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꼴찌 탈출, 한화의 그 소원이 요원하기만 하다. 하늘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줬으나, ‘지푸라기’도 잡지 못했다.
8위 삼성, 9위 kt와 0.5경기차였던 한화는 지난 29일 넥센에 홈런 3방을 얻어맞으며 4-7로 졌다. 그래도 삼성, kt의 동반 패배로 이틀 연속 탈꼴찌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한화는 30일에도 패배의 쓴맛을 봤다. 3회말과 5회말 대량 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넥센은 시즌 한화전 4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상대 전적 8승 4패의 우세. 지난 4월 7일 이후 줄곧 꼴찌였던 한화는 또 탈출 실패. 중요한 승부처에서 3가지 엇박자가 났다.
▲카스티요의 2⅔이닝
한화의 대체 외국인투수 파비오 카스티요는 한줄기 희망의 빛이었다. 지난 25일 KBO리그 데뷔 무대에서 7이닝 1실점의 역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최고 159km의 빠른 공은 그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켰다. 황재균에게 홈런을 맞은 뒤 완급 조절을 하며 인상적인 피칭을 펼쳤다.
지난 20일 한국 땅을 밟은 카스티요는 5일 만에 공을 던졌다. 하루 더 빨리 실전에 투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좀 더 준비기간을 뒀다. 시차 적응도 고려했겠지만, 좀 더 두 눈으로 KBO리그를 살피라는 의중이었다.
카스티요의 2번째 등판도 5일 뒤였다. 4일 휴식 이후 등판. 썩 재미를 못 봤던 한화인데, 카스티요도 예외는 아니었다. 1사 만루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며 2회말까지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은 공략되고 있었다. 불안했다.
카스티요는 3회말 채태인과 박동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안타 5개와 4사구 2개로 무려 6실점을 했다. 공은 여전히 빨랐으나(3회말 최고 157km) 넥센 타자들의 배트에 닿더니 쭉쭉 뻗어갔다.
초반 6실점은 큰 타격이었다. 지난 18일과 19일 1이닝 7실점 이후 넥센전 1이닝 2번째 최다 실점이다. 한화는 청주에서 그 2경기를 모두 내줬다.
투수가 잘 던진다. 그렇다면 계속 두는 게 ‘상식’ 선에서 맞지 않을까. 한화는 이날 가장 구위가 좋았던 투수에게 공 4개만 던지게 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교체.
장민재는 좀처럼 끝날 줄 모르던 3회말 2사 1루서 등판했다. 그리고 3회에만 33구를 기록한 카스티요와 달리 공 1개로 이닝 종료.
그 사이 한화 타선은 박주현을 공략하며 대거 4점을 뽑았다. 0-6에서 4-6으로 매서운 추격이었다. 클리닝 타임은 아직 멀었다. 2점차의 승부, 앞으로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어떤 일이 장민재의 교체였다. 한화는 4회말 장민재가 서건창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자, 정민태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공을 든 채로. 장민재의 투구수는 불과 4개였다. 장민재는 지난 28일 경기에 등판해 2이닝 40구를 기록했다.
김성근 감독은 최근 “투수가 없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주말 경기 선발투수를 고려한 수였을까. 그렇다 해도 투수 교체 타이밍이 상당히 빨랐다.
이틀 전 장민재와 똑같이 2이닝 40구를 기록한 권혁은 공 6개로 4회말을 끝마쳤다. 하지만 5회말에도 등장하더니 아웃카운트 1개도 못 잡은 채 안타 4개와 볼넷 1개 5실점으로 무너졌다. 추격자 입장에서 2점차와 7점차는 큰 차이였다. 버텨야 할 순간, 버티지 못했다.
한화와 넥센의 생산 능력은 엇비슷했다. 한화는 안타 13개와 4사구 6개, 넥센은 안타 14개와 4사구 4개. 그러나 득점은 더블 스코어(5-11) 차이였다. 결국 그 구슬들을 얼마나 잘 꿰맸느냐가 중요했다.
한화는 매 이닝 안타 혹은 4사구를 얻었다. 그러나 그 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4회초 2사 만루 이후 대타 이성열의 사구, 정근우와 이용규의 연속 적시타로 4점을 뽑았으나 그 뒤 결정타가 없었다.
4회를 마쳤을 때만 해도 예측불허의 승부였다. 두 팀의 선발투수를 일찌감치 끌어내렸다. 양쪽 다 타선에는 불이 붙었다.
그 가운데 먼저 기회를 얻은 건 한화였다. 5회초 김태균과 양성우의 안타로 1사 1,2루. 1점만 추가해도 경기는 좀 더 쫄깃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김경언과 차일목의 타구는 모두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기회 뒤 위기. 한화는 곧 이은 5회말 무려 5점을 내줬다. 권혁을 볼넷 1개와 안타 4개를 내준 뒤에야 교체했다.
