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우린 5연승을 하면 안 되는 팀이다.” 의아하게 만드는 이 이상한 발언은 염경엽 넥센 감독이 시즌 중 여러 차례 밝혔던 이야기다.
염 감독은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하나 누구보다 팀의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다. 연승을 위해 힘을 과하게 쏟다가 탈이 난다는 것. 그리고 부메랑이 돼 연승 효과가 사라진다고 했다.
3~4연승 후 1패, 그리고 다시 연승으로 달려가는 게 염 감독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로드맵’이다. 그런 넥센이 5연승을 달렸다. 지난 3일 연장 11회 터진 박정음의 끝내기 안타와 함께. 시즌 첫 5연승이다.
넥센은 5월의 첫 주 이후 5승 1패로 한 주를 마감했다. 10개 팀 중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다. ‘42승’으로 승수만 따지면 2위 NC와 동일하다(NC는 넥센보다 8경기를 덜 했다).
염 감독은 다른 팀들의 견제에 미끄러질지 모른다고 했지만, 넥센은 반환점을 돈 뒤에도 잘 버텨내고 있다. SK가 4승 1패를 하고도 3위와 4위의 승차는 2.5경기로 벌어졌다.
그런데 잘 던진 건 아니었다. 넥센은 지난주 평균자책점이 6.43이었다. kt(7.33) LG(6.95) NC(6.84)에 이어 뒤에서 4번째. 넥센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점대(4.83)다.
10승 투수 신재영이 2번 등판했으나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3이닝 7실점(6월 28일 한화전)으로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선발투수가 4회 이내 강판한 게 2경기였다.
그렇기에 주목해야 할 넥센의 ‘방망이’다. 마운드가 어느 때보다 낮았던 가운데 타선이 이를 덮어줬다. 6개 팀이 주간 3할 타율을 기록했지만 단연 압도적인 팀은 넥센이다. 타율 0.376 OPS 0.990으로 1위다.
타격 페이스가 상당히 좋다. 넥센은 6월 29일 한화전부터 5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팀 시즌 처음이다. 매 경기 최소 12개를 쳤다. 꾸준하다. 그렇게 총 안타 71개에 4사구 27개를 더해 43득점을 올렸다.
넥센은 더 이상 ‘홈런공장’이 아니다. 66개로 공동 7위. 지난주에도 때린 홈런(6개)보다 맞은 홈런(12개)이 훨씬 많았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에 몰아쳤다. 6월 29일 한화전과 7월 1일 KIA전에서 홈런 3방씩을 날렸다. 승부의 쐐기를 박는 홈런쇼였다.
홈런이 전부가 아니다. 연타에 능하다. 소나기 펀치로 상대 투수들을 흔들었다. 그리고 뛰는 야구는 유효하다. 5번을 실패했으나, 6번을 성공했다. 7월 3일 넥센의 도루 4개는 추격전의 힘이었다.
그렇다고 스몰야구는 아니다. 넥센은 희생번트(21개)가 가장 적다(1위 삼성 52개). 그러나 필요할 때는 한다. 7월 3일 경기의 11회말 무사 만루 밥상을 차린 유재신의 번트(내야안타)는 기가 막혔다.
그 다양하게 만든 기회를 살린다. 넥센은 이것에 능했다. 시즌 득점권 타율이 0.322로 1위다. 독주 페이스의 선두 두산(0.306)보다 높다. 득점권 타율 0.392의 김하성은 “앞에 형들이 찬스를 만들어줄 때면 더욱 집중해 타격을 한다”라고 했다. 지난 주간 득점권 안타 상위 6명 중 3명(5안타 고종욱-4안타 박정음·윤석민)이 넥센 소속이었다.
그 중 고종욱은 찬스에 무척 강했다. 0.438로 시즌 득점권 타율 1위다. “야구가 안 된다”라고 늘 푸념하는 고종욱이지만, 그가 가장 뿌듯해하는 기록이다. 고종욱은 지난주 5안타, 4안타 포함 멀티히트만 4경기였다. 특히, 7월 1일에는 그가 ‘좋아하는’ 홈런도 때렸다.
