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한 바퀴를 열심히 달렸다. 그러나 누구는 잘 달리기도 했으나 누구는 넘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오래 달리기에 결승선은 없다.
현재 숨을 고르고 있을 뿐이다. 페이스 조절은 저마다 다르다. 누구는 초반부터 치고 나갈 테고, 누구는 막판 스퍼트를 노릴 테다. 끊임없이 달려야 하는 오래 달리기에 ‘정답’은 없다. 저마다의 ‘방식’이 있을 뿐이다.
다들 한 바퀴를 얼마나 잘 달렸을까. 그리고 더 잘 달리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프로야구 10개 구단 단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들의 솔직한 자평을, 그리고 스케치 중인 밑그림을.<편집자 주>
▲2015년: ‘8위’ 성적보다 ‘팀’이라는 아쉬움
2014년 롯데는 혼돈의 한 해를 보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최하진 전 대표이사가 CCTV로 선수들을 감시한 사건이 터지면서 팀 분위기가 최악이었다. 결국 김시진 감독은 물론, 최하진 대표, 배재후 단장, 이문한 운영부장이 모두 물러났다. 이후 신임 이종운 감독 취임과 함께 그룹 홍보통인 이창원 대표, 그룹 정책본부에서 야구단 업무를 맡았던 이윤원 단장이 부임하면서 프런트가 싹 바뀌었다. 이들은 롯데의 위기를 감지하고 변화를 외쳤다.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이 가장 큰 과제. 이를 위해 소통을 증대시키기 위한 장치들을 마련했다.
하지만 당장 성적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5위 경쟁을 펼치며 3년 만의 포스트시즌을 노렸지만 최종 성적은 8위였다. 이윤원 단장도 “아쉬움이 많은 시즌이었다. 시즌 후반 좋은 집중력으로 5강 진입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이어가지 못했다”며 “결국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죄송스런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아쉬운 부분은 팀 측면에서 롯데였다. 이 단장은 “지난해 훌륭한 개인 성적을 기록한 선수들이 많았다. 한 명, 한명의 활약을 팀 성적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팀으로서 롯데 자이언츠가 가장 아쉽다”고 설명했다.
물론 희망을 엿본 것도 사실이다. 이 단장은 “조심스럽지만 ‘팀 정상화’에 대한 부분은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전임 이종운 감독께서 선수단의 마음을 잘 다독여주셨고 주장인 최준석도 솔선수범하며 모범을 보여준 덕분이라 생각한다. 임직원들도 마음을 추스르고 각장 업무에 집중해줬다. 이제는 정상화를 넘어서 더 좋은 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시스템을 만들어나가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2016년: ‘Team’과‘Fan’, 명문구단으로 가는 길
롯데는 2015년이 끝나자마자 사령탑을 이종운 감독에서 조원우 감독으로 교체했다. 또 코칭스태프도 대거 변화를 줬다. 무엇보다 스토브리그에서 알찬 준비를 해나가며 ‘롯데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부 FA 송승준을 잔류시킨 것은 물론, 외부 FA로 윤길현과 손승락을 영입하며 큰 약점인 셋업맨과 마무리투수 보강을 마쳤다. 또한 한화로 떠난 FA 심수창의 보상선수로 파이어볼러 유망주 박한길과, 역시 한화 보류선수명단에서 빠진 최영환까지 영입하며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사직구장 조명을 LED로 교체하고, 그라운드 흙을 교체했다. 관중들의 불만사항이었던 화장실 리모델링 공사도 한창이다. 또한 육성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상동구장 시설도 개선하고, 영상분석시스템 도입, ‘리틀 빅’훈련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적인 면도 보강했다. 과거 KBO리그에서 뛰며 성실한 플레이로 귀감을 샀던 훌리오 프랑코를 퓨처스 타격코치로, 크리스 옥스프링을 퓨처스 투수코치로 영입했다. 앞서 롯데에서 뛰었던 라이언 사도스키를 스카우트 코치로 영입해, 2015년 롯데의 히트상품이었던 외국인 3총사를 만들기 위한 맥락이다. 이런 점 때문에 ‘겨울에도 일 잘하는 롯데’, ‘스토브리그의 승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한 롯데의 자세는 2016 캐치프레이즈인 ‘Team First! Fan First!’