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벨기에] ‘감독’ 홍명보, 처음으로 ‘쓴맛’ 봤다

[매경닷컴 MK스포츠(브라질 상파울루) 이상철 기자] 홍명보 감독에게 여섯 번째 월드컵이었다. 선수로서 네 차례 무대를 밟았고, 코치로서 한 차례 나섰다. 감독이 돼 첫 참가한 월드컵이었는데 쓰라린 실패를 경험했다. 성공가도를 달렸던 그의 지도자 인생에 첫 오점을 남긴 셈이다.
기적은 없었다. 한국은 27일 오전(한국시간) 벨기에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완패였다. 투혼을 발휘했으나 ‘원조 붉은악마’의 힘은 막강했다. 1무 2패로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에 도전하겠다고 호기롭게 외쳤건만 1승도 챙기지 못했다. 1998 프랑스월드컵(1무 2패) 이후 16년 만에 가장 부진한 성적표였다. 결과를 떠나 내용도 실망스러웠다. 한국은 매 경기 힘에 부쳤다. 일본, 이란, 호주 등 다른 아시아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한계를 드러냈다. 개인 기량이나 팀 조직력, 전략 부재 등 모든 면에서 뒤처졌다.
결과에 대한 최종 책임은 감독이 진다. 홍명보 감독을 향한 비판은 대회 기간 내내 지속됐다. ‘의리축구’라는 비난을 받았으며 월드컵 본선 3경기에서 보여준 지도력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나란히 조별리그 탈락을 한 러시아와 맞대결에서나 호평을 받았지만 이마저도 앞선 두 번의 평가전에서 지독히 부진했던 경기력과 비교가 됐던 탓도 컸다.
홍명보 감독은 코치를 뗀 2009년부터 지도자로서 성공가도를 달렸다. ‘홍명보의 아이들’과 함께 U-20 월드컵 8강(2009년), 아시안게임 동메달(2010년), 올림픽 동메달(2012년) 등 수많은 대회에서 큰 성과를 남겼다. 하지만 연령별 대회가 아닌 첫 성인 대회에서 쓰디 쓴 실패를 맛봤다. 올림픽과 월드컵은 ‘레벨’이 전혀 달랐다. 후회 없는 월드컵이 되길 희망했지만 후회만 가득한 월드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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