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브라질대표팀 주장 네이마르(23·FC 바르셀로나)와 콜롬비아의 잇따른 악연은 정확히 말하면 수비수 카밀로 수니가(30·SSC 나폴리)가 원인이었다.
네이마르는 콜롬비아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준준결승에서 88분·1도움으로 브라질의 2-1 승리에 공헌했다. 그러나 수니가에게 무방비 상태에서 등을 가격당한 여파로 제3 요추골이 부러지면서 이후 브라질의 준결승 및 3위 결정전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다.
브라질월드컵 준준결승까지 네이마르는 5경기 4골 1도움으로 대표팀 공격을 주도하고 있었다. 연장 포함 경기당 91.4분을 뛰면서 90분당 공격포인트가 0.98에 달했다. 그러나 조국에서 열린 네이마르의 생애 첫 월드컵 본선은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다.
수니가는 네이마르에게 고의가 아니었다고 거듭 사과했고 네이마르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악연은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2015 코파 아메리카’ C조 2차전에서 브라질과 콜롬비아가 다시 만나면서 좋지 못한 인연은 되풀이됐다. ‘코파 아메리카’는 남미축구연맹(CONMEBOL) 선수권대회에 해당한다.
브라질은 지난 18일 ‘2015 코파 아메리카’ C조 2차전에서 콜롬비아에 0-1로 졌다. 네이마르는 경기 종료 후 콜롬비아 공격수 카를로스 바카(29·세비야 CF)와 물리적인 다툼을 벌이다 동반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CONMEBOL은 네이마르에게 4경기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브라질축구협회의 항소가 남아있으나 이대로 확정되면 결승에 진출해도 네이마르는 출전할 수 없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번에는 네이마르와 수니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2015 코파 아메리카’ 브라질-콜롬비아 전반 44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당시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 동료이기도 한 수비수 다니 아우베스(32)의 크로스를 헤딩슛했으나 콜롬비아 골키퍼 다비드 오스피나(27·아스널 FC)의 결정적인 선방에 막혔다. 직후 중심을 잃은 네이마르는 오스피나를 맞고 나온 공을 손으로 다뤄 핸드볼 반칙이 선언됐고 주심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옐로카드를 꺼냈다.
그런데 네이마르의 헤딩슛 과정에서 침투를 막지 못한 콜롬비아 수비수가 다름 아닌 수니가였다. 수니가는 저지에 실패하자 네이마르 등 뒤에서 슛 방해를 시도했다. 몸을 날려 헤딩하는 네이마르를 막고자 한껏 높이 올린 수니가의 발은 네이마르의 오른쪽 눈을 스쳤다.
20대 초반의 젊음 덕분인지 네이마르의 브라질월드컵 허리뼈 골절은 예상보다 훨씬 빠른 31일 만에 치유됐다. 그러나 워낙 예민한 부위인지라 부상 직후에는 선수 경력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있을 거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팽배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네이마르는 프로 데뷔 후 신체적으로 가장 큰 위협을 받았다. ‘2015 코파 아메리카’ 브라질-콜롬비아는 브라질월드컵 준준결승 후 350일(만 11개월14일)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네이마르의 등 뒤는 무방비였고 가해자도 수니가로 같았다.
네이마르가 아닌 그 누구라도 자제심을 잃을만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수니가는 네이마르가 헤딩슛 직후 핸드볼을 범했다고 주심에게 알려 경고를 받도록 앞장서기까지 했다. 네이마르는 결국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 만다.
이후 네이마르는 수니가한테 “나한테 또 위해를 가하다니 황송하네. 경기가 끝나면 지난번처럼 전화로 사과하려고? 후레자식”이라는 격한 말을 쏟아낸 것이 현지 방송에 포착됐다. 경기마저 브라질의 패배로 끝나자 화를 참지 못하고 축구공을 냅다 찬 것이 콜롬비아 수비수/미드필더 파블로 아르메로(29·플라멩구)의 등에 정확히 맞았고 이에 격분한 바카와 시비가 붙은 것이다.
바카와의 다툼이 동반 퇴장으로 일단락된 후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도 네이마르는 수니가의 반칙을 선언하긴커녕 자신의 핸드볼에 옐로카드를 꺼냈던 주심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후 불필요한 감정을 연이어 표출하여 4경기 출장정지라는 치명적인 손실을 브라질에 입힌 것은 주장이자 에이스의 상징인 ‘10번’을 달고 있는 선수로 절대 해서는 안 될 잘못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네이마르 입장에서는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과거에 건강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뻔한 주범이 재차 비슷한 행동을 하고도 뻔뻔하게 구는 것이 참기 힘들었을 것이다. 물론 결과적으로 패배자는 이에 발끈한 네이마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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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는 콜롬비아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준준결승에서 88분·1도움으로 브라질의 2-1 승리에 공헌했다. 그러나 수니가에게 무방비 상태에서 등을 가격당한 여파로 제3 요추골이 부러지면서 이후 브라질의 준결승 및 3위 결정전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다.
