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서민교 기자] 너무 잘해도 탈이다. 풀리지 않는 딜레마다.
한국 야구가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결승은 긴장감이 흘렀으나 5전 전승 우승으로 한국의 잔치였다. 압도적 우위. 한국 야구대표팀은 두둑한 보너스도 챙겼다. 13명의 선수들이 병역특례를 받고 웃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28일 막을 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대만과의 결승서 6-3 역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8회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쓴 극적인 우승. 2010년 광저우대회에 이어 2연속 금메달의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은 예선 3경기를 모두 콜드게임 승으로 장식하며 싱겁게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 중국전 7-2 승리를 거두고도 ‘고전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승 대만전도 6-3 역전 드라마를 일궜으나 평가는 엇갈렸다.
이유는 분명하다. 아시안게임 참가국들의 수준 차이가 극명하게 나뉘기 때문. 야구 강국인 한국, 일본, 대만의 전력은 세계 대회에서도 통한다. 나머지 국가들의 수준은 크게 떨어진다. 태국과 홍콩의 경우 국내 중학교 3학년 야구부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퇴출론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하나 더해진 것이 한국의 대표팀 선발 기준이다. 한국은 최정예 멤버로 대표팀을 구성한다. 대부분이 프로에서 주축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이번에도 대학선수는 홍성무 1명뿐이었다. 물론 예외는 있다. 객관적 성적 기준이 아닌 군미필 선수가 대거 뽑힌다. 여기에 팀 배분 성향도 짙다. 병역 혜택을 받기 위해서다.
이번 대표팀에도 행운의 주인공들이 활짝 웃었다. 투수 차우찬·한현희·유원상·이재학·이태양·홍성무, 야수 김민성·오재원·황재균·김상수·나성범·손아섭·나지완 등 13명이 금메달 획득과 함께 병역특례를 받았다.
문제는 대만과 일본의 아시안게임 참가 선수들과의 차이다. 일본은 2군급 선수들을 포함해 독립리그, 사회인야구 선수들로 구성했다. 자국 리그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아시안게임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또 리그 수준이 떨어지는 대만도 해외파 선수들을 제외한 자국 리그 선수들로 꾸렸다.
게다가 대만은 2017년부터 징병제가 모병제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다음 대회부터 전력이 크게 약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대회 은메달을 딴 대만은 병역 혜택을 받아 10일간 군 복무를 한다. 이대로라면 한국과의 수준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국내 프로야구는 휴식기를 갖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리그가 중단되는 사례는 없다. 각 팀의 주축선수들이 대거 빠지기 때문에 벌어지는 비정상적인 운영이다. 한국에 파견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아시안게임이라고 프로 리그가 중단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당황하기도 했다.
프로 선수들에게 군 면제는 엄청난 혜택이다. 당연히 병역특례 기회를 놓칠 수 없다. 그러나 동네야구에 프로선수들이 판을 치는 격인 한국 야구의 아시안게임 참가는 불편한 시선을 피할 수 없다. 아시안게임이 병역특례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자체도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
결국 아시안게임의 전력 평준화와 한국 야구의 명예, 병역특례의 딜레마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이 딜레마는 최악의 사태인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 퇴출과 맞물려 있다.
[min@maekyung.com]
한국 야구가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결승은 긴장감이 흘렀으나 5전 전승 우승으로 한국의 잔치였다. 압도적 우위. 한국 야구대표팀은 두둑한 보너스도 챙겼다. 13명의 선수들이 병역특례를 받고 웃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28일 막을 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대만과의 결승서 6-3 역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8회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쓴 극적인 우승. 2010년 광저우대회에 이어 2연속 금메달의 쾌거를 이뤄냈다.
한국은 예선 3경기를 모두 콜드게임 승으로 장식하며 싱겁게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 중국전 7-2 승리를 거두고도 ‘고전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승 대만전도 6-3 역전 드라마를 일궜으나 평가는 엇갈렸다.
이유는 분명하다. 아시안게임 참가국들의 수준 차이가 극명하게 나뉘기 때문. 야구 강국인 한국, 일본, 대만의 전력은 세계 대회에서도 통한다. 나머지 국가들의 수준은 크게 떨어진다. 태국과 홍콩의 경우 국내 중학교 3학년 야구부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퇴출론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하나 더해진 것이 한국의 대표팀 선발 기준이다. 한국은 최정예 멤버로 대표팀을 구성한다. 대부분이 프로에서 주축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이번에도 대학선수는 홍성무 1명뿐이었다. 물론 예외는 있다. 객관적 성적 기준이 아닌 군미필 선수가 대거 뽑힌다. 여기에 팀 배분 성향도 짙다. 병역 혜택을 받기 위해서다.
이번 대표팀에도 행운의 주인공들이 활짝 웃었다. 투수 차우찬·한현희·유원상·이재학·이태양·홍성무, 야수 김민성·오재원·황재균·김상수·나성범·손아섭·나지완 등 13명이 금메달 획득과 함께 병역특례를 받았다.
문제는 대만과 일본의 아시안게임 참가 선수들과의 차이다. 일본은 2군급 선수들을 포함해 독립리그, 사회인야구 선수들로 구성했다. 자국 리그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아시안게임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또 리그 수준이 떨어지는 대만도 해외파 선수들을 제외한 자국 리그 선수들로 꾸렸다.
게다가 대만은 2017년부터 징병제가 모병제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다음 대회부터 전력이 크게 약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대회 은메달을 딴 대만은 병역 혜택을 받아 10일간 군 복무를 한다. 이대로라면 한국과의 수준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국내 프로야구는 휴식기를 갖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리그가 중단되는 사례는 없다. 각 팀의 주축선수들이 대거 빠지기 때문에 벌어지는 비정상적인 운영이다. 한국에 파견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아시안게임이라고 프로 리그가 중단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당황하기도 했다.
프로 선수들에게 군 면제는 엄청난 혜택이다. 당연히 병역특례 기회를 놓칠 수 없다. 그러나 동네야구에 프로선수들이 판을 치는 격인 한국 야구의 아시안게임 참가는 불편한 시선을 피할 수 없다. 아시안게임이 병역특례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자체도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
결국 아시안게임의 전력 평준화와 한국 야구의 명예, 병역특례의 딜레마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이 딜레마는 최악의 사태인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 퇴출과 맞물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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