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진짜 ‘흥행파워’를 알고 싶다면? 홈관중보다 원정관중 기록이 더 많은 힌트를 준다.
400만 관중을 돌파한 2014한국프로야구. 전반기 각 구장 인기 매치업의 단골 상대팀은 누구였을까.
투톱은 예상대로다. ‘전국구’ 인기구단 KIA(41경기 14,414명)와 롯데(44경기 14,408명)가 원정경기 평균관중 1,2위를 기록했다. 뒤를 이은 ‘흥행도우미’들은 넥센(38경기 12,837명)과 삼성(38경기 12,558명). 팀 순위표 꼭대기의 그들이 오면 매표구에 줄을 서는 이유. 야구는 역시 강팀과 붙어야 응원할 맛이 난다.
◆ KIA의 멀티 서울, 잠실-목동 원정관중 1위
본진 광주 못지않게 환영 받는 곳, 서울을 멀티로 삼고 있는 KIA는 잠실과 목동에서 원정경기 평균관중 1위를 휩쓸었다.
잠실에는 주말에만 초대됐던 VIP팀인 KIA는 잠실벌 12경기 평균관중 22,634명. 2만명 이하가 지켜본 경기는 2게임뿐이다. 잠실 LG-KIA전은 전반기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매치업. 6경기 평균 91%의 ‘콩나물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3경기 이상 치러진 매치업 중 최다 평균관중(23,553명)을 기록했다.
롯데의 잠실 흥행성적은 평균 21,364명(9경기)으로 KIA에 한발 뒤졌지만, 주중 3연전이 한차례 낀 성적표라 큰소리를 칠만하다. 평일 주중 2만명 이상을 모은 유일한 잠실 원정팀(5월15일 LG전)이다.
잠실벌의 또 다른 흥행 강자는 삼성으로 11경기 평균 19,223명, 모조리 주중만 잡혔던 LG전 6경기서도 평균 17,820명을 채워 사실상 홈팀 둘이 나서는 LG-두산 카드의 주중 평균(15,852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 득점력 1위 넥센, 원정지에서 더 먹히는 카드
미니구장 목동을 홈 그라운드로 쓰는데다, 두산-LG의 ‘선점효과’에 눌려 서울팬 사랑에 굶주리고 있는 홈관중 8위팀 넥센은 집 밖에서 더 많은 야구팬을 만났다.
박병호-강정호의 파워포를 앞세운 득점력 1위팀으로 어느 정도 타격전의 재미를 보장해주는데다, 주말-연휴 대목 때마다 사직, 문학, 챔피언스필드 등 큰 구장에서 원정을 뛴 일정 덕도 톡톡히 봤다. 넥센은 원정경기 매진이 8차례로 KIA에 이어 2위인데, 여기에는 문학구장 시즌 개막전과 챔피언스필드의 어린이날 주말 3연전이 끼어있다.
남의 집에선 2만 관중을 예사로 구경한 팀이지만, 집에선 자주 적적하다. 넥센의 홈 목동은 평균관중 1위 매치업(넥센-KIA)이 점유율 75%, 평균 10,000명을 넘기지 못한 유일한 구장이었다.
◆ 서울은 매치업, 부산-광주는 일정이 중요
서울은 일정보다 매치업이 흥행을 좌우한다. 롯데, 삼성이 올라온 주중 잠실경기들이 SK, 한화, NC가 나선 주말경기들보다 더 북적댔다. 목동도 비슷해서 주말 SK, NC전보다 주중 KIA, 롯데전이 더 흥했다.
반면 사직과 광주는 매치업보다 일정. 광주의 원정경기 흥행 톱3팀은 모두 주말경기서 구름관중을 끌어모았다. 특히 넥센을 광주 3위로 밀어올린 힘은 어린이날 주말의 3연속 매진(22,000명). 넥센은 한달 뒤의 주중 3연전에서는 스탠드의 3분의2가 텅 비어버린 평균관중 7,129명의 챔피언스필드에 당황해야 했다. 사직에선 주중에만 5경기를 뛴 LG가 원정 흥행 최하위에 처졌다.
매치업이 힘을 발휘하는 도시에선 원정팀의 팬 동원력이 상대적으로 흥행성적에 많이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일정이 흥행을 좌우하는 도시의 관중기록은 주로 홈팬들의 증감이 숫자를 움직인다.
