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는 또 한 편의 기적을 꿈꾼다. 그리고 누구보다 전북 현대의 싱거운 우승을 막겠다고 외쳤다. 하지만 둘 다 할 수는 없다.
울산은 지난 26일 K리그 클래식 정규 33라운드에서 성남 FC에 극적 4-3 역전승을 거두고 막차로 상위 스플릿행에 탑승했다.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했지만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5경기가 남아있고 목표 설정이 중요한 단계다.
조민국 감독은 지난 26일 상위 스플릿 미디어데이에서 “마지막 5경기는 내 성격대로 난타전을 벌이겠다. K리그 클래식 흥행을 위해 선두 전북을 잡아 우승 경쟁을 끝까지 이어가도록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특별한 구상이나 목표는 말하지 않았다. 적어도 전북만은 이기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이에 최용수 FC 서울 감독은 몸을 사리고 말을 아끼는 선배 지도자들을 향해 속마음 숨기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사실상 우승은 전북에게 넘어간 마당이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싸움이 박 터질 것이라는 것이다. 전북을 제외하고 저마다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노린다는 것이다.
울산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위치가 애매하다. 13승 8무 12패(승점 47점)로 6위에 올라있다. 정상에는 오르지 못한다. 전북과는 무려 승점 21점차다. 눈을 아래로 낮춘다.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3위 팀까지 주어진다. 서울이 3위 이내 오르고 FA컵 우승을 차지할 경우 4위 팀에게까지 수혜를 입는다.
울산은 4위 서울과 승점 3점차지만 3위 포항 스틸러스와는 8점차다. 울산이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려면 어떻게든 포항은 무조건 제쳐야 한다. 그렇기 위해선 스플릿 라운드 5경기를 거의 다 이겨야 한다.
울산은 올해 5연승이 없다. 3연승이 최다다. 5경기 기준 가장 좋았던 성적표는 1~5라운드까지의 4승 1패다. 그때 같은 퍼포먼스를 펼쳐야 하는데 7개월 전의 오래된 이야기다. 정규 라운드 막판 2연승을 했으나 논란이 따랐다.
더욱이 울산은 상위 스플릿 5개 팀과 시즌 전적에서 3승 3무 9패로 승률이 매우 좋지 않았다. 서울전(2승 1패)을 제외하고 모두 열세다.
이쯤 되면 자칫 동네북 신세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따를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 스플릿 제도가 도입된 2012년 이래, 상위 스플릿에선 ‘승점 자판기’가 꼭 있었다. 때문에 최종 순위에서 상위 스플릿 하위권 팀이 하위 스플릿 1위 팀보다 승점이 적었다.
2012년은 부산 아이파크와 경남 FC가 샌드백이었다. 스플릿 라운드에서 부산은 1승 4무 9패를, 경남은 2승 4무 8패에 그쳤다. 스플릿 라운드 14경기에서 고작 1승과 2승을 땄을 뿐이었다.
지난해에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그랬다. 인천은 정규 라운드 26경기까지 11승을 올렸지만 상위 스플릿 라운드 12경기에서 단 1승만 했다. 11경기 연속 무승(6무 5패) 끝에 마지막 수원 삼성전을 이겼다. 부산도 이 ‘만만한’ 인천을 만나 이기기 전까지 상위 스플릿 8경기 연속 무승(3무 5패)으로 초라했다.
울산은 2년 전의 부산, 경남, 이천과는 다르다고 외칠 것이다. 그리고 AFC 챔피언스리그 참가를 위해 또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고자 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된다면 공교롭게 ‘킹메이커’가 될 판이다. 전북의 조기 우승을 돕는 꼴이 된다. ‘전북에게 우승트로피를 호락호락 내주지 않겠다’던 조민국 감독의 의지와는 다르게 됐다. 울산은 11월 1일 2위 수원 삼성과 상위 스플릿 라운드 첫 경기를 갖는다.
울산으로선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다. 그래야 3위를 넘볼 수 있다. 패할 경우 사실상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다툼에서 밀려난다. 벼랑 끝 싸움이다.
그런데 울산이 수원을 잡으면 더 크게 웃는 건 울산이 아니라 전북이다. 다음날인 2일 서울과 경기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우승 확정이다(수원과 골 득실차도 21골로 커 서울과 비겨도 사실상 확정이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게 아니라 싱겁게 우승 판이 끝난다.
지난해 부산은 6연승을 달리던 울산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김신욱, 하피냐의 경고까지 유도했다. 이 패배로 울산은 주춤하더니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포항에 0-1로 패해 말도 안 되게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공포의 투톱’ 김신욱과 하피냐는 경고 누적으로 포항전에 뛰지 못했다.
현재 울산이 지난해 11월 27일의 부산과 같은 처지다. 그렇다고 K리그 클래식 흥행을 위해 일부러 수원에게 져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부산에 이어 울산이 ‘킹메이커’가 될지 모른다.