에 잘 녹아져 있었다. 1982년 원년부터 지금까지 구단명이 바뀌지 않은 전통의 구단이지만, 그간 행보는 명문과 거리가 멀었다. 롯데는 2016년을 명문구단의 첫해로 삼았다. 이윤원 단장도 “우리가 팬들에게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였던 시절, 모든 팀원이 근성으로 똘똘 뭉친 악바리 팀의 끈끈함이 있었다. 2016시즌에는 팀을 위한, 팬을 위한 플레이를 바탕으로 더 성숙한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를 위한 목표로 “변함없이 지지해주는 팬과 함께 구단을 만들어나가는 파트너사, 그리고 지역사회에 대한 신뢰 회복이다”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이 단장은 “무엇보다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단의 모습과 스폰서, 파트너사 등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적극적인 마케팅, 지역사회의 공생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윤원 단장은 1년 남짓 가장 인기 있는 구단의 단장으로 바쁘게 살아왔다. 그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1년 동안 롯데 단장으로 느낀 바가 뭐냐고. 이 단장의 답은 명료했다.
“한 해가 정신없이 지나갔다. 단장으로 부임 전 자이언츠에 관한 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있지만 ’초보’ 단장임을 부인할 수 없다. 때문에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우리 야구에 울고 웃는 많은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 시즌은 현장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지만 시즌을 치르며 느꼈던 것을 바탕으로 더 나은 구단이 되기 위해 모든 구성원들과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팬들에게 격려와 응원, 때론 따끔한 질책을 부탁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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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숨을 고르고 있을 뿐이다. 페이스 조절은 저마다 다르다. 누구는 초반부터 치고 나갈 테고, 누구는 막판 스퍼트를 노릴 테다. 끊임없이 달려야 하는 오래 달리기에 ‘정답’은 없다. 저마다의 ‘방식’이 있을 뿐이다.
다들 한 바퀴를 얼마나 잘 달렸을까. 그리고 더 잘 달리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프로야구 10개 구단 단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들의 솔직한 자평을, 그리고 스케치 중인 밑그림을.<편집자 주>
▲2015년: ‘8위’ 성적보다 ‘팀’이라는 아쉬움
2014년 롯데는 혼돈의 한 해를 보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최하진 전 대표이사가 CCTV로 선수들을 감시한 사건이 터지면서 팀 분위기가 최악이었다. 결국 김시진 감독은 물론, 최하진 대표, 배재후 단장, 이문한 운영부장이 모두 물러났다. 이후 신임 이종운 감독 취임과 함께 그룹 홍보통인 이창원 대표, 그룹 정책본부에서 야구단 업무를 맡았던 이윤원 단장이 부임하면서 프런트가 싹 바뀌었다. 이들은 롯데의 위기를 감지하고 변화를 외쳤다.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이 가장 큰 과제. 이를 위해 소통을 증대시키기 위한 장치들을 마련했다.
하지만 당장 성적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5위 경쟁을 펼치며 3년 만의 포스트시즌을 노렸지만 최종 성적은 8위였다. 이윤원 단장도 “아쉬움이 많은 시즌이었다. 시즌 후반 좋은 집중력으로 5강 진입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이어가지 못했다”며 “결국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죄송스런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아쉬운 부분은 팀 측면에서 롯데였다. 이 단장은 “지난해 훌륭한 개인 성적을 기록한 선수들이 많았다. 한 명, 한명의 활약을 팀 성적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팀으로서 롯데 자이언츠가 가장 아쉽다”고 설명했다.
