 있다는 생각들이 많다.
그러나 막상 운영팀장회의 등에서 프런트들의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금조 KBO 운영부장은 “인기팀과의 매치업인 경우, 다섯 달 동안 홈에서 두 번 밖에 만나지 못한다면 각팀 마케팅 입장에서 크게 아쉬울 수 있다”며 9-7 조정에 회의적인 팀들의 고민을 설명했다.
언뜻 현실적으로 보이는 ‘탄력 편성법’도 KBO로서는 영 시도하기 껄끄러운 방법이다. KBO가 미리 짤 수 있는 정규일정에 팀간 홈경기 수가 9-6으로 극심하게 불균형한 것이 난제다. 정 부장은 “KBO는 일정을 짤 때 팀 간 형평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8-8 경기를 최선으로 배분하는 현행 방식에서도 각 시즌마다 예민하게 유불리를 논하는 현장의 불만이 나오는데 애초에 불균형한 9-6 경기를 배분했을 때 잡음이 최소화될 수 있을지 확신하기 힘들다”며 과감한 조정에 나서기 힘든 어려움을 호소했다.
▶ 해법 부재보다 의지 부족?
2연전의 폐단에 대해서는 모두가 입을 모으지만, 그 불편함을 느끼는 각 팀의 미묘한 온도차 때문에 이 문제의 적극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무려 한 달 반이나 편성되는 2연전 기간은 지방 팀들에게 특히 어마어마한 괴로움이다. 그러나 수도권 팀들이 체감하는 피로도는 덜한 것이 사실. 고통의 크기가 다르면 어떤 팀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이로운 변수로 느껴질 수 있는 여지마저 있다.
여기에 계산이 똑 떨어지는 대안이 불가능하고 이래저래 장단점을 연구하면서 어느 정도 각팀이 유불리를 감수해야 하는 셈법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 마디로 계산이 복잡해지면서 ‘수포자’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후반기 내내 2연전 체제를 성토하는 현장의 볼멘소리가 시끄러웠지만, 막상 시즌중 감독자 회의에서 이 건은 논의되지 않았다. KBO 역시 팀들의 합의가 어렵다는 이유로 심도 깊은 논의나 적극적인 조정 노력 없이 현행 체제 유지를 결정했다. 강력한 개선 의지가 부족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팬들을 먼저 생각하고 리그의 타이트한 긴장감과 흥미를 최우선으로 고려했을 때, 대뜸 8월초부터 돌입하는 한 달반의 2연전 시리즈는 분명히 치명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 해법이 단순하지 않고 구단들의 합의가 힘들다고 해도 리그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10구단, 팀당 144경기 체제가 유지되는 동안 내년, 내후년에도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관한한 리그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KBO 주도적인 정책, 해법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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