브라질월드컵 준준결승까지 네이마르는 5경기 4골 1도움으로 대표팀 공격을 주도하고 있었다. 연장 포함 경기당 91.4분을 뛰면서 90분당 공격포인트가 0.98에 달했다. 그러나 조국에서 열린 네이마르의 생애 첫 월드컵 본선은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다.
수니가는 네이마르에게 고의가 아니었다고 거듭 사과했고 네이마르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악연은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2015 코파 아메리카’ C조 2차전에서 브라질과 콜롬비아가 다시 만나면서 좋지 못한 인연은 되풀이됐다. ‘코파 아메리카’는 남미축구연맹(CONMEBOL) 선수권대회에 해당한다.
브라질은 지난 18일 ‘2015 코파 아메리카’ C조 2차전에서 콜롬비아에 0-1로 졌다. 네이마르는 경기 종료 후 콜롬비아 공격수 카를로스 바카(29·세비야 CF)와 물리적인 다툼을 벌이다 동반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CONMEBOL은 네이마르에게 4경기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브라질축구협회의 항소가 남아있으나 이대로 확정되면 결승에 진출해도 네이마르는 출전할 수 없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번에는 네이마르와 수니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2015 코파 아메리카’ 브라질-콜롬비아 전반 44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당시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 동료이기도 한 수비수 다니 아우베스(32)의 크로스를 헤딩슛했으나 콜롬비아 골키퍼 다비드 오스피나(27·아스널 FC)의 결정적인 선방에 막혔다. 직후 중심을 잃은 네이마르는 오스피나를 맞고 나온 공을 손으로 다뤄 핸드볼 반칙이 선언됐고 주심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옐로카드를 꺼냈다.
그런데 네이마르의 헤딩슛 과정에서 침투를 막지 못한 콜롬비아 수비수가 다름 아닌 수니가였다. 수니가는 저지에 실패하자 네이마르 등 뒤에서 슛 방해를 시도했다. 몸을 날려 헤딩하는 네이마르를 막고자 한껏 높이 올린 수니가의 발은 네이마르의 오른쪽 눈을 스쳤다.
네이마르(10번)가 콜롬비아와의 ‘2015 코파 아메리카’ C조 2차전에서 수니가의 발에 스친 눈에 통증을 느끼고 있다. 사진(칠레 산티아고)=AFPBBNews=News1
네이마르(10번)가 콜롬비아와의 ‘2015 코파 아메리카’ C조 2차전에서 핸드볼 반칙으로 옐로카드를 받고 있다. 사진(칠레 산티아고)=AFPBBNews=News1
20대 초반의 젊음 덕분인지 네이마르의 브라질월드컵 허리뼈 골절은 예상보다 훨씬 빠른 31일 만에 치유됐다. 그러나 워낙 예민한 부위인지라 부상 직후에는 선수 경력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있을 거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팽배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네이마르는 프로 데뷔 후 신체적으로 가장 큰 위협을 받았다. ‘2015 코파 아메리카’ 브라질-콜롬비아는 브라질월드컵 준준결승 후 350일(만 11개월14일)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네이마르의 등 뒤는 무방비였고 가해자도 수니가로 같았다.
네이마르가 아닌 그 누구라도 자제심을 잃을만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수니가는 네이마르가 헤딩슛 직후 핸드볼을 범했다고 주심에게 알려 경고를 받도록 앞장서기까지 했다. 네이마르는 결국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 만다.
이후 네이마르는 수니가한테 “나한테 또 위해를 가하다니 황송하네. 경기가 끝나면 지난번처럼 전화로 사과하려고? 후레자식”이라는 격한 말을 쏟아낸 것이 현지 방송에 포착됐다. 경기마저 브라질의 패배로 끝나자 화를 참지 못하고 축구공을 냅다 찬 것이 콜롬비아 수비수/미드필더 파블로 아르메로(29·플라멩구)의 등에 정확히 맞았고 이에 격분한 바카와 시비가 붙은 것이다.
바카와의 다툼이 동반 퇴장으로 일단락된 후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도 네이마르는 수니가의 반칙을 선언하긴커녕 자신의 핸드볼에 옐로카드를 꺼냈던 주심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후 불필요한 감정을 연이어 표출하여 4경기 출장정지라는 치명적인 손실을 브라질에 입힌 것은 주장이자 에이스의 상징인 ‘10번’을 달고 있는 선수로 절대 해서는 안 될 잘못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네이마르 입장에서는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과거에 건강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뻔한 주범이 재차 비슷한 행동을 하고도 뻔뻔하게 구는 것이 참기 힘들었을 것이다. 물론 결과적으로 패배자는 이에 발끈한 네이마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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