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사카) 안준철 기자] “2점차라 더 조심스러웠고, 더 집중했다.”
역시 ‘고시엔 끝판왕’이었다. 일본 한신 타이거즈의 오승환(32)이 완벽한 투구로 시즌 3세이브를 챙겼다.
오승환은 18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정규시즌 4차전에서 팀이 4-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퍼팩트로 상대 타선을 막고 팀 승리를 지키며 평균자책점을 3.38로 낮췄다.
8일 만에 거둔 세이브였다. 지난 10일 고시엔 요코하마전에서 3안타를 맞고 2실점하며 불안하게 세이브를 추가한 것과는 180도 달랐다. 특히 첫 상대인 ‘아시아 홈런왕’ 블라디미르 발렌틴과의 대결은 압권이었다. 발렌틴은 지난해 60개 홈런을 쏘아 올려 이승엽이 2003년 기록한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기록(56개)을 갈아치우며 아시아 홈런왕에 등극한 인물. 올 시즌도 9개의 대포를 터트리며 센트럴리그 홈런 부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오승환은 발렌틴에게 초구 슬러브를 던져 허점을 파고들기도 했지만 이후 자신의 전매특허인 돌직구를 뿌리기 시작했고, 발렌틴은 연거푸 헛방망이질을 했다. 결국 발렌틴은 오승환이 던진 높은 직구를 걷어냈지만 평범한 1루수 플라이로 물러나야 했다.
다음 타자인 다카이 유헤이와는 7구 승부까지 갔다. 돌직구를 뿌렸지만 다카이가 커트했다. 다카이가 밀어 친 타구가 우측 폴대 밖을 살짝 빗겨 나가는 파울홈런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승환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는 침착하게 슬라이더를 던졌고, 직구 타이밍이었던 다카이는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공을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이 경기 첫 삼진을 잡는 순간이었다.마지막 타자 하타케야마 가즈히로와의 승부는 싱거웠다. 이날 홈런을 친 하타케야마를 상대로 오승환은 초구만 변화구(슬라이더)를 던졌을 뿐 150km를 상회하는 직구를 던져 하타케야마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4구째 스트라이크존으로 힘차게 빨려 들어간 직구에도 하타케야마의 방망이는 헛돌 수밖에 없었다. 오승환이 삼진으로 경기를 마무리 하는 장면이었다.
일본 진출 후 가장 압도적인 투구라 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오승환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2점차다 보니 전력투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발렌틴을 의식하건 아니지만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은 큰 것을 갖고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물론 짧은 안타를 여러 번 맞는 것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오승환의 투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바로 경기 흐름이었다. 오승환은 “8회 득점찬스에서 점수를 못 내, 흐름 상 9회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았다”고 말했다. 한신은 1회 3점, 2회 1점을 내며 4-0으로 앞서나갔지만 5회와 7회 야쿠르트에게 1점씩 내주며 2-4로 쫓기는 상황이 됐다. 물론 한신도 도망갈 기회는 있었다. 한신은 8회말 선두타자 후지이 아키히토의 안타와 대타 이마나리 료타의 2루타로 1사 2,3루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우에모토 히로키의 3루땅볼로 3루주자가 홈에서 아웃됐고, 이어진 2사 1,3루에서 야마토가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오승환의 말처럼 흐름이 다시 야쿠르트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오승환은 “내 역할은 그런 분위기를 끊어주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투구를 하려 했다”고 밝혔다. 마무리투수로서 경기 전체를 읽는 시야가 1이닝 2탈삼진의 퍼팩트피칭을 만든 셈이었다. 오승환이 괜히 ‘끝판왕’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역시 ‘고시엔 끝판왕’이었다. 일본 한신 타이거즈의 오승환(32)이 완벽한 투구로 시즌 3세이브를 챙겼다.
오승환은 18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정규시즌 4차전에서 팀이 4-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퍼팩트로 상대 타선을 막고 팀 승리를 지키며 평균자책점을 3.38로 낮췄다.
8일 만에 거둔 세이브였다. 지난 10일 고시엔 요코하마전에서 3안타를 맞고 2실점하며 불안하게 세이브를 추가한 것과는 180도 달랐다. 특히 첫 상대인 ‘아시아 홈런왕’ 블라디미르 발렌틴과의 대결은 압권이었다. 발렌틴은 지난해 60개 홈런을 쏘아 올려 이승엽이 2003년 기록한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기록(56개)을 갈아치우며 아시아 홈런왕에 등극한 인물. 올 시즌도 9개의 대포를 터트리며 센트럴리그 홈런 부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오승환은 발렌틴에게 초구 슬러브를 던져 허점을 파고들기도 했지만 이후 자신의 전매특허인 돌직구를 뿌리기 시작했고, 발렌틴은 연거푸 헛방망이질을 했다. 결국 발렌틴은 오승환이 던진 높은 직구를 걷어냈지만 평범한 1루수 플라이로 물러나야 했다.
다음 타자인 다카이 유헤이와는 7구 승부까지 갔다. 돌직구를 뿌렸지만 다카이가 커트했다. 다카이가 밀어 친 타구가 우측 폴대 밖을 살짝 빗겨 나가는 파울홈런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승환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는 침착하게 슬라이더를 던졌고, 직구 타이밍이었던 다카이는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공을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이 경기 첫 삼진을 잡는 순간이었다.마지막 타자 하타케야마 가즈히로와의 승부는 싱거웠다. 이날 홈런을 친 하타케야마를 상대로 오승환은 초구만 변화구(슬라이더)를 던졌을 뿐 150km를 상회하는 직구를 던져 하타케야마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4구째 스트라이크존으로 힘차게 빨려 들어간 직구에도 하타케야마의 방망이는 헛돌 수밖에 없었다. 오승환이 삼진으로 경기를 마무리 하는 장면이었다.
일본 진출 후 가장 압도적인 투구라 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오승환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2점차다 보니 전력투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발렌틴을 의식하건 아니지만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은 큰 것을 갖고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물론 짧은 안타를 여러 번 맞는 것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오승환의 투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바로 경기 흐름이었다. 오승환은 “8회 득점찬스에서 점수를 못 내, 흐름 상 9회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았다”고 말했다. 한신은 1회 3점, 2회 1점을 내며 4-0으로 앞서나갔지만 5회와 7회 야쿠르트에게 1점씩 내주며 2-4로 쫓기는 상황이 됐다. 물론 한신도 도망갈 기회는 있었다. 한신은 8회말 선두타자 후지이 아키히토의 안타와 대타 이마나리 료타의 2루타로 1사 2,3루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우에모토 히로키의 3루땅볼로 3루주자가 홈에서 아웃됐고, 이어진 2사 1,3루에서 야마토가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오승환의 말처럼 흐름이 다시 야쿠르트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오승환은 “내 역할은 그런 분위기를 끊어주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투구를 하려 했다”고 밝혔다. 마무리투수로서 경기 전체를 읽는 시야가 1이닝 2탈삼진의 퍼팩트피칭을 만든 셈이었다. 오승환이 괜히 ‘끝판왕’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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