그래도 4번의 반격 기회가 남아있던 한화였다. 6회초 2사 1,3루-7회초 무사 2,3루-9회초 2사 1,2루의 밥상이 차려졌다. 그러나 8회초 차일목의 희생타 외 후속타는 터지지 않았다. 이날 잔루만 13개. 추격의 불씨를 살리지 못하면서 한화는 6월의 마지막 날 꼴찌 탈출 기회를 놓쳤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8위 삼성, 9위 kt와 0.5경기차였던 한화는 지난 29일 넥센에 홈런 3방을 얻어맞으며 4-7로 졌다. 그래도 삼성, kt의 동반 패배로 이틀 연속 탈꼴찌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한화는 30일에도 패배의 쓴맛을 봤다. 3회말과 5회말 대량 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넥센은 시즌 한화전 4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상대 전적 8승 4패의 우세. 지난 4월 7일 이후 줄곧 꼴찌였던 한화는 또 탈출 실패. 중요한 승부처에서 3가지 엇박자가 났다.
▲카스티요의 2⅔이닝
한화의 대체 외국인투수 파비오 카스티요는 한줄기 희망의 빛이었다. 지난 25일 KBO리그 데뷔 무대에서 7이닝 1실점의 역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최고 159km의 빠른 공은 그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켰다. 황재균에게 홈런을 맞은 뒤 완급 조절을 하며 인상적인 피칭을 펼쳤다.
지난 20일 한국 땅을 밟은 카스티요는 5일 만에 공을 던졌다. 하루 더 빨리 실전에 투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좀 더 준비기간을 뒀다. 시차 적응도 고려했겠지만, 좀 더 두 눈으로 KBO리그를 살피라는 의중이었다.
카스티요의 2번째 등판도 5일 뒤였다. 4일 휴식 이후 등판. 썩 재미를 못 봤던 한화인데, 카스티요도 예외는 아니었다. 1사 만루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며 2회말까지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은 공략되고 있었다. 불안했다.
카스티요는 3회말 채태인과 박동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안타 5개와 4사구 2개로 무려 6실점을 했다. 공은 여전히 빨랐으나(3회말 최고 157km) 넥센 타자들의 배트에 닿더니 쭉쭉 뻗어갔다.
초반 6실점은 큰 타격이었다. 지난 18일과 19일 1이닝 7실점 이후 넥센전 1이닝 2번째 최다 실점이다. 한화는 청주에서 그 2경기를 모두 내줬다.
한화의 장민재는 30일 고척 넥센전에 구원 등판했지만 공 4개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사진=MK스포츠 DB
▲장민재의 4구투수가 잘 던진다. 그렇다면 계속 두는 게 ‘상식’ 선에서 맞지 않을까. 한화는 이날 가장 구위가 좋았던 투수에게 공 4개만 던지게 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교체.
장민재는 좀처럼 끝날 줄 모르던 3회말 2사 1루서 등판했다. 그리고 3회에만 33구를 기록한 카스티요와 달리 공 1개로 이닝 종료.
그 사이 한화 타선은 박주현을 공략하며 대거 4점을 뽑았다. 0-6에서 4-6으로 매서운 추격이었다. 클리닝 타임은 아직 멀었다. 2점차의 승부, 앞으로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어떤 일이 장민재의 교체였다. 한화는 4회말 장민재가 서건창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자, 정민태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공을 든 채로. 장민재의 투구수는 불과 4개였다. 장민재는 지난 28일 경기에 등판해 2이닝 40구를 기록했다.
김성근 감독은 최근 “투수가 없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주말 경기 선발투수를 고려한 수였을까. 그렇다 해도 투수 교체 타이밍이 상당히 빨랐다.
이틀 전 장민재와 똑같이 2이닝 40구를 기록한 권혁은 공 6개로 4회말을 끝마쳤다. 하지만 5회말에도 등장하더니 아웃카운트 1개도 못 잡은 채 안타 4개와 볼넷 1개 5실점으로 무너졌다. 추격자 입장에서 2점차와 7점차는 큰 차이였다. 버텨야 할 순간, 버티지 못했다.
한화의 김태균은 30일 고척 넥센전에 3안타를 쳤으나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타선의 잔루 13개한화와 넥센의 생산 능력은 엇비슷했다. 한화는 안타 13개와 4사구 6개, 넥센은 안타 14개와 4사구 4개. 그러나 득점은 더블 스코어(5-11) 차이였다. 결국 그 구슬들을 얼마나 잘 꿰맸느냐가 중요했다.
한화는 매 이닝 안타 혹은 4사구를 얻었다. 그러나 그 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4회초 2사 만루 이후 대타 이성열의 사구, 정근우와 이용규의 연속 적시타로 4점을 뽑았으나 그 뒤 결정타가 없었다.
4회를 마쳤을 때만 해도 예측불허의 승부였다. 두 팀의 선발투수를 일찌감치 끌어내렸다. 양쪽 다 타선에는 불이 붙었다.
그 가운데 먼저 기회를 얻은 건 한화였다. 5회초 김태균과 양성우의 안타로 1사 1,2루. 1점만 추가해도 경기는 좀 더 쫄깃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김경언과 차일목의 타구는 모두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기회 뒤 위기. 한화는 곧 이은 5회말 무려 5점을 내줬다. 권혁을 볼넷 1개와 안타 4개를 내준 뒤에야 교체했다.
그래도 4번의 반격 기회가 남아있던 한화였다. 6회초 2사 1,3루-7회초 무사 2,3루-9회초 2사 1,2루의 밥상이 차려졌다. 그러나 8회초 차일목의 희생타 외 후속타는 터지지 않았다. 이날 잔루만 13개. 추격의 불씨를 살리지 못하면서 한화는 6월의 마지막 날 꼴찌 탈출 기회를 놓쳤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