◆ 홈관중 ‘3강’ 두산 LG SK, 원정관중 ‘3약’
홈관중 1, 2, 3위 두산, LG, SK는 원정관중 기록에선 나란히 7, 8, 9위로 꼴찌싸움 중이다. 홈관중 카운트에서는 유리한 큰 홈구장이 원정관중 기록에선 빠지기 때문에 불리한 편. 그러나 사직의 롯데가 홈관중 순위(4위)보다 오히려 높은 원정관중 순위(2위)를 뽐내고 있음과 비교하면, 두산 LG SK는 저마다 인기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전반기 경기력을 자책할 것 같다.
원정관중 순위로 드러나는 허약한 ‘흥행파워’를 아프게 깨닫고 있는 팀은 SK다. 최대규모 문학구장을 앞세워 홈관중 3위의 체면을 차렸지만, 내용면에서는 전반기 흥행에서 가장 쓴맛을 봤다. 원정경기서 단 한번도 만원 스탠드를 보지 못한 유일한 팀인 SK는 홈 매진 역시 한차례 뿐으로 최하위.
흥행참패 카드에도 고루 끼었다. 전반기 평균점유율 꼴찌 매치업은 문학 SK-NC전으로 평균 20%(5,579명)였고, 최소 평균관중 매치업은 목동 넥센-SK전으로 6경기 평균 3,477명이었다.
평균점유율 1위 매치업이 80%를 못 넘긴 구장은 사직과 목동, 마산의 세 곳이다. 여기에 섞이기엔 롯데가 살짝 억울한데, 원정경기 흥행강자 삼성, KIA와의 전반기 홈경기를 울산구장에서 6게임이나 치렀기 때문. 사직구장의 절반 사이즈이긴 하지만, 삼성, KIA와의 울산 매치업은 모조리 매진시켜 점유율 100%다.
◆ KIA 원정 9경기 포함 16경기 매진
매진 관중을 가장 많이 만난 팀은 KIA로 원정 9경기를 포함해 16경기에서 만원 관중의 우렁찬 함성을 들었다. 삼성과 롯데는 나란히 14게임씩 스탠드를 꽉꽉 채운 채 뛰었다. 삼성은 원정과 홈에서 각각 7경기씩, 롯데는 원정 6경기, 홈 8경기 매진.
‘농약 같은 팀’ 덕분인지, ‘보살 같은 팬’ 덕분인지, 전반기 내내 최하위를 헤맨 한화지만, 팬 사랑만큼은 꼴찌가 아니다. 5차례의 홈 매진 횟수는 공동 3위에 해당한다.
[chicleo@maekyung.com]
400만 관중을 돌파한 2014한국프로야구. 전반기 각 구장 인기 매치업의 단골 상대팀은 누구였을까.
투톱은 예상대로다. ‘전국구’ 인기구단 KIA(41경기 14,414명)와 롯데(44경기 14,408명)가 원정경기 평균관중 1,2위를 기록했다. 뒤를 이은 ‘흥행도우미’들은 넥센(38경기 12,837명)과 삼성(38경기 12,558명). 팀 순위표 꼭대기의 그들이 오면 매표구에 줄을 서는 이유. 야구는 역시 강팀과 붙어야 응원할 맛이 난다.
◆ KIA의 멀티 서울, 잠실-목동 원정관중 1위
본진 광주 못지않게 환영 받는 곳, 서울을 멀티로 삼고 있는 KIA는 잠실과 목동에서 원정경기 평균관중 1위를 휩쓸었다.
잠실에는 주말에만 초대됐던 VIP팀인 KIA는 잠실벌 12경기 평균관중 22,634명. 2만명 이하가 지켜본 경기는 2게임뿐이다. 잠실 LG-KIA전은 전반기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매치업. 6경기 평균 91%의 ‘콩나물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3경기 이상 치러진 매치업 중 최다 평균관중(23,553명)을 기록했다.
롯데의 잠실 흥행성적은 평균 21,364명(9경기)으로 KIA에 한발 뒤졌지만, 주중 3연전이 한차례 낀 성적표라 큰소리를 칠만하다. 평일 주중 2만명 이상을 모은 유일한 잠실 원정팀(5월15일 LG전)이다.
잠실벌의 또 다른 흥행 강자는 삼성으로 11경기 평균 19,223명, 모조리 주중만 잡혔던 LG전 6경기서도 평균 17,820명을 채워 사실상 홈팀 둘이 나서는 LG-두산 카드의 주중 평균(15,852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 득점력 1위 넥센, 원정지에서 더 먹히는 카드
미니구장 목동을 홈 그라운드로 쓰는데다, 두산-LG의 ‘선점효과’에 눌려 서울팬 사랑에 굶주리고 있는 홈관중 8위팀 넥센은 집 밖에서 더 많은 야구팬을 만났다.
