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는 매력 터진 ‘최경철 시리즈’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무슨 준플레이오프가 최경철 시리즈야?”
NC 다이노스 캡틴 이호준이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승리로 이끈 뒤 애꿎은 최경철에게 호통을 쳤다. 결승 홈런을 친 3차전의 영웅 입에서 왜 이런 시샘 섞인 하소연이 나왔을까.
준플레이오프의 최고 화제는 단연 LG 포수 최경철이다. 이기든 지든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경철의 이름이 주인공처럼 입에 오르고 있다. 지난 24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승리로 이끈 이호준과 김태군도 나란히 최경철을 입에 담을 수밖에 없었다.
이호준은 최경철과 SK 와이번스 시절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은 절친한 선‧후배 사이. 그래서 누구보다 최경철이 눈물로 젖은 야구인생을 살아온지 잘 안다. 속으로는 기쁘면서도 겉으로는 최경철을 깎아내리기 바쁘다. 이호준 방식의 표현법이다.
이호준은 “2차전부터 최경철의 볼 배합이 잘 맞아 떨어졌다. 오늘 쳤던 공이 다 노렸던 공이다”라며 만족하면서도 최경철을 은근히 자극했다. 이호준은 “경철이 머리가 많이 늘었더라. 예전 같으면 변화구로 예상해 삼진을 당할 뻔한 걸 한 단계 더 생각해서 맞았다”고 기뻐했다.
또 이호준은 최경철의 홈런 세리머니도 걸고 넘어졌다. 이호준은 2-2로 맞선 6회초 결정적인 결승 솔로포를 터뜨렸다. 하지만 홈런이 아닌 줄 알고 전력 질주를 하다가 준비했던 홈런 세리머니를 하지 못했다. 이호준은 “대단한 세리머니는 아니고 한 손을 번쩍 들거나 두 손을 크게 들려고 했다”고 했다.
여기서 이호준을 자극시킨 취재진의 질문 하나. “1차전 최경철의 홈런 세리머니처럼 두 손을 들려고 했나?” 이호준은 발끈했다. “경철이 홈런 세리머니와는 다르다. 경철이는 파울인 줄 알고 두 손을 든 거고, 난 홈런인지 아닌지 바로 알지. 아마 경철이가 처음 홈런 쳤을 때 12초 만에 홈에 들어온 걸로 기억한다. 그때 전력 질주했었다”고 SK 시절 옛 기억을 더듬었다.

NC 포수 김태군도 승리 직감 이유에 ‘최경철’의 이름을 등록했다. 김태군은 “1, 2차전에서 경철이 형이 쳐서 이겼기 때문에 오늘은 내가 치는 순간 좀 좋게 끝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정도면 ‘최경철 시리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 팬들은 최경철이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 엄청난 함성으로 최경철을 맞았다. 이호준이 더그아웃에서 깜짝 놀라 누가 나왔는지 확인할 정도. 이호준은 “경철이가 LG에서 이런 대우를 받는 선수구나”라며 부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럴 만도 했다. 최경철은 1차전 생애 첫 포스트시즌 타석에서 결정적 스리런 홈런을 터뜨린데 이어 2차전 4타수 3안타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번트 안타와 거침없는 질주, 도루 저지 등 최경철은 못하는 것이 없었다. 3차전에서도 팀은 졌지만, 3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한 도루도 추가했다. 2회 2, 3루 찬스서 기습 번트가 실패를 했지만, 톡톡 튀는 플레이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준플레이오프 3경기 타율은 무려 5할4푼5리(11타수 6안타).
LG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단 1승만 남겨두고 NC의 추격을 허용했다. 최경철이 4차전에서 또 어떤 깜짝 활약을 할까. LG도 NC도 다 같이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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