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2014년 한 해가 저물어간다. ‘야구는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말이 있듯, 한 해 동안 메이저리그에도 희로애락이 함께했다. 그 과정에서 꼭 기억되어야 할 순간, 혹은 기억되어야 할 얼굴들을 되짚어봤다.
올해의 연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외야수 헌터 펜스는 지난 9월 29일 샌디에이고와의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홈관중 앞에서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 그는 먼저 팬들에게 프로레슬러 대니얼 브라이언이 하는 “예스! 예스! 예스!”를 따라하게 한 뒤 다음 질문에 이 대답을 해달라고 한다. 그 뒤 “우리는 이제 와일드카드 게임을 위해 원정을 떠난다. 포스트시즌 경기를 홈에서 보고 싶은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AT&T파크를 가득 메운 팬들은 환호성과 함께 다시 한 번 “예스! 예스! 예스!”를 외쳤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월드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예스! 예스! 예스!”를 외칠 수 있었다.
올해의 형제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탬파베이 레이스의 포수 호세 몰리나, 두 형제는 두 팀이 맞붙은 지난 7월 24일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수비를 마친 야디에르가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서 홈플레이트 위에 과자를 올려둔 것. 어느 순간 그 과자는 호세의 뒷주머니에 들어가 있었다. 경기 도중 출출함을 참지 못하는 형을 위한 동생의 배려였던 것. 이들은 벤지 몰리나 텍사스 1루 코치와 함께 삼형제가 모두 메이저리거의 길을 걷고 있다.
올해의 이직
이직은 조 매든처럼. 메이저리그의 소문난 ‘괴짜 감독인 매든은 지난 10월말 잔잔하던 감독 이적시장에 태풍을 일으켰다. 갑작스럽게 옵트아웃을 실행, 탬파베이 레이스와 계약을 종료하고 FA 시장에 나온 것. 당시 감독 자리가 공석인 팀이 미네소타 트윈스 한 팀밖에 없었음에도 그는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고 싶다며 스스로 ‘자유의 몸’을 선택했다.
순식간에 나머지 메이저리그 감독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 그가 택한 팀은 시카고 컵스. 컵스는 릭 렌테리아 감독과 2016년까지 계약 기간이 남아 있었지만, 결국 결별하고 매든을 감독으로 영입했다. 평소 더블스위치 등 다양한 작전을 구사할 수 있는 내셔널리그 감독 자리에 욕심을 냈던 매든은 소원대로 내셔널리그 팀에서 감독을 맡게 됐다. 그리고 컵스는 매든의 영입을 계기로 스토브리그에서 공격적인 선수 영입에 착수했다.
올해의 관중
지난 9월 6일,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에서는 재밌는 장면이 연출됐다. 볼걸에게 파울볼을 전달받은 12살의 라이언이라는 소년이 뜬금없이 뒷자리에 있는 여자 아이에게 공을 준 것. 아낌없는 나눔의 실천이었을까, 아니면 ‘흑심’을 품은 ‘작업’이었을까. 라이언은 이후 방송사와 가진 즉석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한 것뿐”이라며 ‘선행의 실천’임을 강조했다. 이 장면은 ‘GIBBY’상에서 ‘CUT4 올해의 토픽’ 부문을 수상했다.
올해의 시구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는 수많은 시구가 있었지만, 그만한 시구는 없었다. 힙합 스타 커티스 “피프티 센트” 잭슨은 지난 5월 28일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뉴욕 메츠의 경기를 앞두고 시구를 가졌다. 그가 던진 공은 홈플레이트 왼쪽으로 한참을 벗어났다. 이 시구는 한동안 ‘최악의 시구’라는 이름으로 거론됐다.
[greatnemo@maekyung.com]
올해의 연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외야수 헌터 펜스는 지난 9월 29일 샌디에이고와의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홈관중 앞에서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 그는 먼저 팬들에게 프로레슬러 대니얼 브라이언이 하는 “예스! 예스! 예스!”를 따라하게 한 뒤 다음 질문에 이 대답을 해달라고 한다. 그 뒤 “우리는 이제 와일드카드 게임을 위해 원정을 떠난다. 포스트시즌 경기를 홈에서 보고 싶은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AT&T파크를 가득 메운 팬들은 환호성과 함께 다시 한 번 “예스! 예스! 예스!”를 외쳤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월드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예스! 예스! 예스!”를 외칠 수 있었다.
올해의 형제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탬파베이 레이스의 포수 호세 몰리나, 두 형제는 두 팀이 맞붙은 지난 7월 24일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수비를 마친 야디에르가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서 홈플레이트 위에 과자를 올려둔 것. 어느 순간 그 과자는 호세의 뒷주머니에 들어가 있었다. 경기 도중 출출함을 참지 못하는 형을 위한 동생의 배려였던 것. 이들은 벤지 몰리나 텍사스 1루 코치와 함께 삼형제가 모두 메이저리거의 길을 걷고 있다.
올해의 이직
이직은 조 매든처럼. 메이저리그의 소문난 ‘괴짜 감독인 매든은 지난 10월말 잔잔하던 감독 이적시장에 태풍을 일으켰다. 갑작스럽게 옵트아웃을 실행, 탬파베이 레이스와 계약을 종료하고 FA 시장에 나온 것. 당시 감독 자리가 공석인 팀이 미네소타 트윈스 한 팀밖에 없었음에도 그는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고 싶다며 스스로 ‘자유의 몸’을 선택했다.
순식간에 나머지 메이저리그 감독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 그가 택한 팀은 시카고 컵스. 컵스는 릭 렌테리아 감독과 2016년까지 계약 기간이 남아 있었지만, 결국 결별하고 매든을 감독으로 영입했다. 평소 더블스위치 등 다양한 작전을 구사할 수 있는 내셔널리그 감독 자리에 욕심을 냈던 매든은 소원대로 내셔널리그 팀에서 감독을 맡게 됐다. 그리고 컵스는 매든의 영입을 계기로 스토브리그에서 공격적인 선수 영입에 착수했다.
조 매든은 잠잠하던 감독 이적시장에 폭풍을 일으켰다. 사진=ⓒAFPBBNews = News1
올해의 관중
지난 9월 6일,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에서는 재밌는 장면이 연출됐다. 볼걸에게 파울볼을 전달받은 12살의 라이언이라는 소년이 뜬금없이 뒷자리에 있는 여자 아이에게 공을 준 것. 아낌없는 나눔의 실천이었을까, 아니면 ‘흑심’을 품은 ‘작업’이었을까. 라이언은 이후 방송사와 가진 즉석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한 것뿐”이라며 ‘선행의 실천’임을 강조했다. 이 장면은 ‘GIBBY’상에서 ‘CUT4 올해의 토픽’ 부문을 수상했다.
올해의 시구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는 수많은 시구가 있었지만, 그만한 시구는 없었다. 힙합 스타 커티스 “피프티 센트” 잭슨은 지난 5월 28일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뉴욕 메츠의 경기를 앞두고 시구를 가졌다. 그가 던진 공은 홈플레이트 왼쪽으로 한참을 벗어났다. 이 시구는 한동안 ‘최악의 시구’라는 이름으로 거론됐다.
[greatnemo@maekyung.com]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