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PO직행 확정이 아닌 ‘확보’를 증명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아직 1위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한 것일까.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최종전서 승리하며 정규시즌 4연패를 노리는 삼성의 발목을 잡았다.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삼성의 경기는 1·2위 팀의 맞대결답게 긴장이 감돌았고 이는 높은 집중력으로 연결됐다. 양 팀 선발은 5회까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다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넥센이 연장 10회말 이택근의 끝내기안타로 4-3으로 승부를 결정지으며 웃었다. 이날 승리로 넥센은 삼성의 매직넘버를 3에 묶은 채 3경기차로 줄였다. 정규시즌 우승 대역전극의 서막도 알린 것이다.
선발투수들의 호투에 힘입어 5회까지 0-0으로 팽팽하던 경기는 6회말 균형이 깨졌다. 넥센은 선두타자 서건창이 좌전 안타를 치고 출루했고, 이택근의 땅볼 타구 때 서건창이 아웃됐지만 1사 1루의 기회는 이어나갔다. 유한준이 여기서 1타점 우중간 2루타를 때려냈다. 1루주자 이택근은 멈추지 않고 홈으로 쇄도해 선취 득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넥센은 7회말 1점을 추가하며 승리를 굳히는 듯했다. 선두타자 김민성이 안타로 출루하자 넥센 벤치는 작전을 개시했다. 대타 서동욱이 번트를 시도하던 중 김민성의 대주자로 나서 1루에 있던 유재신이 상대의 허점을 노리며 도루로 2루 진루에 성공했다. 넥센은 서동욱이 희생번트까지 성공시키며 1사 3루의 추가 득점 찬스를 맞았다. 이어 박헌도의 땅볼 타구 때 3루주자 유재신이 홈을 밟으며 넥센은 2-0으로 점수를 벌렸다.
삼성은 8회초 선두타자 김상수가 안타를 치고 출루하며 만든 1사 1루서 박한이가 바뀐 투수 조상우를 상대로 1타점 2루타를 쳐내며 김상수를 홈으로 불러들여 추격을 개시했다. 그러자 넥센은 8회말 1사 3루서 유한준이 1타점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 서건창을 불러들이는 데 성공, 다시 달아났다.
그러나 삼성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9회초 넥센 마무리 손승락를 상대로 김태완, 진갑용이 안타로 출루한 뒤 2사 2,3루서 나바로가 천금같은 2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넥센에게 미소를 지었다. 넥센은 연장 10회말 서건창이 이날 경기 세 번째 안타를 만들어내며 1사 1루 기회를 만들었다. 서건창은 도루로 2루를 밟은 뒤 포수 이흥련의 패스트볼때 3루까지 진루했고, 이택근의 포수 앞 타구때 홈까지 뛰어들어 짜릿한 끝내기 득점, 이날의 긴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매직넘버를 1까지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삼성이 전날 LG전 패배로 정규시즌 우승을 목동에서 확정지을 순 없었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은 “안방에서 질 수 없다”는 자세로 나왔다. 아직까지는 삼성의 정규시즌 4연패 가능성이 높지만, 넥센도 단순히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은 것에 만족하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줬다. 2위 확정이 아닌 확보라는 것을 강하게 증명한 삼성전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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