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파주) 윤진만 기자] 잉글랜드 언론 보도와 중계방송을 통한 관계자들의 표정을 보며 생각한다. 부진에 빠진 첼시FC 구단 분위기가 정말 안 좋겠구나. 하지만 직접 가보지 않는 이상 얼마나 어두운지 체감하기 어렵다.
“그곳 분위기 어때요? 정말 안 좋아요? 얼마나?”
첼시레이디스 소속으로 같은 지역(코밤)의 훈련장을 사용하는 지소연(24)은 답을 가졌다. 그래서 23일 파주 축구대표팀 훈련센터(NFC)에서 훈련을 마친 그에게 물었다.
“남자팀이 경기에서 패한 다음 날 걸어가다 에당 아자르를 봤어요. 평소 같으면 인사를 하는데, 모자를 푹 눌러쓰고 훈련장으로 들어가더라고요. 남자팀 클럽하우스가 요새 진짜 조용해요. 싸하고, 무섭고 그래요.”
여자팀을 뒤에서 묵묵히 지원하고 응원하는 첼시 주장 존 테리의 방문도 뜸해졌다. 다른 곳에 마음을 둘 여유가 없기 때문이리라.
“팀이 안 좋아지기 전에는 FA컵 결승전도 보러 오고, 그 다음 날 훈련장까지 와서 축하해주고 그랬어요. 그다음에 남자팀이 계속 지면서 통 못 봤어요. 팀도 팀이지만, A매치도 있고 챔피언스리그 일정 때문에 바빠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지난 10월17일 첼시FC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첼시-애스턴빌라전. 하프타임에 첼시 레이디스의 WSL 우승 기념행사가 열렸다. 지소연은 경기장 입장 전 통로에서 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을 만났다.
평소 같으면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시크하게 축하 인사를 건넬 그가 뾰로통한 표정으로 여자팀 선수들을 바라봤다.
“무리뉴 감독이 우리에게 먼저 말을 걸어줄 거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저희를 무섭게 째려보더라고요. 백업 선수들 운동장에서 몸 풀어야 하는데 그 시간에 저희가 세리머니 해서 그런가. (웃음)”
9월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았던 지난시즌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딴판인 점을 첼시 2년 차 지소연은 피부로 감지한다. 그렇다고 남자팀의 눈치를 보는 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첼시 엠블럼과 블루(그리고 요코하마)를 공유하지만, 남자팀은 남자팀만의 길이 있고, 여자팀은 여자팀만의 길이 있기에.
“전혀 상관 안 해요. 왜냐고요? 저희는 잘하고 있기 때문이죠. (*첼시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더블’을 달성했고, 챔피언스리그 16강까지 밟았다.) 예전에는 남자팀이 우리를 신경도 안 썼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요. 스타디움도 인수하고, 클럽하우스 건립도 논의하는 등 팀이 점점 발전하는 중이에요. 앞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는 팀을 만든다고 해요.”
첼시에 대한 애정은 맨체스터시티의 오일머니, 유럽 명문 클럽의 유혹에도 쉽게 넘어가지 않는 수준까지 커져 버렸다.
“지금 연봉의 3배를 주든, 4배를 주든 지금 같아선 맨체스터시티에 안 가요. FIFA발롱도르를 타기 위해선 챔피언스리그 우승권 팀으로 가야 하겠지만, 잉글랜드 리그 수준도 괜찮고, 개인적으로 블루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첼시가 ‘내 팀’ 같아요.”
[yoonjinman@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곳 분위기 어때요? 정말 안 좋아요? 얼마나?”
첼시레이디스 소속으로 같은 지역(코밤)의 훈련장을 사용하는 지소연(24)은 답을 가졌다. 그래서 23일 파주 축구대표팀 훈련센터(NFC)에서 훈련을 마친 그에게 물었다.
“남자팀이 경기에서 패한 다음 날 걸어가다 에당 아자르를 봤어요. 평소 같으면 인사를 하는데, 모자를 푹 눌러쓰고 훈련장으로 들어가더라고요. 남자팀 클럽하우스가 요새 진짜 조용해요. 싸하고, 무섭고 그래요.”
여자팀을 뒤에서 묵묵히 지원하고 응원하는 첼시 주장 존 테리의 방문도 뜸해졌다. 다른 곳에 마음을 둘 여유가 없기 때문이리라.
“팀이 안 좋아지기 전에는 FA컵 결승전도 보러 오고, 그 다음 날 훈련장까지 와서 축하해주고 그랬어요. 그다음에 남자팀이 계속 지면서 통 못 봤어요. 팀도 팀이지만, A매치도 있고 챔피언스리그 일정 때문에 바빠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지난 10월17일 첼시FC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첼시-애스턴빌라전. 하프타임에 첼시 레이디스의 WSL 우승 기념행사가 열렸다. 지소연은 경기장 입장 전 통로에서 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을 만났다.
평소 같으면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시크하게 축하 인사를 건넬 그가 뾰로통한 표정으로 여자팀 선수들을 바라봤다.
“무리뉴 감독이 우리에게 먼저 말을 걸어줄 거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저희를 무섭게 째려보더라고요. 백업 선수들 운동장에서 몸 풀어야 하는데 그 시간에 저희가 세리머니 해서 그런가. (웃음)”
지소연은 첼시를 "내 팀"으로 여기고 있다. 사진(파주)=김재현 기자
9월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았던 지난시즌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딴판인 점을 첼시 2년 차 지소연은 피부로 감지한다. 그렇다고 남자팀의 눈치를 보는 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첼시 엠블럼과 블루(그리고 요코하마)를 공유하지만, 남자팀은 남자팀만의 길이 있고, 여자팀은 여자팀만의 길이 있기에.
“전혀 상관 안 해요. 왜냐고요? 저희는 잘하고 있기 때문이죠. (*첼시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더블’을 달성했고, 챔피언스리그 16강까지 밟았다.) 예전에는 남자팀이 우리를 신경도 안 썼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요. 스타디움도 인수하고, 클럽하우스 건립도 논의하는 등 팀이 점점 발전하는 중이에요. 앞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는 팀을 만든다고 해요.”
첼시에 대한 애정은 맨체스터시티의 오일머니, 유럽 명문 클럽의 유혹에도 쉽게 넘어가지 않는 수준까지 커져 버렸다.
“지금 연봉의 3배를 주든, 4배를 주든 지금 같아선 맨체스터시티에 안 가요. FIFA발롱도르를 타기 위해선 챔피언스리그 우승권 팀으로 가야 하겠지만, 잉글랜드 리그 수준도 괜찮고, 개인적으로 블루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첼시가 ‘내 팀’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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