[rok1954@maekyung.com]
울산은 지난 26일 K리그 클래식 정규 33라운드에서 성남 FC에 극적 4-3 역전승을 거두고 막차로 상위 스플릿행에 탑승했다.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했지만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5경기가 남아있고 목표 설정이 중요한 단계다.
조민국 감독은 지난 26일 상위 스플릿 미디어데이에서 “마지막 5경기는 내 성격대로 난타전을 벌이겠다. K리그 클래식 흥행을 위해 선두 전북을 잡아 우승 경쟁을 끝까지 이어가도록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특별한 구상이나 목표는 말하지 않았다. 적어도 전북만은 이기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이에 최용수 FC 서울 감독은 몸을 사리고 말을 아끼는 선배 지도자들을 향해 속마음 숨기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사실상 우승은 전북에게 넘어간 마당이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싸움이 박 터질 것이라는 것이다. 전북을 제외하고 저마다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노린다는 것이다.
울산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위치가 애매하다. 13승 8무 12패(승점 47점)로 6위에 올라있다. 정상에는 오르지 못한다. 전북과는 무려 승점 21점차다. 눈을 아래로 낮춘다.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3위 팀까지 주어진다. 서울이 3위 이내 오르고 FA컵 우승을 차지할 경우 4위 팀에게까지 수혜를 입는다.
울산은 4위 서울과 승점 3점차지만 3위 포항 스틸러스와는 8점차다. 울산이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려면 어떻게든 포항은 무조건 제쳐야 한다. 그렇기 위해선 스플릿 라운드 5경기를 거의 다 이겨야 한다.
울산은 올해 5연승이 없다. 3연승이 최다다. 5경기 기준 가장 좋았던 성적표는 1~5라운드까지의 4승 1패다. 그때 같은 퍼포먼스를 펼쳐야 하는데 7개월 전의 오래된 이야기다. 정규 라운드 막판 2연승을 했으나 논란이 따랐다.
더욱이 울산은 상위 스플릿 5개 팀과 시즌 전적에서 3승 3무 9패로 승률이 매우 좋지 않았다. 서울전(2승 1패)을 제외하고 모두 열세다.
이쯤 되면 자칫 동네북 신세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따를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 스플릿 제도가 도입된 2012년 이래, 상위 스플릿에선 ‘승점 자판기’가 꼭 있었다. 때문에 최종 순위에서 상위 스플릿 하위권 팀이 하위 스플릿 1위 팀보다 승점이 적었다.
2012년은 부산 아이파크와 경남 FC가 샌드백이었다. 스플릿 라운드에서 부산은 1승 4무 9패를, 경남은 2승 4무 8패에 그쳤다. 스플릿 라운드 14경기에서 고작 1승과 2승을 땄을 뿐이었다.
지난해에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그랬다. 인천은 정규 라운드 26경기까지 11승을 올렸지만 상위 스플릿 라운드 12경기에서 단 1승만 했다. 11경기 연속 무승(6무 5패) 끝에 마지막 수원 삼성전을 이겼다. 부산도 이 ‘만만한’ 인천을 만나 이기기 전까지 상위 스플릿 8경기 연속 무승(3무 5패)으로 초라했다.
울산은 2년 전의 부산, 경남, 이천과는 다르다고 외칠 것이다. 그리고 AFC 챔피언스리그 참가를 위해 또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고자 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된다면 공교롭게 ‘킹메이커’가 될 판이다. 전북의 조기 우승을 돕는 꼴이 된다. ‘전북에게 우승트로피를 호락호락 내주지 않겠다’던 조민국 감독의 의지와는 다르게 됐다. 울산은 11월 1일 2위 수원 삼성과 상위 스플릿 라운드 첫 경기를 갖는다.
울산으로선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다. 그래야 3위를 넘볼 수 있다. 패할 경우 사실상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다툼에서 밀려난다. 벼랑 끝 싸움이다.
그런데 울산이 수원을 잡으면 더 크게 웃는 건 울산이 아니라 전북이다. 다음날인 2일 서울과 경기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우승 확정이다(수원과 골 득실차도 21골로 커 서울과 비겨도 사실상 확정이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게 아니라 싱겁게 우승 판이 끝난다.
지난해 부산은 6연승을 달리던 울산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김신욱, 하피냐의 경고까지 유도했다. 이 패배로 울산은 주춤하더니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포항에 0-1로 패해 말도 안 되게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공포의 투톱’ 김신욱과 하피냐는 경고 누적으로 포항전에 뛰지 못했다.
현재 울산이 지난해 11월 27일의 부산과 같은 처지다. 그렇다고 K리그 클래식 흥행을 위해 일부러 수원에게 져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부산에 이어 울산이 ‘킹메이커’가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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