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가 해결…염갈량 계획대로 풀렸다

[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안준철 기자] “1차전 승부가 중요하다. 1차전이 꼬이면 시리즈가 길어진다. 방망이가 해줘야 한다.”
우려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방망이가 풀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염갈량’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의 계획이 탄력을 받게 됐다.
넥센은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201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6회터진 대타 윤석민의 짜릿한 역전 스리런포에 힘입어 6-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넥센은 한국시리즈 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날 넥센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무한신뢰를 보냈던 선발 헨리 소사가 제구 난조로 5회도 버티지 못하고 3실점하며 강판됐다. 경기 전 염 감독은 “6이닝 3실점에 투구수 100~110개 정도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지만, 소사는 4⅓이닝 동안 84개의 공을 던지고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넥센은 소사 대신 마운드에 올라온 신예 조상우의 역투를 바탕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추가 실점 위기에서 조상우가 완벽하게 불을 끄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1-3으로 뒤진 6회 찬스를 잡았다. 109개를 던진 LG 선발 우규민이 그대로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선두타자 강정호의 강습타구에 정강이를 맞고 쓰러졌다. 포수 최경철이 튀어나온 공을 잡아 곧바로 1루에 던져, 아웃판정이 나왔지만 염경엽 감독은 심판합의판정을 요청해서 판정을 번복시켰다. 이어 LG 바뀐 투수 정찬헌을 상대로 김민성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이성열의 적시타로 1점차로 추격했다.
무사 1,2루 찬스가 계속됐고 염경엽 감독은 대타 카드를 쓰기 시작했다. 먼저 서동욱을 내세워 희생번트 작전으로 1사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안타 하나면 역전도 가능한 상황. 타석에 들어설 타자는 박동원이었지만 염 감독은 승부처라고 판단, 대타 윤석민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타 카드는 적중했다. 정찬헌에게 볼 2개를 먼저 얻은 윤석민은 3구째 높게 들어온 직구를 그대로 밀어 우측담장을 버렸다. 역전 스리런 홈런이었다. 순식간에 흐름은 넥센으로 넘어갔다.
마운드는 조상우가 7회까지 던졌고, 8회 마무리 손승락이 올라왔다. 넥센은 8회말 상대 폭투를 유도하는 절묘한 번트작전을 구사하며 1점을 더 보탰다.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점이었다. 선발 소사가 기대만큼의 투구를 펼치지 못했고, 선두타자 서건창이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넥센 벤치는 당황하지 않았다. 준비한대로 차곡차곡 카드를 내밀었다. 염경엽 감독의 치밀함이 느껴지는 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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