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유재학 감독 “AG 금메달은 국가의 기쁨, 감동이다”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서민교 기자]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12년의 한을 풀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끊겼던 금맥을 이었다. 2014년 인천서 아시안게임의 기적을 다시 썼다. 그 뒤에는 ‘명장’ 유재학 감독이 있었다.
한국은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남자 농구 이란과의 결승전에서 79-77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적의 드라마를 쓴 한국은 중동의 강호 이란을 울리며 아시아 최강의 자리에 우뚝 섰다.
일본과의 준결승전을 이긴 뒤 이란과의 결승전을 앞뒀던 유 감독은 “답이 없다”며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이틀 튀 답을 들고 나타났다.
한국은 효과를 보지 못했던 지역방어를 버리고 경기 초반부터 강한 압박수비로 나섰다. 이란은 초반부터 쩔쩔맸다. 결정적인 승부수는 이란의 센터 하메드 하다디를 잡은 것. 에이스 닉 카바라미에게 30점을 내주면서도 하다디는 꽁꽁 묶었다. 하다디는 14점 6리바운드에 그쳤고 실책을 6개나 저질렀다.
경기를 마친 뒤 카바라미는 “우리 팀의 핵심인 하다디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평소의 하다디와 달랐다”며 “한국은 외곽슛이 좋고 백코트가 빨랐다. 수비는 굉장히 강했다. 그래서 고전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마지막 1분은 생각도 하기 싫다”며 기자회견장을 빠져 나갔다.
한국이 기적의 드라마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다. 유재학 감독은 “다른 얘기는 필요 없다. 정말 감격스럽다”며 “기적이라는 표현을 하고 싶다. 확률이 10%밖에 되지 않았지만, 우리 선수들이 근성과 열정으로 뛰어 기적이 일어났다”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 유 감독은 “모비스에서도 우승을 많이 해봤지만, 그건 팀의 문제”라며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국가의 기쁨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훨씬 더 크게 감동으로 와 닿는다”고 덧붙였다.
사실 한국은 지난 8월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5전 전패 이후 최악의 분위기였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에서 7전 전승 우승으로 이끄는 반전의 역사를 만들었다. 유 감독은 “월드컵 전에는 선수들의 의지가 대단했다. 하지만 월드컵 이후 농구에 회의가 들 정도로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굉장히 힘들었다. 고참들이 분위기를 띄우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선수들이 원하는 것이 있었고, 12년의 갈망이 있었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다”고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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