물론 희망을 엿본 것도 사실이다. 이 단장은 “조심스럽지만 ‘팀 정상화’에 대한 부분은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전임 이종운 감독께서 선수단의 마음을 잘 다독여주셨고 주장인 최준석도 솔선수범하며 모범을 보여준 덕분이라 생각한다. 임직원들도 마음을 추스르고 각장 업무에 집중해줬다. 이제는 정상화를 넘어서 더 좋은 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시스템을 만들어나가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2016년: ‘Team’과‘Fan’, 명문구단으로 가는 길
롯데는 2015년이 끝나자마자 사령탑을 이종운 감독에서 조원우 감독으로 교체했다. 또 코칭스태프도 대거 변화를 줬다. 무엇보다 스토브리그에서 알찬 준비를 해나가며 ‘롯데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부 FA 송승준을 잔류시킨 것은 물론, 외부 FA로 윤길현과 손승락을 영입하며 큰 약점인 셋업맨과 마무리투수 보강을 마쳤다. 또한 한화로 떠난 FA 심수창의 보상선수로 파이어볼러 유망주 박한길과, 역시 한화 보류선수명단에서 빠진 최영환까지 영입하며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사직구장 조명을 LED로 교체하고, 그라운드 흙을 교체했다. 관중들의 불만사항이었던 화장실 리모델링 공사도 한창이다. 또한 육성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상동구장 시설도 개선하고, 영상분석시스템 도입, ‘리틀 빅’훈련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적인 면도 보강했다. 과거 KBO리그에서 뛰며 성실한 플레이로 귀감을 샀던 훌리오 프랑코를 퓨처스 타격코치로, 크리스 옥스프링을 퓨처스 투수코치로 영입했다. 앞서 롯데에서 뛰었던 라이언 사도스키를 스카우트 코치로 영입해, 2015년 롯데의 히트상품이었던 외국인 3총사를 만들기 위한 맥락이다. 이런 점 때문에 ‘겨울에도 일 잘하는 롯데’, ‘스토브리그의 승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의 승리가 패배보다 더 많아진다면 팬들은 다시 야구장을 찾을 것이다. 명문구단으로 거듭나기 위한 조건 중 하나는 바로 성적이다. 사진=MK스포츠 DB
이에 대해 이윤원 단장은 조심스러웠다. 그는 “우선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칭찬해주셔서 더욱 조심스럽다. 아마 지난 시즌 저희가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기 때문인 것 같아 더 죄송한 마음이 든다. 중요한 것은 실전이다. 시즌에 들어가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팬들이 수긍할만한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지금 주위의 평가를 우리 스스로 받아들이거나 만족해버린다면 아마 여기서 끝이 아닐까 생각한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에 대한 롯데의 자세는 2016 캐치프레이즈인 ‘Team First! Fan First!’에 잘 녹아져 있었다. 1982년 원년부터 지금까지 구단명이 바뀌지 않은 전통의 구단이지만, 그간 행보는 명문과 거리가 멀었다. 롯데는 2016년을 명문구단의 첫해로 삼았다. 이윤원 단장도 “우리가 팬들에게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였던 시절, 모든 팀원이 근성으로 똘똘 뭉친 악바리 팀의 끈끈함이 있었다. 2016시즌에는 팀을 위한, 팬을 위한 플레이를 바탕으로 더 성숙한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를 위한 목표로 “변함없이 지지해주는 팬과 함께 구단을 만들어나가는 파트너사, 그리고 지역사회에 대한 신뢰 회복이다”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이 단장은 “무엇보다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단의 모습과 스폰서, 파트너사 등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적극적인 마케팅, 지역사회의 공생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윤원 단장은 1년 남짓 가장 인기 있는 구단의 단장으로 바쁘게 살아왔다. 그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1년 동안 롯데 단장으로 느낀 바가 뭐냐고. 이 단장의 답은 명료했다.
“한 해가 정신없이 지나갔다. 단장으로 부임 전 자이언츠에 관한 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있지만 ’초보’ 단장임을 부인할 수 없다. 때문에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우리 야구에 울고 웃는 많은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 시즌은 현장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지만 시즌을 치르며 느꼈던 것을 바탕으로 더 나은 구단이 되기 위해 모든 구성원들과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팬들에게 격려와 응원, 때론 따끔한 질책을 부탁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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