박병호-강정호의 파워포를 앞세운 득점력 1위팀으로 어느 정도 타격전의 재미를 보장해주는데다, 주말-연휴 대목 때마다 사직, 문학, 챔피언스필드 등 큰 구장에서 원정을 뛴 일정 덕도 톡톡히 봤다. 넥센은 원정경기 매진이 8차례로 KIA에 이어 2위인데, 여기에는 문학구장 시즌 개막전과 챔피언스필드의 어린이날 주말 3연전이 끼어있다.
남의 집에선 2만 관중을 예사로 구경한 팀이지만, 집에선 자주 적적하다. 넥센의 홈 목동은 평균관중 1위 매치업(넥센-KIA)이 점유율 75%, 평균 10,000명을 넘기지 못한 유일한 구장이었다.
◆ 서울은 매치업, 부산-광주는 일정이 중요
서울은 일정보다 매치업이 흥행을 좌우한다. 롯데, 삼성이 올라온 주중 잠실경기들이 SK, 한화, NC가 나선 주말경기들보다 더 북적댔다. 목동도 비슷해서 주말 SK, NC전보다 주중 KIA, 롯데전이 더 흥했다.
반면 사직과 광주는 매치업보다 일정. 광주의 원정경기 흥행 톱3팀은 모두 주말경기서 구름관중을 끌어모았다. 특히 넥센을 광주 3위로 밀어올린 힘은 어린이날 주말의 3연속 매진(22,000명). 넥센은 한달 뒤의 주중 3연전에서는 스탠드의 3분의2가 텅 비어버린 평균관중 7,129명의 챔피언스필드에 당황해야 했다. 사직에선 주중에만 5경기를 뛴 LG가 원정 흥행 최하위에 처졌다.
매치업이 힘을 발휘하는 도시에선 원정팀의 팬 동원력이 상대적으로 흥행성적에 많이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일정이 흥행을 좌우하는 도시의 관중기록은 주로 홈팬들의 증감이 숫자를 움직인다.
◆ 홈관중 ‘3강’ 두산 LG SK, 원정관중 ‘3약’
홈관중 1, 2, 3위 두산, LG, SK는 원정관중 기록에선 나란히 7, 8, 9위로 꼴찌싸움 중이다. 홈관중 카운트에서는 유리한 큰 홈구장이 원정관중 기록에선 빠지기 때문에 불리한 편. 그러나 사직의 롯데가 홈관중 순위(4위)보다 오히려 높은 원정관중 순위(2위)를 뽐내고 있음과 비교하면, 두산 LG SK는 저마다 인기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전반기 경기력을 자책할 것 같다.
원정관중 순위로 드러나는 허약한 ‘흥행파워’를 아프게 깨닫고 있는 팀은 SK다. 최대규모 문학구장을 앞세워 홈관중 3위의 체면을 차렸지만, 내용면에서는 전반기 흥행에서 가장 쓴맛을 봤다. 원정경기서 단 한번도 만원 스탠드를 보지 못한 유일한 팀인 SK는 홈 매진 역시 한차례 뿐으로 최하위.
흥행참패 카드에도 고루 끼었다. 전반기 평균점유율 꼴찌 매치업은 문학 SK-NC전으로 평균 20%(5,579명)였고, 최소 평균관중 매치업은 목동 넥센-SK전으로 6경기 평균 3,477명이었다.
평균점유율 1위 매치업이 80%를 못 넘긴 구장은 사직과 목동, 마산의 세 곳이다. 여기에 섞이기엔 롯데가 살짝 억울한데, 원정경기 흥행강자 삼성, KIA와의 전반기 홈경기를 울산구장에서 6게임이나 치렀기 때문. 사직구장의 절반 사이즈이긴 하지만, 삼성, KIA와의 울산 매치업은 모조리 매진시켜 점유율 100%다.
◆ KIA 원정 9경기 포함 16경기 매진
매진 관중을 가장 많이 만난 팀은 KIA로 원정 9경기를 포함해 16경기에서 만원 관중의 우렁찬 함성을 들었다. 삼성과 롯데는 나란히 14게임씩 스탠드를 꽉꽉 채운 채 뛰었다. 삼성은 원정과 홈에서 각각 7경기씩, 롯데는 원정 6경기, 홈 8경기 매진.
‘농약 같은 팀’ 덕분인지, ‘보살 같은 팬’ 덕분인지, 전반기 내내 최하위를 헤맨 한화지만, 팬 사랑만큼은 꼴찌가 아니다. 5차례의 홈 매진 횟수는 공동 3위에 해당한다.
[chicle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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