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야청청’ 오승환 “이기지 않으면 의미 없어”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역시 오승환(32·한신)이었다. 이닝제한 봉인이 풀리자 진정한 끝판대장의 진가가 드러났다.
오승환은 13일 일본 돗토리현 요나고구장에서 열린 2014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원정경기에서 1-1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만루 위기에서 좌완 가토 고스케(36)를 구원등판해 11회말까지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최근 10경기 연속 노히트 행진은 끝났지만 무실점 행진을 12경기로 이어갔고, 평균자책점은 1.65로 떨어뜨렸다.
두 번의 끝내기 위기가 있었지만 오승환은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다. 오승환은 1-1 동점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만루에서 히로시마 4번타자 브래드 엘드레드와 대결했다. 직구 위주의 승부를 펼친 오승환은 5구째 바깥쪽 높은 149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끝판왕의 위용을 과시했다.
하지만 11회말 위기를 자초했다. 첫 타자 히로세 준을 147km 직구로 2구만에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대타 다나카 고스케와 10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137km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3루타를 맞았다. 10경기 연속 노히트 행진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물론 최악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오승환이기 때문이었다. 기무라 쇼고를 고의 4구로 내보낸 오승환은 환상적인 수비로 위기를 벗어났다. 타석에 들어선 이시하라 요시유키의 기습적인 스퀴즈 번트를 댔지만 빠른 대시 후 글러브로 재빨리 공을 토스하며 3루 주자 다나카를 홈에서 태그 아웃시킨 것. 한숨 돌린 오승환은 계속된 2사 1, 2루에서도 오승환은 나카히가시 나오키를 바깥쪽 높은 149km 직구로 정면승부해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총 투구수 30개를 기록한 오승환은 12회 후타가미 가즈히토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그러나 역시 오승환이 내려간 뒤가 문제였다. 한신은 후타가미가 선두타자 소요기 에이신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경기 후 오승환은 11회말 홈 송구 수비에 대해 “(글러브로 토스하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처음으로 1이닝 이상 투구를 한 것에 대해선 “이닝 소화는 이전부터 준비해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승환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팀이 패했기 때문이다. 오승환은“팀이 이기지 않으면 소용없다”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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