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이 16강 진출의 마지막 희망을 걸고 27일 벨기에와 결전을 치른다. 무조건 많은 골을 넣고 알제리와 러시아전을 봐야 하는 한국팀은 절박함 그 자체다.
반대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벨기에는 다소 여유가 있다. 그렇다고 벨기에가 대충 할것이라는 기대는 금물이다.
벨기에는 조 1위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한국에 패하고 알제리가 많은 점수차로 이기기라도 하면 2위가 된다. 그렇게 되면 독일가 8강전을 치른다. '전차군단' 독일이 어려운 상대인 것은 사실. 벨기에가 한국전에서 대충할 수 없는 이유다.
마르크 빌모츠(45) 벨기에 축구 대표팀 감독이 한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빌모츠 감독은 한국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을 하루 앞둔 26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지 상파울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많은 득점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벨기에의 토마스 페르말런(아스널)과 뱅상 콩파니(맨체스터 시티)는 한국전에서 결장한다. 빌모츠 감독은 이에 대해 "심각한 부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당초 벨기에는 한국전에서 주전을 제외한 후보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됐다. 일찌감치 2승(승점 6)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빌모츠 감독은 "우리에게는 23명의 선수가 있다. 내일의 베스트 11이 있을 것"이라며 "벨기에에 B팀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최다득점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같은 날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앙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의 전체 밸런스를 볼 때 박주영의 경기력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며 "공격적인 부분을 따지면 우리(전체 선수들)가 찬스를 못 만든 것이 사실"며 박주영에 대한 신뢰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홍 감독은 "두 번째 경기(알제리전)를 볼 때 찬스를 만들지 못한 것보다 더 큰 점은 수비가 실점을 너무 쉽게 허용한 것"이라며 "전체적으로는 박 주영이 그 가운데서 균형을 잡는 데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국내 최고로 평가되는 박주영의 골 결정력이 기회가 뒷받침되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해석된다.
박주영은 러시아, 벨기에와의 H조 1, 2차전에서 슈팅이 한 차례에 그쳐 스트라이커로서 초라한 면모를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전방 압박에서는 양호한 플레이를 펼쳐 '수비형 스트라이커'라는 냉소적인 말까지 듣고 있는 상황이다.
박주영이 고비에서 터뜨리는 한방은 그간 한국 축구에 기여한 바가 적지 않았다. 그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나이지리아 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골을 터뜨려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결정전에서도 박주영은 일본을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려 한국에 사상 첫 메달을 선사했다.
홍 감독은 벨기에전에 선발로 출격할 공격수들과 관련해서는 철저히 언급을 피했다.
그는 '선발진에 변화를 주느냐'는 질문에 "오늘 (마 지막) 훈련이 끝났으니 지금부터 생각해보겠다"며 말을 아겼다.
하지만 선수 구성이나 전술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여론과 관련해서는 다소 민감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반응을 보였다. 홍 감독은 "우리가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며 "감독이 어떤 날은 좋은 감독이다가 어떤 날은 '조기축구 감독'만도 못한 사람이 된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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