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녀 인비가 대한민국의 딸이 되어 돌아왔다”
세계를 재패한 ‘골프 여제’ 박인비도 할아버지의 뜨거운 포옹 앞에 영락없는 손녀딸의 모습을 보여줬다.
2016 리우올림픽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인비는 23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인비는 이날 카메라 플래시와 수많은 취재진의 질문 세례 속에서 환한 표정으로 입국장을 들어섰다. 입국장에는 아버지 박건규 씨와 어머니 김성자 씨, 할아버지 박병준 옹이 기다리고 있었다.
박병준 옹은 이날 손녀 박인비를 보자마자 끌어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고생했다”고 되뇌었다. 이어 “인비가 내 손녀였는데 이젠 대한민국의 딸이 되어 돌아왔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금메달을 할아버지 목에 걸어드린 뒤 “할아버지 왜 울어, 울지마”라며 두 팔을 벌려 포옹했다.
박인비는 가족에 대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가족들이 있었기에 힘을 받았고 올림픽에 나가야겠다는 용기를 얻었다”며 “가족들이 이렇게 환영해주니 금메달을 딴 것이 더욱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앞서 왼쪽 엄지손가락 부상 때문에 올림픽을 앞두고 삼다수 마스터스에 컷오프를 당하는 등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박인비는 “올림픽에 가기 전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고 가족들도 많이 힘들어했다”며 “아무래도 좋지 않은 상황을 겪다보니까 더욱 그랬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박인비는 한달 반 동안 남편 남기협 씨의 응원을 받으며 올림픽의 중압감을 이겨냈다. 박인비는 “남편이 다시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줬다”며 “스윙코치이자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더 멀리 나아갈 수 있고 계속 성장할 수 있는 버팀목”이라며 “이런 남편이 있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당분간 국내에 머물면서 손가락 치료와 재활을 하며 복귀를 준비할 예정이다. 박인비는 “한국에서 한 달 반 훈련했는데 그때가 휴가철이었다”며 “못 쓴 휴가 쓰고 싶고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홍두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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