넥센은 지난 주간 타율 4할5푼 이상을 기록한 선수만 4명이었다. 고종욱(0.538), 윤석민(0.478), 채태인(0.474), 김민성(0.458)이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눈길을 끄는 건 채태인과 김민성. 하락세였던 그들이 다시 반등했다. 이택근도 6월 30일 한화전서 3안타를 치는 등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염 감독과 심재학 타격코치는 선참 선수들의 타격감 회복에 흡족해 했다. 심 코치는 “믿어주며 기다려줬던 이택근, 채태인, 김민성 등이 좋아졌다”라며 “가장 위험한 게 집단 타격 슬럼프다. 그렇게 안 되도록 하는 게 타격코치의 역할인데, 그 점에서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넥센은 멀티히트 경기가 77번이다. 전 경기다. 누구든지 2안타 이상은 쳤다. 고르게 활약해주는 가운데 베테랑까지 살아나니 ‘공격력 업그레이드’다.
끝으로 심 코치와 넥센 야수들은 전력분석팀의 ‘공’도 잊지 않았다. 지난 주간 넥센을 상대한 6명의 선발투수 중 누구도 5이닝도 소화하지 못했다. 최고 구속 158km의 강속구를 던졌던 카스티요(한화)는 3회도 못 버텼다.
심 코치는 “요즘은 정보전이다. 전력분석팀이 카스티요의 미국 활동 자료까지 확보해 세세하게 분석했다. 그 자료가 크게 도움이 됐다. ‘칠 수 있는 공만 쳐라’라고 이야기했는데, 타자들의 대처 능력이 좋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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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감독은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하나 누구보다 팀의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다. 연승을 위해 힘을 과하게 쏟다가 탈이 난다는 것. 그리고 부메랑이 돼 연승 효과가 사라진다고 했다.
3~4연승 후 1패, 그리고 다시 연승으로 달려가는 게 염 감독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로드맵’이다. 그런 넥센이 5연승을 달렸다. 지난 3일 연장 11회 터진 박정음의 끝내기 안타와 함께. 시즌 첫 5연승이다.
넥센은 5월의 첫 주 이후 5승 1패로 한 주를 마감했다. 10개 팀 중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다. ‘42승’으로 승수만 따지면 2위 NC와 동일하다(NC는 넥센보다 8경기를 덜 했다).
염 감독은 다른 팀들의 견제에 미끄러질지 모른다고 했지만, 넥센은 반환점을 돈 뒤에도 잘 버텨내고 있다. SK가 4승 1패를 하고도 3위와 4위의 승차는 2.5경기로 벌어졌다.
그런데 잘 던진 건 아니었다. 넥센은 지난주 평균자책점이 6.43이었다. kt(7.33) LG(6.95) NC(6.84)에 이어 뒤에서 4번째. 넥센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점대(4.83)다.
10승 투수 신재영이 2번 등판했으나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3이닝 7실점(6월 28일 한화전)으로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선발투수가 4회 이내 강판한 게 2경기였다.
그렇기에 주목해야 할 넥센의 ‘방망이’다. 마운드가 어느 때보다 낮았던 가운데 타선이 이를 덮어줬다. 6개 팀이 주간 3할 타율을 기록했지만 단연 압도적인 팀은 넥센이다. 타율 0.376 OPS 0.990으로 1위다.
타격 페이스가 상당히 좋다. 넥센은 6월 29일 한화전부터 5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팀 시즌 처음이다. 매 경기 최소 12개를 쳤다. 꾸준하다. 그렇게 총 안타 71개에 4사구 27개를 더해 43득점을 올렸다.
