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댄’ 윤석민-양현종, 개운치 않은 뒷맛

[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의 올 시즌 콘셉트는 선발 야구다. 지난 시즌 ‘단기 마무리 알바’를 뛴 투수 윤석민(29)을 앞문으로 배치했다. 기존 좌완 에이스인 투수 양현종(28)과 함께 토종 원투 펀치를 결성한 상황. 여기에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29)와 지크 스프루일(26)의 합류로 선발 마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윤석민과 양현종이 예비고사에서 삐걱대면서 개운치 않은 뒷맛이 남았다.
사실 올 시즌을 앞둔 KIA의 최대 고민 중 하나는 뒷문이다. 1년 전과 같이 마무리에 대한 고뇌에 빠졌다. 지난 시즌 30세이브를 달성한 윤석민의 빈자리를 메우기는 쉽지 않다. 심동섭, 한승혁, 곽정철, 김광수 등 여러 마무리 후보들이 물망에 오른 상태다. 문제는 대부분 마무리로 등판 경험이 적다는 것. 김 감독도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뒷문이 헐거워진 만큼 윤석민이 들어간 앞문은 더욱 더 단단해져야 한다. 선발 마운드를 최대한 오래 끌고 감과 동시에 이른 불펜 싸움은 피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윤석민과 양현종이 치른 예비고사 결과는 썩 좋지 않다. 단순한 결과뿐만 아니라 구위와 구속에 대한 우려도 나타났다.
토종 원투 펀치의 첫 출격은 같은 날 이뤄졌다. 지난 12일 넥센 히어로즈에서 KIA는 선발투수 3명을 연이어 마운드에 올렸다.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오른 헥터가 3이닝 1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기분 좋은 호투를 펼친 상황. 뒤를 이어 바통을 받은 투수는 윤석민이었다. 하지만 윤석민은 넥센 타선의 먹잇감이 됐다. 2이닝 동안 무려 7피안타(1홈런) 1볼넷을 연이어 허용하면서 6실점했다.
윤석민이 와르르 무너졌지만 뒤를 이어 나온 양현종은 체면치레를 했다. 양현종은 2⅔이닝 2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앞서 던진 윤석민보다 결과가 나았을 뿐 3볼넷을 내준 내용은 아쉬움이 남았다.
앞문으로 이사한 윤석민의 적응은 곧 끝나는 듯 했다. 윤석민은 지난 1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시범경기 두 번째로 등판해 3이닝 무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구위와 구속이 살아나면서 점차 컨디션을 올리는 듯 싶었다.

KIA 타이거즈의 올 시즌 모토인 선발 야구를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윤석민과 양현종의 호성적이 필수다. 사진=MK스포츠 DB

하지만 다시 올라간 기대치는 지난 23일 kt 위즈전에서 또 꺾였다. 윤석민은 이날 홈런만 3방을 허용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4이닝을 소화했지만 8피안타(3홈런) 1볼넷 7실점의 기록은 결코 만족스러운 결과가 아니었다.
양현종도 아쉬움을 달래지 못했다. 감기 몸살로 등판을 한 번 건너 뛴 양현종은 지난 25일 롯데 자이언츠에서 선발 등판해 두 번째 실전을 치렀다. 결과적으로만 본다면 양현종은 한파로 인한 KIA의 콜드게임 승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내용은 여전히 불만족이었다. 양현종은 경기 초반을 잘 넘기는 듯 했지만 롯데의 집중타를 맞고 무너졌다. 3⅔이닝 동안 6피안타(1홈런) 3탈삼진 4실점으로 4회 강판 당했다.
선발 야구를 꿈꾸는 KIA의 올 시즌 콘셉트 상 윤석민과 양현종의 성적은 팀의 성적에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강력한 앞문을 같이 완성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번 시범경기에서 두 선수의 모습은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구위와 구속도 정상적인 수준이 아니었다. 물론 시범경기에다 날씨가 추운 탓도 있지만 시즌 개막이 불과 일주일 남은 가운데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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