넥센은 더 이상 ‘홈런공장’이 아니다. 66개로 공동 7위. 지난주에도 때린 홈런(6개)보다 맞은 홈런(12개)이 훨씬 많았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에 몰아쳤다. 6월 29일 한화전과 7월 1일 KIA전에서 홈런 3방씩을 날렸다. 승부의 쐐기를 박는 홈런쇼였다.
홈런이 전부가 아니다. 연타에 능하다. 소나기 펀치로 상대 투수들을 흔들었다. 그리고 뛰는 야구는 유효하다. 5번을 실패했으나, 6번을 성공했다. 7월 3일 넥센의 도루 4개는 추격전의 힘이었다.
그렇다고 스몰야구는 아니다. 넥센은 희생번트(21개)가 가장 적다(1위 삼성 52개). 그러나 필요할 때는 한다. 7월 3일 경기의 11회말 무사 만루 밥상을 차린 유재신의 번트(내야안타)는 기가 막혔다.
그 다양하게 만든 기회를 살린다. 넥센은 이것에 능했다. 시즌 득점권 타율이 0.322로 1위다. 독주 페이스의 선두 두산(0.306)보다 높다. 득점권 타율 0.392의 김하성은 “앞에 형들이 찬스를 만들어줄 때면 더욱 집중해 타격을 한다”라고 했다. 지난 주간 득점권 안타 상위 6명 중 3명(5안타 고종욱-4안타 박정음·윤석민)이 넥센 소속이었다.
그 중 고종욱은 찬스에 무척 강했다. 0.438로 시즌 득점권 타율 1위다. “야구가 안 된다”라고 늘 푸념하는 고종욱이지만, 그가 가장 뿌듯해하는 기록이다. 고종욱은 지난주 5안타, 4안타 포함 멀티히트만 4경기였다. 특히, 7월 1일에는 그가 ‘좋아하는’ 홈런도 때렸다.
넥센은 지난 주간 타율 4할5푼 이상을 기록한 선수만 4명이었다. 고종욱(0.538), 윤석민(0.478), 채태인(0.474), 김민성(0.458)이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눈길을 끄는 건 채태인과 김민성. 하락세였던 그들이 다시 반등했다. 이택근도 6월 30일 한화전서 3안타를 치는 등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염 감독과 심재학 타격코치는 선참 선수들의 타격감 회복에 흡족해 했다. 심 코치는 “믿어주며 기다려줬던 이택근, 채태인, 김민성 등이 좋아졌다”라며 “가장 위험한 게 집단 타격 슬럼프다. 그렇게 안 되도록 하는 게 타격코치의 역할인데, 그 점에서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넥센은 멀티히트 경기가 77번이다. 전 경기다. 누구든지 2안타 이상은 쳤다. 고르게 활약해주는 가운데 베테랑까지 살아나니 ‘공격력 업그레이드’다.
넥센은 6월 29일 한화전부터 7월 3일 KIA전까지 5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며 5연승을 달렸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타율을 0.293까지 끌어올린 김민성은 “믿고 기다려주신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도 감사하다. 안 좋던 시기를 겪으면서 한 단계 더 발전한 것 같다”라며 “그 동안 젊은 야수들과 선배 불펜 투수들이 잘 해줬다. 나를 비롯한 선배 야수들이 좋지 않았는데 최근 (타격감이)올라갔다. 앞으로 위기가 있겠지만, 더 비틸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말했다.끝으로 심 코치와 넥센 야수들은 전력분석팀의 ‘공’도 잊지 않았다. 지난 주간 넥센을 상대한 6명의 선발투수 중 누구도 5이닝도 소화하지 못했다. 최고 구속 158km의 강속구를 던졌던 카스티요(한화)는 3회도 못 버텼다.
심 코치는 “요즘은 정보전이다. 전력분석팀이 카스티요의 미국 활동 자료까지 확보해 세세하게 분석했다. 그 자료가 크게 도움이 됐다. ‘칠 수 있는 공만 쳐라’라고 이야기했는데, 타자들의 대처 능력이 좋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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